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 to the Sky
인간, 하늘을 꿈꾸다

그림 같이 멋진 하늘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그 시선 끝에 알록달록한 색깔의 낙하산이 하나 둥실 떠오른다.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꿈을 낙하산 하나와 줄에만 의지한 채 날고 있다. 하늘을 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그 호기심과 용기가 충분하다면 이제 하늘을 나는 꿈을 꿔도 좋겠다. 패러 글라이딩이 하늘에서의 유영을 도와줄 테니.  

하루 빨리 따뜻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꽃이 흐드러지게 폈다. 봄나들이라고 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더워졌지만 알록달록 채색된 이 계절의 풍경을 감상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쯤 되면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 끔찍하도록 아름다운 풍경, 하늘을 나는 짜릿함과 함께 혼자만 즐긴다면? 패러글라이딩이라면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꿈과 이 아름다운 풍경을 모두 가질 수 있다.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 포인트  항공 스포츠 전문기관인 날개클럽을 만나기 위해 아침 일찍 집결장소인 경기도 화성의 어섬으로 향했다. 주변 경치도 좋아 패러글라이딩은 물론 멋진 그림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잔뜩 안은 터였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약속 장소에 도착할 무렵, 날개클럽 회장이자 패러글라이딩을 지도하는 윤청 대표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바람이 너무 심해서 어섬에서는 비행을 할 수가 없을 것 같단다. 이 무슨 청천벽력 같은 말씀이신지. 하루 만에 배워서 혼자 비행하겠다는 헛된 욕심을 부렸던 것은 아니다. 숙련된 교관과 함께 비행의 맛만이라도 볼 수 있는 탠덤 체험 비행이라도 할 수 있을 줄 기대했었는데, 이건 캐노피 펼치는 것도 못 볼 상황이라니 난감했다. 바람을 이용해 나는 무동력 스포츠이기에 바람이 불면 오히려 더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것도 착각이었던 모양이다.
결국은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나는 어섬 비행은 포기하고, 지상에서 이착륙 훈련을 할 때 주로 이용한다는 남양주 연습장으로 방향을 바꿨다. 우리나라에서 부는 바람은 대부분 서풍. 서풍, 북서풍, 남서풍 등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활공장도 거의 대부분 서쪽을 향해 있다. 그런데 취재 당일에는 갑자기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어섬에 갔어도 제대로 한번 날아보지도 못했을 거라는 설명이다.

패러 글라이딩 해봤어요? 안 해봤으면 말을 말아~  사각형 낙하산에서 유래하고, 행글라이더의 설계 기술과 조종술을 접합시켜 탄생된 패러글라이더는 항공 스포츠 중 가장 가볍고 간편하게, 그리고 가장 쉽게 하늘을 날 수 있는 수단이다. 가장 늦게 탄생한 비행체지만 기체가 가볍고 조작이 쉬워 패러글라이더가 보급된 이후 행글라이더를 능가하는 붐을 일으키고 있어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가까운 산 주변의 활공장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동호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패러글라이딩을 할 때 관건은 역시나 바람이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도, 너무 불지 않아도 비행하기 쉽지 않다. 불어오는 바람을 잘 이용하면 아무런 동력 없이도 한 시간은 너끈히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다. 정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받아 캐노피를 세우고, 살며시 떠오르면 그때부터는 어깨를 짓누르던 15킬로그램의 장비 무게도, 과연 떠오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도 한 순간에 사라지고 만다. 땅에서 두 발을 떼는 순간, 콩닥거리던 가슴도, 아슬아슬한 스릴도 고요함으로 바뀌고 만다. 그리고는 바람을 느끼고 구름과 같이 떠다니며 자유를 만끽하기만 하면 된다. 그 맛에 무거운 장비를 둘러메고 또 다시 산으로 올라간단다.
남양주 연습장에서 한참을 캐노피 세우는 연습을 하더니 낮은 구릉 위에 모여 본격적인 이착륙 연습에 들어간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살피고 캐노피를 펼친 후 마음의 준비를 한다. 귓가에 스치는 미세한 바람으로 곧 불어 닥칠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가늠하고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바람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이때다 싶으면 캐노피를 세우고 뛰어 내린다. 바람이 적당하지 않아 한없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질 무렵 패러글라이딩을 시작한지 1년 정도 됐다는 황정익씨는 “패러는 낚시와 같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바람은 언젠가 돌아오니 초조해하지 말고 기다렸다가 바람이 몰려오는 순간 그 바람에 몸을 내맡긴다는 설명이다. 가끔은 월척도 있으니 영락없이 낚시와 같다고. 그 때부터는 자연과 바람에 몸과 마음을 내맡긴 채 그 순간을 즐기면 된다. 그 무념무상의 세계를 겪어보고 나니, 자신이 고소공포증이 있었다는 사실도 잊고 모든 것을 놓게 되더란다. 그 짜릿한 맛을 느껴보았으니 다시 하늘을 날지 않고는 못 배긴다고 했다. 심지어는 아들 딸까지 모두 불러 함께 즐길 정도다.
마냥 신기한 눈으로 이것저것 묻는 기자에게 날개클럽 사람들은 말한다. “패러글라이딩 해봤어요? 안 해봤음 말을 하지 말아.” 경험해보지 않고는 어떠한 말을 해도 그 느낌을 알 수 없다는 공통된 반응이었다. 하늘을 나는 재미가 얼마나 좋았던지 패러글라이딩을 어느 정도 즐기는 수준이 되면 다른 항공 스포츠에 도전하는 회원들도 꽤 많단다.
라이트 형제는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꿈을 실현시켜 줬다. 비행기를 타고 거대한 대륙을 넘고 넓은 바다를 건넌다. 패러글라이더는 공중에 붕붕 떠다니며 저 아래 펼쳐진 세상을 바라보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요즘은 따뜻한 날씨를 핑계로 원정 비행을 자주 나선다고 하니 패러글라이더를 메고 하늘로 나들이를 떠나봐야겠다.

Q: 패러글라이딩 어디서 배우나요?
A: 지도 조종자가 2인 이상 있는 교육기관으로 등록하여 비행의 각 단계를 지도할 수 있는 패러글라이딩 공인 스쿨만 국내에 26군데가 있고, 파일럿 급 이상의 자격을 보유한 회원이 결성한 순수 비행 동호인 단체도 20개 정도 있습니다. 한국활공협회(031-321-2078 www.khpga.org)를 보시면 공인 스쿨이나 클럽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1985년 창단해 국내 항공 레포츠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는 날개클럽도 공인 스쿨 중 하나로, 패러글라이딩을 비롯해 행글라이딩, 모터패러글라이딩과 초경량 항공기까지 섭렵하고 있는 항공 스포츠 전문 기관입니다. 10대 후반부터 60대 장년층까지, 즉 남녀노소가 이 클럽에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교육자격  14세 이상 남녀 노소 누구나
강습기간 기초 강습 6주 (주 1회 기준) 토, 일, 평일 교육 가능
교육비 35만 원 / 1일 참가비 2만 원(경기권 이상 활공장으로 이동 시 3만 원)
문의 02-927-0206 www.nalgaeclub.co.kr

Q: 패러글라이딩을 하려면 어떤 장비가 있어야 하나요?
A: 캐노피(Canopy) 패러글라이더의 가장 기본 장비인 날개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낙하산의 주요 지지면을 이루는 삿갓 모양의 부분.
하네스(Harness) 캐노피와 연결되어 비행자가 편안하게 앉아서 조종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 비행자의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완충 장치나 허리 보호용 프로텍터가 기본적으로 내장되어 있습니다.
라이저(Riser) 캐노피와 하네스를 연결하는 줄들을 하나로 묶어 연결해주는 끈으로 2개에서 4개의 라이저로 연결됩니다.
예비 낙하산 비행 중 극심한 난기류나 기체의 기능 마비로 인해 정상적인 비행이 어려울 경우 안전하게 하강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상용 낙하산. 하네스의 외부에 부착되어 위급 상황에서 손잡이를 잡아 던지면 펼쳐집니다.
무전기 비행자와 이착륙장간의 상호 비행정보 교류에 필수 장비입니다. 주로 사용하는 무전기 주파수 범위는 144.000-145.980MHz.
비행계기 비행 중 고도, 속도, 상승-하강율, 기온, 기압, 비행시간, 방위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비행계기가 필요합니다.
헬멧 비행에 있어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 장비이자 필수 장비.
액세서리 장갑, 고글, 비행용 신발, 비행복 등이 있습니다.

Q: 패러글라이딩을 배우기 위해서는 꼭 개인 장비를 장만해야 하나요?
A: 처음 배울 때부터 개인 장비를 구입해야 한다면 대단히 부담이 되는 일이겠죠. 일반적으로는 초보 단계에서는 클럽에 있는 장비를 이용하고, 이후에 개인 장비를 하나씩 구입합니다.

Q: 얼마나 배워야 자유롭게 날 수 있나요?
A: 이착륙 훈련만 잘 하면 높은 고도는 아니더라도 유도 무전을 받아가며 혼자 비행할 수 있습니다. 매주 1회 정도 훈련을 한다고 했을 때 6개월에서 1년이면 주변의 큰 도움이 없이도 비행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