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on the
Clay Shooting 
극서(劇暑)를 잊는 극한의 집중력, 클레이 사격

덥다. 피서는 해야겠는데 사람 많은 것은 싫고 물놀이에도 흥미가 없는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위와 스트레스를 잊고 싶은 상당히 깐깐한 독자에게도 해답은 있다. 표적을 조준하는 내내 덥다는 생각은커녕 그 어떤 잡념도 끼어들지 않는, 클레이 사격이다.

첫 째, 우리가 언제 진짜 총을 잡아보겠나. 둘 째, 총이 있다손 치더라도 어디에서 마음껏 쏴볼 수 있겠나. 셋 째, ‘텅!’하고 터지는 총소리에 놀라지 않고 오히려 희열을 느끼는 순간이 몇 번이나 있겠나. 이상, 사격장이 좋은 대표적인 이유들이다. 장점은 이 밖에도 많지만 이쯤 해두고 본격적으로 슈팅에 들어가 보자. 레저로 즐길 수 있는 사격은 크게 권총 사격과 클레이 사격이 있다. 둘의 매력은 너무도 달라 무엇이 더 좋다 말할 수는 없지만 야외에서 잔디와 함께 슈팅을 할 수 있는 클레이 사격은 레저 스포츠로 그만이다. 특히나 총기 소지가 불법인 한국에서,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여자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접시가 깨질 때의 희열이란 클레이 사격은 엽총으로 날아가는 접시를 맞춰 깨뜨리는 레포츠다. 올림픽에서만 보던 주황색 클레이, 슈터의 콜 사인,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큰 총성은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상당히 낯설고도 매력적인 풍경으로 다가온다. 클레이 사격이 스포츠의 형태를 띤 것은 19세기 중반 무렵으로 알려져 있다. 1856년 헌팅필드가 고안한 것으로, 바구니에 비둘기를 넣어둔 후 그의 조수가 멀리서 끈으로 바구니 뚜껑을 열어 비둘기를 날리면 총으로 쏴 맞혔던 것. 당시 영국 귀족들 사이에서 산새 사냥이 유행이었는데 이를 스포츠 형태로 변모시킨 것이다. 참고로 경기에 사용된 새는 청 비둘기였다고 한다. 날아오르는 힘이 세고 스피드가 빠른 데다 깃털이 무성해 총을 쏘아도 상처를 잘 입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유행이 퍼질수록 비둘기 수가 수요에 비해 부족해졌고 환경을 파괴한다는 비난이 일어 비둘기 대신 유리구슬을 사용하게 되었다. 직경 2.5인치의 무색 유리구슬을 투척기로 쏘아 맞히는 형식으로 바뀌었으나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이내 사라졌다. 이후 개발된 것이 흙을 구워 접시 모양으로 만든 클레이로, 초기 비둘기를 사용했던 데서 이름을 따 피존이라 부르게 되었다.
올림픽에서 클레이 사격은 크게 트랩과 스키트 두 가지 종목으로 나뉘는데, 취미로 배우는 사람들은 피존의 비행 속도를 30~40킬로미터 정도로 늦춘 아메리칸 트랩(선수들은 보통 시속 70~80킬로미터)만 알면 된다. 여기에서 실력이 향상되면 두 개의 피존을 빠른 속도로 맞추는 더블 트랩으로 나아갈 수 있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진실된 기사를 쓸 수 없기에 기자도 직접 총을 잡아 보았다. 요령이나 이론은 크게 없다. 다리를 약간 벌린 상태에서 인사를 하듯 상체를 약간 구부리고 총 끝을 어깨에 완전히 붙인 다음 피존이 뜰 때에 맞춰서 방아쇠를 당기면 된다. ‘아’라고 콜 사인을 보내면 코치가 옆에서 폴라(버튼)를 눌러 피존을 발사시킨다. 점수가 있는 과녁과 달리 맞히면 10점, 못 맞히면 0점인 단순한 게임이다. 때문에 맞혀서 접시가 깨졌을 때의 쾌감과 못 맞혔을 때의 허무함이 매우 절실하게 다가온다. 잠깐 동안 얼마나 집중했던지 총을 놓은 후에는 팔이 덜덜 떨렸고(4킬로그램의 장총이라 무겁기도 했지만), 그제야 생각이라는 것이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초보자에게는 언제나 1:1 코칭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안전사고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주의할 점은 엽총에는 두 개의 실탄이 들어가는데, 두 번 다 쏠 때까지 절대로 총구를 아래로 내려서는 안 된다는 것(남의 발을 쏘게 될 지도 모르므로), 발사 시 총의 반동이 크기 때문에 어깨와 얼굴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 총성이 워낙 크므로 반드시 귀마개를 착용할 것, 다른 슈터가 콜 사인을 하는 데 방해되지 않도록 정숙할 것 등이다. 기자에게 사격의 묘미를 전수해 준 김기태 코치는 “총은 안 무서운데 사람이 무섭죠. 우릴 쏠 까봐. 오시는 분들은 주의를 부탁합니다”라는 우스갯소리로 안전 수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클레이 사격 동호회, 클레이홀릭
클레이 사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호회 수도 급증하고 있다. 그 중 최근 구성된 동호회 클레이홀릭은 17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주로 경기 지역에서 활동하는 모임. 클레이 사격의 성격상 복장이나 도구 등 준비물을 따로 구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정모가 있을 때 회비를 내고 즐기면 된다.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 식대와 탄값 3만 5천 원 정도를 내면 한 달에 한 번 클레이 사격을 취미로 삼을 수 있다. 촬영 도중 만난 한 회원은 “처음에는 보편적이지 않은 레포츠라 흥미를 가지게 되었는데, 막상 해 보니 피존을 깰 때의 쾌감이 무척 크다. 사격에 집중하는 동안 머리 속이 깨끗이 비워지는 기분도 아주 좋다”며 클레이 사격의 매력에 대해 피력했다.
문의 cafe.daum.net/gogoclay

수도권 최대 사격장, 경기도종합사격장
수도권에서 클레이 사격을 즐기기란 쉽지 않다. 창원, 문경, 제주 등 지방에는 몇 군데 사격장이 있지만 수도권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은 태릉 사격장이 문을 닫은 이후 경기도가 유일무이하다. 화성시 양감면 2만 2천여 평의 넓은 부지에 8종 182사대를 보유하고 있는 이곳은 전국의 동호회와 선수들로 붐빈다. 99년 화성시에서 준공하였으나 2001년부터 경기도에서 직접 운영하며 회원제로 대중들에게 사격술을 전파하고 있다. 클레이 사격은 총기대여와 실탄 25발 포함하여 일반 2만 원이며, 권총 사격은 10발에 2만 원이다. 연회비 10만 원을 내면 이용 시마다 5천 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   
주소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 사창리 810-2
이용 시간 09:00~18:00(동계에는 17:00까지)
문의 031-352-6056 www.ggshooting.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