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움 속의 뜨거움 Gangwon

날씨가 너무나 맑았다. 춘천의 끝자락 오월리로 향하는 그 길부터도 너무나 멋진 드라이브 코스였다. 여유로운 숲 속에서 차분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즐거웠고, 드라마 속에서나 봤던
클레이사격을 해볼 수 있다는 말에 가슴이 떨렸다. 묘한 조화였다. 
글, 사진 김상호(춘천/강원 통신원)

사실 사격을 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오는 떨림은 단순한 기대감뿐만 아니라 걱정도 함께였다. 그나마 남자들은 군대에서 몇 번 경험한다지만 그래도 총을 쥐어보는 것이 그리 쉬운 경험도 아닌데다가 무기이기도 하기에, 아무나 쉽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다. 수렵장에 도착해서 클럽하우스에 들어가니 클레이사격을 접수할 수 있었다. 사격을 접수하며 바로 물어본 것이 바로 그 점이었다. 진짜 아무나 사격을 할 수 있을까.
물론, 대답은 그렇단다. 미리 간단한 사격교육을 받으면 초보자도 사격할 수가 있다고 한다. 접수를 하고, 서약서에 사인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산탄총알을 받는다. 총알을 받아 사격장으로 향하니 이미 많은 사람이 클레이 사격을 즐기고 있었다.
약 10여 분간의 교육은 안전교육부터 자세, 규칙 등을 세밀하게 배울 수 있었다. 교육을 마치고 사대에 자리를 잡고 정면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고’라는 외침을 통해 클레이는 날아가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격발한다. 몇 발을 허공에 날리고 난 뒤, 드디어 첫 명중.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명중했다. 산탄총의 특성이기도 하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며 사격을 즐기다 보니 훌쩍 1시간이 지났다. 총 25발의 사격을 마치니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모든 레저 스포츠가 그렇듯 한 번 더 하면 조금 더 잘 맞출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 꾸준히 방문해야 할 목적이 생긴 것이다.
천천히 사격장을 빠져나와 수렵장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렵장 내에는 크고 작은 숙소를 운영하고 있어, 여타 자연휴양림과 같은 저렴한 가격에 숙박도 가능하다. 가족 단위 여행객도 많이 눈에 띄었고, 가족 대항 사격대회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꼭 사격이 아니더라도 수렵장 자체의 환경이 뛰어나 나들이 장소로서 손색이 없었다. 도립기관이다 보니 관리와 운영 면에서도 저렴하면서 깔끔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수렵장에서는 멧돼지나 산토끼 등 야생동물을 사육하여 조수허가가 있는 사람에게 한해 지정된 사냥터 내에서 실제 사냥도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었다.
휴양림으로의 가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강원도립 춘천수렵장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당신의 쉼과 여유를 즐기기에 충분한 자연과 환경이 있고, 또 짜릿한 클레이사격도 즐길 수 있다. 클레이를 맞추든, 잘 맞추지 못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해보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how to get there
대중교통 남춘천역에서 오월리행 92번 시내버스터 이용, 수렵장 입구 하차 후 도보 1.1㎞.
승용차 서울-청평-가평-화천/춘천댐-오월교-지암리/오월리-유토피아리조텔-춘천수렵장
문의 033-243-5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