라 아바나에서는 진짜 쿠바를 만날 수도 있고 못 만날 수도 있다. 이 말은 수도인 라 아바나만 봐서는 쿠바를 
제대로 느낄 수 없다는 말이다. 분명 라 아바나에는 숱하게 들어왔던 쿠바의 다양한 볼거리, 들을거리, 먹거리 
등이 있지만 그것이 쿠바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한번 맛을 본 후 그 기막힌 맛에 몇 번
이나 찾아갔던 헤밍웨이가 자신의 다이끼리Daiquiri를 남겨 놓았다는...

2016년 9월 초 쿠바를 상징하는 호세 마르띠, 어네스트 헤밍웨이, 체 게바라의 흔적을 인상깊게 경험하고 돌아
왔는데 3개월 후 쿠바를 50년간 통치해 온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의장이 숨을 거두었다. 미국과의 국교 
단절 그리고 반세기 만에 다시 국교 정상화를 통한 냉전시대의 종말, 쿠바는 그야말로 숨가쁜 격동의 시기를 
거쳐가고 있는 중이다. 굳게 닫혀있던 모든 문을 열고 세상을 맞이하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다. 하늘에 드리운 회색 구름이 비를 숨겨두고 있었던 게 확실했다. 늦은 저녁, 호텔 체크
인과 동시에 비가 쏟아졌다. 다음날 오전부터 진행될 이틀간의 델피Delphi와 메테오라Meteora 투어에 차질
이 생기진 않을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새벽 내내 비가 내렸다. 그리고 아침, 놀랍게도 전날 비가 온 게 맞나 의
심 갈 정도로 화창한 하늘이 반기고 있었다....

아테네에서의 경험들은 모두 신기했다. 고개를 들면 고대 그리스의 흔적인 아크로폴리스Acropo lis가 눈에 들
어오고 버스는 별 대수롭지않은풍경이라는듯제우스신전Templeof Olympian Zeus 옆을 빠른 속도로 지나간
다. 누군가는 섬 여행을 위해 잠시 머물다 가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머릿속에만 있던 신비로운 순간이 눈앞에 
생생하게 재현되는 도시. 그리고 이곳에 유럽 도시의 평범한 일상이 있다...

비행기를 타고 열두 시간을 날아 그리스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아테네 도심에서 오늘의 그리
스를 만났고, 델피와 메테오라에 올라 역사의 장면 속을 걸었으며, 산토리니의 동화 같은 풍경에 대책 없이 빠
졌다. 어디론가 떠나고픈 당신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새 출발을 앞둔 그대들을 위해 그리스에서의 아름다웠던 
시간들을 오롯이 담아왔다...

바하마는 29개의 주요섬에 다양한 형태의 숙소를 운영중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숙박시설은 뉴프로비던스 섬
의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와 케이블 비치 인근 그리고 나소시내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바하마 관광
이 ‘프린스 조지워프’라고 하는 크루즈 선착장에서 시작되어 나소 시내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으로 볼때, 
숙소는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인근에서 찾는 것이 유리하다....

나소가 지겨워질 때 즈음(물론 그럴 일은 별로 없겠지만) 뭔가 새로운 것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뉴프로비던스 이외의 섬을 여행하는 것을 생각해본다. 나 역시 바하마로의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이드북에서 
Exuma섬에서 볼 수 있는 수영하는 돼지(swimming pigs)를 보러 갈까, Garnd Bahama Island에 있는 루카얀 
국립공원에 가서 카약을 해볼까 고민했었다...

대부분의 여행객이 한 두가지의 가이드 투어나 수도가 위치한 뉴프로비던스 섬을 벗어나지 못하고 바하마 여
행을 마무리하지만 몇 곳의 사설 박물관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장소가 입장료가 없다는 점이나 많은 관광지가 
도보로 이동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인근의 섬으로연 결되는 특색 있는 데이투어들을 쉽게 예약할 수 있다는 
점, 그마저도 귀찮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장 아름다운 바다를 보면서 그냥 쉼을 선택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