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월간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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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9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대한민국]     도시분류 : [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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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IELD] 오색 빛으로 물드는 장수의 가을

Falling for Colored City

오색 빛으로 물드는 장수의 가을

 

가을을 맞이하는 장수는 분주했다. 풍요로운 먹거리를 준비하는 주민들과 푸른 잔디 위를 거침없이 달리는 말, 나비와 잠자리를 끊임없이 유혹하는 오색빛깔의 꽃까지. 아마도 이곳의 가을은 붉고 푸른 빛깔로 가슴 깊이 스며들려나 보다.

 글 김수현 기자 사진 홍기화 기자 취재협조 장수군 농업기술센터 www.jsatc.go.kt 데모스 www.demos.co.kr

비교적 사계가 뚜렷한 한반도에 살고 있지만 요즘 같은 때에는 계절이 바뀌는 것을 느끼기란 여간 쉽지가 않다. 봄과 가을에 입으려고 장만해둔 트렌치 코트는 몇 년째 옷장 깊은 곳에서 길을 잃었다. 가을의 정취를 여유롭게 느낄 수 있는 곳은 없는 것인지 방황하던 차에 장수로 길을 떠났다. 아직은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여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곳곳에서 오색 빛깔로 물들어갈 준비를 하며 이방인을 반갑게 맞아주더라.


 
풍성한 장수의 먹거리 속으로

장수라는 지명에서 오래된 역사나 지리적 위치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다면 사과와 한우다. 일교차가 큰 고랭지 기후로 사과, 오미자 등 열매채소류 재배가 적합하며 한우의 고급육 생산의 최적지인 장수의 여름은 쨍쨍한 햇살이 저녁까지 대지를 뜨겁게 달구게 하고, 비로소 가을에는 각양각색의 농산물들을 곱게 물들인다. 장수를 방문하게 된다면 분명 가을이 천고마비의 계절이란 것을 몸소 실감하게 될 것이다. 단지 높고 맑은 하늘 아래 살이 찌는 것이 말이 아닌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테지만. 여행하는 동안 내가 그랬다. 워터파크를 가겠다는 일념으로 여름 내내 참아 오던 음식 앞에서의 인내심은 달콤한 사과와 환상적인 육즙을 자랑하는 한우 앞에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명산품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장수사과의 비결에는 기후뿐만이 아니라 세계 최고의 사과를 생산하고자 하는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농민들의 열정이 있었다. 장수읍에 위치한 사과시험장은 햇살을 받아 익어가고 있는 사과들로 가득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대부분의 사과나무들 사이에 붙어있는 이름표를 볼 수 있었는데, 이 표식의 정체는 사이버상에서 소비자에게 분양한 나무를 나타내는 것이란다. 나무를 구입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1년 동안 작은 농장의 주인이 되며 꽃을 따고, 수확까지 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대체적으로 한 그루에서 사과 130개를 딸 수 있다고 하니 아이들에게는 배움의 장이자 어른들에게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하면서도 양손에는 이웃과 친척에게 나눠줄 사과를 한 가득 품에 안을 수 있다. 양보다 질이 중요한 것이 아니냐며 반문하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평소 과일이라면 일 년에 한 개를 먹을까 말까 한 기자조차도 연신 한 개 더!’를 외치게 만들었으니 맛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아도 좋겠다. 장수가 전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특산품에는 사과 이외에도 한우가 있다. 천혜의 자연과 영양이 풍부한 초원에서 사육된 한우는 지방이 적고 육질이 뛰어나 특등급이라는 말이 손색없다. 한우 역시 기술개발의 일환으로 유전자뱅크사업을 통해 최고급 품질로 거듭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사료 또한 장수에서 직접 재배된 것으로 고기의 질을 결정하는 기후, 사료, 유전자라는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며 소비자들에게 더욱 좋은 한우를 제공하고 있다
풍성한 먹거리가 가득한 장수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끼는 방법은 9 6일부터 8일까지 개최되는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를 방문하는 것. 의암공원을 중심으로 개최되는 축제는 한우와 사과를 비롯한 레드 농산물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으며, 논개의 얼이 숨쉬는 사당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적과의 동침 프로그램 등을 비롯해 다채로운 체험활동이 마련되어있다. 1,500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에서 진행되며 지역 산업형 축제인 만큼 농민들과 축제 참가자 모두가 함박웃음을 짓게 되는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말의 등 위에서 얻는 힐링

예부터 귀족들의 취향에서 무예에 이용되었던 승마는 초기 생계의 수단에서 인류가 말의 성격과 능력을 깨닫게 되면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 되었다. 그리스에서 발달한 마술은 그리스의 몰락과 함께 로마로 전파되었으며 전투에서 기병이 뛰어난 활약을 보이면서 유럽 전역으로 번창하였다. 국내에서는 어떻게 마술이 전파되었는지 그 유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역사서에 기술된 대로는 주로 전투에 이용되었다고 한다. 현대적인 승마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1930년대 이후. 여러 차례 마술대회가 개최되고 국민 생활 수준이 제고됨에 따라 레저활동의 큰 축으로 자리를 잡으면서부터다. 오랜 역사 동안 인간과 함께 동고동락해온 말. 그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기회가 장수승마체험장에서 주어졌다. 2010년에 승마의 대중화를 위해 개관하였으며 최고의 시설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특히나 인기가 많은 장소다.
이른 아침에 방문한 승마체험장은 고요했다. 넓은 평원에 한가로이 산책을 즐기는 말들이 가을의 아침 분위기와 제법 잘 어울린다. 제주도를 뒤잇는 말 산업 특구로 지정된 장수인 만큼 탄탄한 근육과 건강미를 자랑하는 말들이 풀을 뜯고 있었고, 주변에는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아침부터 찾아온 손님들이 반가웠는지 온갖 애교를 부린다. 주변을 조금 산책하다가 승마를 즐겨보기 위해 체험장 입구에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얼마 후 차례가 다가왔고 떨리는 마음으로 말의 등 위에 살며시 앉았다. 단지 등 위에만 올라갔을 뿐이지만 달리기 전부터 시원한 아침 공기가 피부를 스친다. 첫 번째 말이 출발하자 뒤이은 세 마리의 말들이 나란히 줄을 맞춰 천천히 걷다가 이윽고 탄력을 받아 다그닥-다그닥차례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솔직히 처음 느껴본 승마는 상당히 어색했다.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다리를 따로 두고 타본 것이라 하고는 자전거와 스쿠터밖에 없었기 때문인 걸까. 다소 경직된 자세로 두어 번 코스를 돌다 보니 슬슬 요령이 생길 것도 같았지만 몸을 움직이는 것에는 소질이 없었나 보다. 결국 체험이 진행되는 30분 동안 지레 겁부터 먹은 탓에 말이 신나게 뛸 때마다 소리만 지르게 되더라. 그렇게 나의 첫 승마는 아쉬움만 가득 남긴 채 끝이 났지만, 말의 등 위에서 두 볼을 가볍게 스치던 바람은 결코 잊혀지지가 않는다. 금세라도 푸른 초원으로 뛰어 나갈듯한 말과 함께 맞이한 장수에서의 상쾌한 아침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나를 또 한 번 이곳으로 부를 것만 같다. 그때쯤이면 말과 조금은 더 친해질 수 있으려나?

 

주촌마을에서 남겨진 그녀의 흔적

!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변영로 시인의 시 <논개>의 한 구절이다. 주논개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의 맹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껴안고 남강에 순절한 여인으로서 학창시절 역사책에서 그 이름을 몇 번이나 봤을 만큼 충절로 유명하다. 장수에서 출생하고 지낸 덕에 마을 곳곳에 퍼져있는 논개의 흔적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제일 먼저 의암사에서 논개사당을 방문했다. 장수현감 정주석이 주논개의 충절을 선양하고 장수 태생임을 기리기 위해 1864년에 비를 세운 곳으로 1974년 현 위치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세 개의 문을 지나면 영정각이 기다리고 있다. 방문객을 맞아주는 햇살과 아름다운 얼굴을 지닌 그녀의 영정이 주변의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따뜻하게 환기시키는 듯하다
사당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위치한 논개의 생가지는 과거 마을 전체가 수몰되며 사라졌지만 후손들에 의해 복원되어 지금까지 그 역사를 이어오며 얼을 노래한다. 생생하게 재현되어있는 생가지 뒤편의 길을 따라 올라가니 주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았던 주촌마을이 내려다보인다. 담장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작은 마을이었지만 현재까지도 그의 후손들이 살고 있을 만큼 뜻 깊은 공간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예스러움을 한 가득 담고 있는 가옥들이지만 대부분은 내부 인테리어를 거쳐 깔끔하고 지내기에 편리하다고 한다. 갑작스럽게 찾아간 마을은 한적했다. 그러나 거주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후손들을 이외에 상당수는 전국 각지에서 장수로 귀농한 사람들이라 마을은 언제나 시끌벅적하고 활기찬 분위기로 조용할 날이 없다고. 예쁜 전통 가옥들 사이로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주변으로 크고 작은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마당 앞 수 십 개의 줄지어있는 장독대에서부터 낮은 언덕 위 지팡이를 짚어가며 산책하는 할머니들까지. 역사와 사람 냄새가 깃들어 있는 마을에서 잠시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시골 마을에 대한 낭만이 다시금 피어나더라. 그리고 우리 민족의 소중한 역사를 위해 제 한 몸 아끼지 않은 그녀의 흔적을 느끼며 길 따라, 시냇물 따라 주촌마을을 걷다 보니 어느새 가을이 성큼 내게 다가와 있었다.

 

볼 곳

섶밭들산촌생태마을

산촌의 정취를 듬뿍 느낄 수 있는 마을로 전통 두부 만들기, 천연염색, 술 담그기, 경운기 투어 등 유년시절 시골에서 즐길 수 있었던 다양한 체험활동이 준비되어 있다. 수익금은 전액 마을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이용된다. 문의 063-351-8300

도깨비전시관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도깨비를 소재로 꾸며진 공간으로 도깨비이야기를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 아이들에게는 학습의 장이자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문의 063-352-2143

장안산 군립공원

호남의 종산으로 1986년 장수군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곳. 사시사철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지만 특히나 가을에는 억새와 단풍으로 산 능선 전체가 아름다움으로 물든다. 문의 063-350-2447

방화동자연휴양림

울창한 수림과 맑은 물이 조화를 이루는 자연경관을 형성하고 있으며 덕산용소에서부터 방화동 계곡으로 연계되는 코스에 다양한 시설이 있어 가족단위 여행지로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문의 063-350-2562 www.jangsuhuyang.kr

 

먹을 곳

장수한우명품관

최고급 장수 한우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장소로 용인, 전주에도 지점을 두고 있다. 입구에서 원하는 부위를 선택하면 깔끔하게 차려진 찬과 함께 식사가 가능하다. 문의 063-352-8088

사랑채

해물부대찌개와 곱창전골이 맛있는 장수의 사랑채.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국물에 한 번, 푸짐한 양에 두 번 놀라게 된다. 문의 063-361-0646

 

잘 곳

타코마장수리조트

편안하고 안락한 여행을 책임질 장수의 대형 리조트로 객실 이외에도 각종 연수, 세미나, 워크샵이 이루어지는 컨벤션 센터와 연회장 등이 있다. 문의 063-353-8200 www.tacomajangsures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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