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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6월호] 대륙분류 : [유럽] 국가분류 : [이탈리아] 도시분류 : [아말피]
기사제목
[ESSAY] 벼랑 끝의 지상낙원 아말피 amalfi
| 길거리에 널려 있는 르네상스의 화려한 문화 유산, 지중해의 뜨거운 햇살과 아름다운 절경, 화려한 패션과 유행, 소박한 서민들의 삶이 공존하는 열정의 나라 이탈리아. 이만한 매력을 두루 갖춘 여행지는 흔치 않다. 같은 이유로 나역시 늘 이탈리아를 마음속에 품어 왔고, 결국 7년 만에 다시 떠나는 유럽여행에서 콕 집어 이탈리아를 선택해 여행하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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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파니아, 지중해안 낭만 |
| 캄파니아의 작은 도시들은 내가 생각했었던 것보다 더 멋지고 황홀했다. 이런 곳이 지상낙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 아름다운 도시들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아말피였다. 우리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말피는 유럽인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휴양지 중의 하나다.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고,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한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50곳' 중 첫 번째로 꼽히기도 했다. |
| 나폴리에서 남쪽으로 7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물리니 계곡의 좁은 골짜기에 자리한 작은마을 아말피. 떠나기 전부터 그곳에 다녀온 사람들에게 '아말피보다 아말피로 가는 길이 더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에 아말피로 떠나는 마음은 설렘과 기대로 잔뜩 부풀어 있었다. 여행책자에도 자세히 나와 있지 않아 인터넷의 여행후기들을 뒤져보니, 아말피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고민 끝에 나는 나폴리에서 소렌토를 거쳐 아말피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 |
| 나폴리에서의 둘째 날 아침, 서둘러 기차역으로 향했다. 행여나 못 찾을까 걱정했지만 무사히 소렌토로 가는 치르쿰베수비아나 사철을 탔다. 사철을 처음 타보는 거라 걱정했는데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40여분 만에 소렌토에 도착했다. 소렌토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의 휴양도시였다. 나폴리에서 느껴지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남부의 분위기와는 또 다른 이색적인 매력이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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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말피로 가는 길, 절벽 위를 달리다 |
| 소렌토역에서 아말피로 가는 시타(SITA) 버스를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리다 말로만 들었던 파란색 시타 버스가 나타나자 어찌나 반갑던지, 얼른 달려가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았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관광객인 듯 했는데 운 좋게도 버스의 맨 앞좌석에 앉게 되어 아말피로 가는 해안의 절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버스는 소렌토 시내를 한바퀴 돌아서 언덕위로 올라가는 듯싶더니 드디어 깎아지른 듯 가파른 절벽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가파른 절벽과 구불구불 꺾어진 좁은 길, 그리고 그 밑에 펼쳐진 깊고 푸른 지중해. 이렇게 아말피 해안을 달리고 있으니 이 세상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는 감탄이 절로 들었다. |
| 조금 더 달리자 깎아지른 절벽 위에 파스텔톤의 집들이 붙어있는 포시타노가 나왔다. 멀리서 봤을때는 동화 속 마을같이 아기자기한 풍경이 아름다웠는데, 가까이 다가가자 절벽 위에 붙어 있는 집들은 금방이라도 푸른바다 속으로 떨어질 듯 아찔해 보였다. 아말피 해안 절벽 위의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는 스릴은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탈 때보다 더 짜릿했다. 얼마 가지 않아 저 멀리 아말피의 하얀 집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로는 1시간이 좀 넘게 걸렸는데,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다보니 불과 10분도 안 돼 도착한 듯 아쉽게만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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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중해의 작은 천국 |
| 오는 길에 아침부터 비가 조금씩 내렸다. 아말피에 도착해서도 비가 그치지 않을까봐 걱정이었는데 아말피에 도착하니 다행이도 비가 그쳤다. 물기를 한껏 머금은 아말피는 촉촉하고 상큼했다. 신선한 바다 내음과 상쾌한 공기가 먼저 느껴졌다. 겨울이라 그런지 관광객들로 붐비지는 않았지만 해안가의 이 작은 마을에서는 이탈리아 남부지방 특유의 활기가 느껴졌다. 지도도 안내도 없이 길이 이어진 대로 발길을 옮기자 작은 광장이 나왔다. |
| 광장에 들어서니 이국적인 매력을 풍기는 황금빛의 화려한 두 오모가 눈에 띄었다. 이 두오모는 11~12세기에 비잔틴 양식의 영향을 받아 지어졌다고 하는데, 한 때 제노바, 피사, 베네치아와 함께 4대 해운 공화국의 하나로 이름을 떨치며 동방무역으로 영광을 누렸던 아말피의 화려한 과거를 보여주는 듯했다. 이탈리아 어디에나 이렇게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지닌 두오모가 있다는 사실은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 |
| 두오모와 함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아기자기한 상점들이었다. 지중해의 따뜻한 햇살을 받은 레몬과 오렌지, 토마토 등 과일과 채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이 지역의 특산품으로 유명한 레몬첼로와 고추를 파는 상점들이 눈길을 끌었다. 광장을 나와 빨래가 걸려있는 좁은 골목길에 들어섰다. 처음 와봤지만 왠지 정겨움이 느껴졌다. 길을 따라 걸으니 다시 푸른 지중해가 펼쳐진 해안이 나왔다. 차가운 겨울바람에 푸른 바다가 더욱 신선하다. |
| 뜨거운 여름의 태양 아래 이곳은 어떨까? 머리 위로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과 공기, 그리고 더위를 피해 푸른 바다에 풍덩 뛰어드는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 그런 상상을 하니 다음번엔 꼭 여름에 다시 아말피를 찾고 싶어졌다. (최수혜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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