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월간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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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2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대한민국]     도시분류 :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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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IELD] 흙과 공기가 빚어낸 강원도 백두대간
Wonderful Geographical City, Gangwon
흙과 공기가 빚어낸 강원도 백두대간
 
여행지에서 만나는 들꽃과 풀처럼 백두대간의 마을에서 마주하는 바위 한 조각, 흙 한 줌의 온기는 제각각이다. 희귀한 석회 동굴과 카르스트 지형의 옆으로 강과 계곡이 흐르는 곳. 영겁의 세월 속에서 깎이고 쌓인 강원도 평창, 영월, 정선, 태백의 지질들이 이방인을 반긴다.
에디팅 김수현 기자 사진·자료제공 평창군청, 영월군청, 태백시청, 정선군청


 
평창Pyeongchang
천연 석회동굴과 돌리네 지형의 조우
동강이 흐르는 미탄면 일대는 평창에서도 오지에 속하지만 백두대간 지질구조의 숨은 보고다.  평창에서 만날 수 있는 첫 번째 비경은 미탄면 지질구조의 백미인 백룡동굴. 산과 마을이 이어진 길목을 벗어나면 잔잔히 흐르는 옥색 빛의 동강이 보이고 코끝을 스치는 바람은 차디차지만 마음은 이내 푸근해진다. 백운산 아래에 위치한 백룡동굴로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강 물길을 따라 10여 분을 들어가야 절벽 한가운데의 동굴 입구를 만날 수 있으며, 몸 하나 간신히 빠져나올 작은 구멍을 지나야 비로소 신천지의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석회암이 물에 쓸리고 녹아내려 수 억년의 신비를 간직한 석회 지형은 모양도 크기도 가지각색이다. 일반인에게 공개된 곳은 총 네 개의 구역 중 한 곳인 A구역. 개방되어있지만 별도의 조명이 없어 전조등이 부착된 헬멧을 착용해야만 자연의 신비함을 마주할 수 있다. 헬멧뿐만이 아니다. 장화와 동굴복을 착용하고 때로는 바닥을 기고 물웅덩이를 힘겹게 건너가야 하지만 오히려 가공되지 않은 자연을 만날 수 있기에 고생도 추억으로 기억된다. 관박쥐가 겨울잠을 자는 모습을 보거나 낮은 웅덩이를 헤엄치며 옛 새우를 만나는 것은 이곳에서는 제법 흔한 일이다.
마하리에서 미탄면 기화리로 넘어서면 두 번째 석회암 지형을 조우하게 된다. 바로 기화리의 코끼리 용출수와 고마루 카르스트 지형이다. 석회암이 녹아서 형성된 카르스트는 주로 산간지방에서 볼 수 있는데 미탄면에서는 땅이 움푹 파인 돌리네 지형으로 나타난다. 오지마을인 고마루 일대에는 크고 작은 99개의 돌리네가 있다. 화전을 일구는 마을주민들은 이를 ‘밭구덩’이라 하는데 그만큼 밭농사가 잘되는 분지다. 스며든 고마루 카르스트 지형의 물은 벼랑에서 쏟아지고 그 형상이 코끼리의 얼굴과 닮았다 하여 코끼리 용출수라 부른다. 오직 미탄면에만 있는 특별한 코끼리를 만나는 것 만으로도 평창으로의 여행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Tip) 평창읍내에서 42번 국도를 따라 정선방향으로 이동, 미탄면사무소를 지나 동강 민물고기생태관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길 끝자락에 백룡동굴이 자리한다. 동굴탐방은 정해진 관람 시간에만 운영되며 사전예약이 가능하다. 고마루 카르스트 지형과 코끼리바위 용출수는 백룡동굴로 가는 길에서 만날 수 있다. 백룡동굴 cave.maha.or.kr 033-334-7200
 
 


영월Yeongwol
한반도지형과 5억년 신비의 퇴적암
오랜 역사와 신비한 자연을 고루 갖춘 영월은 어느 곳을 가나 동강과 서강이 나란히 여행자의 길동무가 되어준다. 영월이 이토록 유명해진 데에는 선암마을의 한반도지형이 한몫을 했다. 이색적인 물돌이 현상으로 형성된 지형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등록되어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모양이 우리 국토를 쏙 빼 닮았을 뿐만 아니라 동고서저의 지형까지도 한반도와 비슷하다. 전망대 동쪽으로는 백두대간을 연상시키는 산맥이 길게 뻗어있고 서쪽에는 서해처럼 넓은 모래사장이 윤곽을 드러낸다. 곡류부의 형성된 대규모 습지에는 석회동굴 및 바위절벽, 하안단구 등 다양한 침식, 퇴적지형이 생성되어 있다. 습지 일대 하천의 여울과 소는 풍부한 하천생태공간을 조성해 수달, 삵, 돌상어, 묵납자루, 층층둥글레 등 멸종위기인 야생생물의 훌륭한 서식환경이 됐다. 한반도지형 탐방로 초입에서 전망대까지 가는 길에는 쉼터가 있어 바람을 따라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좀 더 이색적인 지질을 감상하고 싶다면 북면 문곡리로 향할 것. 마치 포크레인이 절벽을 깎아내기라도 한 듯한 문곡리 스트로마톨라이트는 5억년 전 퇴적 지질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다. 이곳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고생대 퇴적암이 과거에 어떤 환경에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다. 미생물 화석인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지구 생명의 근원을 밝히는 열쇠이기도 하다. 호기심 많은 이들이라면 절벽의 바로 앞에 있는 나무데크를 통해 가까이에서 수억 년 전의 형상을 간직한 기이한 퇴적암을 볼 수 있다.
색다른 지질환경이 숨겨져 있는 곳이지만 영월을 방문했다면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인 장릉을 놓칠 수 없다. 장릉은 조선 역사상 가장 비참했던 삶을 산 단종의 묘. 그는 어린 나이에 이곳 영월에 유배되었고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나 이런 역사적 사실과는 별개로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장릉에 참배를 하면 관직에 등용되고 득남한다는 오래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Tip) 한반도지형은 영월읍내에서 59번 국도를 거쳐 주천읍 방향으로 향하면 닿는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평창방면 31번 국도 북면 문곡삼거리를 지난 곳에 있다. 두 지질 지형까지는 군내버스도 오간다. 영월은 박물관이 20여 개에 달하는 박물관의 고장으로 지질투어와 함께 인근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태백Taebaek
지질 종합선물세트, 구문소와 통리협곡
태백에는 지형과 관련한 한가지 소문이 있다. ‘산간지방 태백이 예전에는 열대의 바다였다’는 것.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이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근거는 태백의 이색 지형인 구문소다. 가운데 암벽 구멍 사이로 물이 흐르는 독특한 외형 때문에 강원도의 유명 관광지로 널리 알려졌다. 그저 관광지 중 한곳이라 하기에 구문소는 상당한 지질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인근 지역에서 삼엽충, 완족류, 스트로마톨라이트 등 다양한 화석이 발견되었으며 석회암 지대에서 나타나는 생물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 해발 600m인 이 일대가 수억 년 전에는 적도 근처의 따뜻한 바다였다는 사실에 동의할 만큼 신비로운 지질학적 환경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구문소와 쌍벽을 이루는 태백의 대표 지형은 통리협곡이다. 예전 통리는 오일장으로 사람들이 북적이고 열차가 서는 큰 읍내였다. 역이 문을 닫은 뒤로 이전의 번성했던 모습은 자취를 감추었지만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릴 만큼 신비한 지형을 자랑하며 새롭게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삼척과 태백의 경계지점에 자리한 통리협곡은 생성과정이나 지질학적 특성이 미국의 그랜드캐니언과 유사하다. 지층은 고생대 석회암을 시작으로 중생대 말기의 역암, 신생대 초기의 화산암 등 세월의 흔적이 겹겹이 쌓여있다. 홍조빛 협곡 절벽은 통리 주변이 바다였다가 호수의 시기를 거쳤음을 말해준다. 통리협곡을 대표하는 미인폭포 역시 이와 같은 침식작용으로 생겨난 지형. 폭포 앞의 작은 사찰인 여래사에서 협곡을 바라보면 돌탑 위에 올려진 돌 한 조각에서 전해오는 세월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Tip) 구문소와 통리까지는 태백역과 터미널에서 시내버스로 이동이 가능하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태백읍내에서 장성 방면으로 이동해 구문소를 방문한 뒤, 통리읍과 통리삼거리를 거쳐 427번 지방도로 접어들면 미인폭포(여래사)의 이정표가 나온다. 통리읍내에서 통리협곡까지는 도보로 30여분이 소요된다. 태백고생대자연사 박물관 033-581-8181 www.plaeozoic.go.kr 
 

정선Jeongseon
세월에 깎인 역암과 민둥산 카르스트

정선의 강과 산, 동굴에서는 오래된 땅의 향기가 풍겨난다.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는 여량면 아우라지가 떠난 임에 대한 그리움의 전설로 채워진다면, 정선읍 봉양리 물가의 하동 역암은 그냥 지나쳤던 돌덩이의 가치를 떠올리게 한다. 조양 강변에 분포하는 역암은 쥬라기 시대의 흔적을 담고 있다. 봉양리 일대 조암강변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으며 거북의 등처럼 새겨진 자갈은 그 크기가 수십 센티미터에 달하는 것도 많다. 맨질맨질한 표면에 손을 뻗으면 역암이 이 땅의 역사와 함께 오랜 세월을 견뎌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선 읍내에서 걸어서 닿을 수 있는 이곳은 하천변으로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바로 코앞에서 중생대 쥬라기 시대의 과거와 조우할 수 있는 것은 정선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일 테다.
금광지대와 화암동굴을 지나면 소금강을 가로지르는 몰운대, 거북바위 등 화암 8경과 만나게 된다. 빛과 어우러진 층층의 기암괴석은 보는 이로 하여금 두 눈을 현란하게 만든다. 화암약수에서 톡 쏘는 약수의 맛으로 갈증을 풀고 421번 지방도로로 접어들면 길의 끝에 가을 억새로 유명한 민둥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민둥산은 전형적인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인 구덩이 모양의 돌리네를 볼 수 있는 장소. 산 정상 아래에 위치한 발구덕 마을에서도 이를 발견할 수 있는데 무려 마을 전체가 석회암 지대라 '발구덕 카르스트'로도 불린다. 민둥산 일대 12개의 돌리네 지형 중 발구덕에만 무려 8개의 돌리네가 형성되어있으며 마을의 이름도 여덟 개의 구덩이라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돌리네 옆 벤치에 앉아 오래된 카르스트 지형과 민둥산 정상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감상하도록 할 것.
Tip) 하동 역암은 정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닿는 위치다. 정선 읍내에서는 정선고등학교 지나 다리를 건너기 전 강을 따라 우측방향으로 300m. 화암동굴은 59번 국도와 424번 지방도로를 경유한다. 424번 도로에서 증산 방향 421번 지방도로로 진입하면 민둥산이다. 발구덕마을은 임도가 연결되는 억새꽃펜션 방향에서 가는 것이 편리하다. 화암동굴 033-562-7062 www.jsim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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