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mal Classic
깔끔하고 심플한 브런치

미니멀리즘은 현대 예술의 지나치게 세련되고 복잡한 양식에 반발하여 생긴, 단순하고 즉자적 방식의 예술 양식이다. 청담동의 숍인라운지는 이런 미니멀함을 테마로 심플하지만 단조롭지 않은,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환율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널뛰기를 하고, 물가는 가파르게 치솟는다. 코트깃을 여미게 만드는 날씨처럼 체감 경기 역시 차가운 요즈음이지만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즐거운 시간까지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대신 군살을 쏙 뺀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 이 때, 지난 10월 24일에 오픈한 숍인라운지(Shop in Lounge)를 권한다. 청담동에 위치했지만 경제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이곳에서는 식사 뿐 아니라 주류, 전시 등 다양한 즐거움을 만날 수 있어 더욱 반갑다.
숍인라운지는 디그낙(D.Gnak)의 디자이너 강동준과 레스토랑 컨설턴트에서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폭넓은 영역에서 활동해 오던 카나자와진(Kanazawazin)의 디자이너 김신의 합작품이다. 내부에 전시된 시크한 디자인의 다양한 옷과 패브릭은 강동준의, 미니멀하면서도 독특한 수제 가구는 김신의 작품이다. 가게 안에 전시된 두 개의 귀여운 오브제가 이 두 사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니, 궁금한 이들은 직접 확인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곳은 단순한 공간 속 건축적 오브제를 테마로 표현하였으며 지상과 지하를 결합한 아늑한 공간은 최대한 단순하게, 건물과 건물 사이의 골목을 형상화해 어느 대도시 깊숙이 들어온 것 같은 느낌도 준다. 각 공간이 어우러지면서도 커튼 하나만 치면 완벽히 분리된 것 같은 프라이빗 공간도 그 느낌에 큰 몫을 차지한다. 이 프라이빗 룸은 2~6인실과 10~15인실 두 곳이 마련되어 있어 좋은 사람들과의 모임 장소로도 적합하다.
이곳의 식사 역시 인테리어만큼이나 심플한데, 시드 머스터드와 얇게 저며 튀겨낸 감자를 얹은 스테이크&샐러드와 미국식 정통 레시피로 만들어진 브런치 메뉴가 특징이다. 감자와 쇠고기의 육질이 어우러져 바삭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의 스테이크에는 비니거 드레싱을 얹은 트레비소, 오크, 차빌, 치콘, 로켓 등으로 만든 샐러드가 곁들여지는데, 편안하고 담백한 가정적인 맛이다. 또 다른 추천메뉴인 아메리칸 스타일의 브런치는 블루베리를 넣고 구운 후 블루베리 시럽을 끼얹은 핫케이크와 베이컨, 스크램블드에그, 소시지, 해쉬 브라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미국에서 직수입한 콘비프 해쉬와 스크램블 에그를 곁들여 먹으면 그 진한 맛에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음미하게 될 정도. 이외에도 칠리도그나 치즈버거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즐거운 자리에는 역시 술이 빠질 수 없다. 여기서는 각종 맥주와 20여가지 와인 외에도 다양한 주류를 만날 수 있는데, 특히 인기가 높은 것은 숍인라운지 특제 소주 셰이커다. 소주를 베이스로 하여 다양한 허브와 라임주스, 얼음을 섞은 이 칵테일은 평소 소주 특유의 쓴 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며 특히 여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이곳에서는 12월 27일부터 스페인에서 다양한 전시 작업을 하는 미술가 유혜영의 아트웍 전시를 비롯, 다양한 실험예술과 사진전 등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고 편안한 식사에 문화를 향유하는 시간까지. 이런 게 바로 현명한 소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숍인라운지(Shop in Lounge)
영업시간 11:00~04:00
위치 청담사거리 질샌더 매장 옆골목에 들어서서 좌회전하자마자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 1층
문의 02-517-06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