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모여앉아 귀를 쫑긋 세우고 한과의 역사에 대한 박물관 교육선생님의 설명에 집중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지루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도 요즘의 어린이들에게 한과란 추석에 없어선 안 될 간식은 아니지만, 박물관에서 처음 접해본 신기한 옛날 음식 정도는 되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박물관 속의 옛날 음식 정도로 취급되도록 놔두기엔 한과는 아무래도 아주 좋은 음식이다. 달곰하고도 고소해서 자꾸자꾸 손이 가는 한과 특유의 맛은 기본이요, 이 한과라는 녀석이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무공해 간식이라는 것은 덤 아닌 덤이다. 사용되는 재료들이 모두 과일이나 곡물들로 성장에 좋은 영양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데다가, 재료 고유의 맛을 해치지 않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조리하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현재 먹는 그 어떤 간식보다 몸에 좋으리라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덧붙여 인공색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다양한 색의 표현이 가능하다는 예술적인 장점까지 있다.

백련초(보라색), 치자(노란색), 흑임자(검은색), 오미자(붉은색) 등 자연 재료 그대로에서 뿜어내는 빛깔로 한과는 한 송이 꽃처럼 화려하게 피어난다. ‘이게 진짜 한과야?’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장미꽃 모양의 정과와 윤기 나는 꼬임 무늬의 매작과를 보면, 생각지 못한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박물관 견학을 마치면, 교육관에서 유과를 만들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유과는 찹쌀 반죽을 기름에 튀겨 꿀을 덧입히고 그 위에 곡물가루를 씌운 한과의 대표적인 종류로, 기름에 튀기는 과정은 약간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체험에서는 그 과정을 뺀 나머지 부분에 참여하게 된다. 얼핏 보고 단순한 작업이 아닌가 했는데, 실제로 튀겨진 찹쌀에 꿀을 덧입히고, 가루를 묻히는 손길들에는 정성이 묻어나고 눈을 반짝이며 굉장히 재밌어들 한다. 내 손으로 만들어 먹는 한과라, 근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물론 박물관 내 한과 가게에서도 다양한 한과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국가에서 인정한 명인이 만든 솜씨라서 그런지 더 고소하고 달콤한 듯했다. 추천한과는 꿀 약과. 한입에 쏙 들어가는 작은 약과에 특유의 느끼함 대신 바삭함이 배가되어 담겨 있다. 한과에 대해 알아보고 배우는 유익한 시간이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하기 쉽지 않다는 것과 박물관만으로는 볼거리가 부족한 편이라는 것이 좀 아쉬운 점이다. 주변에 산정호수를 비롯해 여러 관광 포인트들이 많으므로 한가원을 새롭고 재미있는 포인트로 함께 넣어 짧은 여행 루트를 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how to get there 한가원

승 용 차_자유로(파주방면)-전곡-운천-한과문화박물관

대중교통_운천터미널에서 산정호수행 시내버스 이용 한가원 하차

문의_한가원 www.hangao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