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씨의 만점 살림꾼 되기 프로젝트

올해로 결혼한 지 4년째인 H씨는 3 살배기 아들과 6개월 된 딸을 둔 두 아이의 엄마다. 늘 아기자기한 결혼 생활과 만점 아내, 만점 엄마를 꿈꾸지만 두 아이를 키우는 요즘은 모든 것이 엉망이 되기 일쑤. 난장판처럼 어지러운 집안과, 아이들을 먹이고 재우는 일 외엔 아무것도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H씨는 우울하기만 하다. 그런 그녀를 위해 사랑하는 남편이 가사 도우미를 자청했다. 아내에게 하루 휴가를 주기 위해 집안일과 아이들을 모두 맡아준 것. 들뜬 마음이 된 H씨는 서둘러 외출을 나섰다.

A.M 10:00 현대적 디자인의 인테리어 소품, 모마온라인스토어
오랜만의 외출에 한껏 기분이 들뜬 H씨는 가까운 곳에서 혼자 살고 있는 친구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H씨는 우선, 오늘 휴가의 일부를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소홀했던 집안 인테리어에 투자할 계획. 그 첫 번째 단계로 H씨는 인터넷 쇼핑을 선택했는데, 뉴욕의 현대 미술관인 모마(Moma, Museum of Modern Art)의 인테리어 소품들을 인터넷에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없는 곳에서 조용히 인터넷 쇼핑을 하고, 생활 용품 디자이너인 친구에게 조언도 구할 겸 친구의 집으로 향한 H씨는 친구와 함께 차를 한 잔 마시며 간단히 대화를 나눈 후 바로 인터넷 쇼핑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모마 온라인 스토어는 지난 2006년부터 현대카드 프리비아가 모마와 독점 제휴를 맺고 제품들을 선보이는 사이트. 전 세계 모던 아트의 유니크한 디자인 감성이 돋보이는 제품들을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다. 모마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모마의 큐레이터들이 직접 선정한 디자인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모두 현대 예술과 디자인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제품들이다. 인테리어 용품은 물론 사무용품과 리빙, 가구, 조명, 키즈 아이템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것들이 모두 포함된다. 매년 2차례에 걸쳐 신제품과 베스트 상품들을 선보이는데, 구입이 가능한 상품들은 모두 1천여 점에 달해 선택의 폭도 넓다. H씨에게 지름신이 강림한 순간은 이색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2010 봄, 여름 시즌 신상품들을 발견한 순간이다. 특히,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었다는 다양한 제품과, 봄을 닮은 컬러풀한 색감의 아이템들이 마음에 쏙 들었다. H씨는 결국, 사람이 손바닥으로 책을 밀면서 지탱하고 있는 것 같은 모양의 연두색 북엔드와 우유가 넘실거리는 것 같은 장난스러운 디자인의 실리콘 그릇, 참새 모양의 컬러풀한 주방용 클립을 구입했다. 또, 아들을 위해 귀여운 캐릭터로 볼링핀을 만든 볼링 놀이 세트도 구입했다.
H씨는 오늘 쇼핑을 하던 도중 새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신사동에 모마 오프라인 스토어가 생긴 것이다.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팝업스토어(갑자기 생기는 팝업창처럼, 사람들이 붐비는 특정 장소에서 짧은 기간 신상품 한정판 등을 전시, 판매하다 사라지는 매장)를 오픈하는 것이다. 다음에는 남편과 함께 팝업스토어로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는 H씨다.
홈페이지 www.momaonlinestore.co.kr
전화번호 1588-0360

A.M 12:00 하농 조르다노 마루 인테리어 숍
쇼핑을 마치고 친구 집에서 나온 H씨는 가장 먼저 역삼동에 위치한 하농 조르다노의 쇼룸으로 향했다. 하농 조르다노는 이탈리아의 명품 건축 자재인 ‘리스토네 조르다노’를 수입하는 회사로, 역삼동 쇼룸에 가면 리스토네 조르다노의 다양한 원목 마루들을 만나볼 수 있다. H씨는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한 블로그에서 이 브랜드를 알게 되었는데, 나무 본연이 주는 느낌에 충실한 원목마루 바닥재를 생산하는 곳이다. 또, 원목을 흰색이나 회색 등으로 착색을 하기도 하는데, 꽃이나 나무 등 천연물질만을 사용하는 등 자연친화적인 원목마루를 만든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이 주는 느낌을 최대한 살려 집안 인테리어를 하는 것이 꿈이었던 H씨가 꼭 한 번 와보고 싶었던 곳이다.
쇼룸에 들어서자 잘 정돈되어 있는 다양한 종류의 원목마루 재질들을 볼 수 있었다. 또, 다양한 형태의 인테리어 예시 사진들도 볼 수 있도록 전시가 되어 있었다. 쇼룸을 둘러보면서 H씨는 상주하고 있는 직원을 통해 보다 더 자세한 사항들을 들을 수 있었다. 리스토네 조르다노는 유럽 원목마루 시장에서 1위를 점유하고 있는 브랜드로, 현재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5명의 아티스트와 합작해서 개발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고. 이탈리아 최고의 가구디자이너들인 미켈레 드 루끼와 엔조 까라브라세, 마시모 요사 기니 등의 작품인 메독, 엔조 까라브라세, 레저베, LED 플로어링, 미켈란젤로 등이 그것이다. 그 중 특히 H씨의 마음에 든 것은 미켈란젤로.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천연광물질로 착색해 리스토네 조르다노가 가진 자연 친화 정신을 강조했다는 것. 또, 표면에 부드러운 도장이나 브러시드(brushed) 도장을 더할 수도 있어 천연 원목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다는 것이 H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무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마루에서 앞으로 두 아이가 뛰어놀 상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는 H씨다.
여름이 되면 지금보다 저가의 제품들도 출시된다고 하니, 집에 돌아가 남편과 상의를 할 계획이다. 그 후에 다시 한 번 이곳을 방문해서 구체적인 인테리어 작업에 착수하게 될 것이다. H씨는 얼른 여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다음 장소로 향하기 위해 발길을 돌렸다.
위치 역삼역 7번출구 차병원 방향으로 직진
홈페이지 www.haanong.com
전화번호 02-515-2626

P.M. 2:00 어린이 전용 미술관 Hello Museum
힘든 육아에서 겨우 벗어났지만 그래도 H씨의 가장 큰 관심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교육을 잘 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것. 사실 H씨는 자신의 아이들을 학교와 학원, 집만을 오가는 아이로 키우고 싶지는 않다. H씨가 원하는 것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느끼고 체험하면서 시간도 같이 보내고, 대화도 많이 하고, 교육도 시키는 눈높이 교육. 그래서 찾은 곳은 역삼동에 위치한 국내 최초의 어린이 미술관인 ‘헬로우 뮤지움’이다. 2007년 11월 문을 연 이 미술관은 어린이에게 시각예술 개념과 형식을 소개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곳. 또,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미술관으로 어린이의 지적, 정서적, 육체적 발달에 따라 세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H씨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둔 언니를 통해 이 미술관을 알게 되었는데, 특히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이유는 이 미술관에서는 체험 관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술관을 방문하는 아이들은 이곳에 상주하는 큐레이터와 에듀케이터를 통해 작가와 작품에 대한 분석을 들으며 하나의 이미지를 읽고 해석, 그 지식을 자기화 하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또, 단순히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체험 활동도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욱 즐겁게 미술과 친근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H씨는 생각했다. 특히 H씨의 마음에 들었던 점은 24~48개월의 어린 아이들의 경우 부모와 함께 체험 관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늘 H씨가 이곳을 방문한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을 데려오기 전,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서다. 특히 관심을 가졌던 체험 관람 교육은 헬로우 뮤지움에서 연 5회에 걸쳐 열리는 내부 기획 전시에 대한 관람 투어 교육으로, 한 투어 당 15명의 어린이들이 함께 한다고. 전문 에듀케이터의 설명과 함께 60~80분 간 전시를 관람하고 체험하게 되는데, 함께 방문한 부모들도 소정의 참관비만 내면 전시 소개를 함께 듣고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전문 예술 강사와 젊은 아티스트가 참여해 어린이들과 함께 창작 활동을 진행하는 이미지 아카데미도 H씨의 눈길을 끌었다. H씨는 우선, 큰 아이를 데리고 조만간 이곳을 오리라고 마음먹었다. 아이가 엄마의 선택에 행복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위치 강남구 역삼동 성수대교 길 라미르 호텔 맞은 편
관람시간 화~일 11:00~18:00(입장 마감 17:00), 휴관일 월요일 및 공휴일
관람료 체험관람 어린이 2만 원, 동반성인 2천 원
       일반관람 5천 원
홈페이지 www.hellomuseum.com
전화번호 02-562-4420

P.M 4:50 손수 만드는 아이 옷, 양재 한국문화센터
H씨가 선택한 오늘의 마지막 장소는 (사)한국수공예기능인협회 한국문화센터의 양재동 지부인 양재 한국문화센터다. 평소에도 뜨개질, 퀼트 등 손으로 이것저것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H씨가 몇 벌이나마 자신이 손수 만든 옷을 아이들에게 입혀주고 싶었던 것. 오늘은 우선 자세한 정보를 얻어가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오늘 H씨가 찾은 양재 한국문화센터는 다양한 생활 공예를 배울 수 있는 교육 시설로, 문을 연 지 올해로 17여 년이 된 오래된 센터다. 전국 60여 개의 지부가 활동을 하고 있으며 강사들은 각 지역의 지부를 돌아다니며 강의를 한다고. 가정분과와 화훼분과, 공예분과, 미술분과, 미용분과 등 모두 50여 개의 강의를 선택해 들을 수 있는데, 신생아 용품과 아동복, 출산용품, 점핑클레이, 종이접기, 선물포장 등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것은 물론 칠보공예, 은공예, 창업용 꽂꽂이, 네일아트, 피부관리 등 전문적인 기술들도 배울 수 있다. 그래서 취미 생활을 위해 이 센터를 찾는 사람도 있지만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창업을 위해 센터를 찾아 공부를 하는 사람도 많다고.
H씨는 상담을 하던 도중 정보를 얻기 위했던 처음 생각과는 달리 바로 회원가입을 해버렸다.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한국문화센터의 강의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센터의 모든 강의는 정해진 날만 있고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데, 해당 강의의 강사가 하루 종일 센터 내에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가능한 시간에 센터를 찾으면 1:1 개인 지도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특별한 일이 생겨 못 오는 날이 생기면 그 주에 배울 것을 놓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주에 다시 배울 수 있는 형식으로 강의가 진행되고 있어 자신처럼 규칙적으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더욱 좋다. 게다가 진열되어 있는 강사들의 작품들도 H씨의 마음을 빼앗았다.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다양한 강의 종류를 보니 이것저것 다 배우고 싶은 욕심이 생긴 H씨. 하지만 아직은 아이들 때문에 시간을 많이 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우선은 원래 목적이었던 아동복 만들기에 도전하리라 마음을 먹은 H씨는 5만 원의 연회비를 내고 회원 가입을 했다. 따로 연회비를 내기는 하지만 재료비가 포함된 강의료 자체가 워낙 저렴한데다 연회비를 낸 회원의 가족들은 따로 연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절대로 실현될 것 같지는 않지만 남편을 데리고 와서 아이 옷을 만들어보게 하는 재밌는 상상을 잠깐 한 H씨다.
오늘은 회원등록을 했으니 다음 주에는 평일 하루, 엄마나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센터를 다시 찾을 예정이다. 얼른 아이들에게 자신이 손수 만든 옷을 입혀주고 싶은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는 H씨다.
위치 양재역 4번출구 허브SK 뒤 백산빌딩
운영시간 월~토요일, 10:00~22:00
홈페이지 www.yjhcc.com, www.한국문화센터.kr
전화번호 02-5775-0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