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ESSAY

South Africa

무지개 나라, 그리고 네 명의 다이아몬드

부산외대에는 ‘외성 해외문화 체험단’이라고 하는 체험 활동이 있다. 방학기간 동안 4인1팀이 되어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해외탐방을 가는 활동이다. 모두가 갖고 있는 선입견을 바꾸기 위한 팀 슬로건을 걸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선택한 나라가 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글과 사진 곽선영 에디팅 이소윤 기자

독자소개
곽선영 |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난 남들과 똑같이 살고 싶지 않기에! 똑같은 일상만 수없이 되풀이하고, 내 생각만 했던 삶 속에서 내 뜻을 조금은 내려놓고 날 향한 계획을 발견하기 위해 이번 여정에 올랐다.

나라는 어디든 상관없이 미국, 유럽, 동남아, 아프리카를 갈 수도 있었다. 외성 해외문화 체험단에 선발된 팀은 장학금 지급(항공료), 해외여행보험 가입, 단체복 지급, 체험단 증서를 발급받게 된다, 우리는 외국어대학교의 슬로건 ‘Change yourself, Change the world'와 같이 우리 기존의 선입견을 바꾸고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것을 시도해보고 싶어서 이 팀을 결성하게 되었다. 우리 팀은 19기 외성 해외문화 체험단으로서 ‘FOURDIA'(Four+Diamond)라는 팀 이름으로 가깝고도 먼 그 나라, 남아공을 선택했고 한 달 간의 긴 여정을 떠나게 되었다.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는 아직도 여행자들이 다니기에 위험한 곳이다?!
우리는 홍콩을 경유하여 약 16시간 반의 기나긴 비행을 하고,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 공항에 도착했다. 남아공의 비행기를 타고 신기했던 점은 여자승무원보다 남자승무원이 더 많다는 점이다. 장거리 여정이다 보니 비행기를 타고 두 끼나 기내식을 먹었다.
우리보다 7시간이 느린 남아공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좋았던 점은 화폐에 그려진 동물 그림이었다. 나는 동물들을 엄청 좋아하는데 화폐가 정말 예뻐서 집으로 돌아올 때 남은 돈을 환전을 하지 않고 몇 장 들고 왔다. 특히 200랜드 지폐는 내가 좋아하는 표범이 그려져 있어 포기할 수 없었다.
남아공을 검색해보면 아직도 치안문제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우리의 선입견이 아닐까? 우리가 ‘남아공하면 무엇이 제일 먼저 생각나는지’ 설문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는 이렇다. 57퍼센트의 사람들이 가난, 빈곤, 물 부족이라고 대답했고, 21퍼센트는 동물과 사파리를, 19퍼센트의 사람들은 위생과 치안을 떠올렸다. 이러한 문제들이 '우리도 모르게 형성된 선입견‘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의 생각을 변화해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느끼도록 하는 것이 팀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우리가 도착한 요하네스버그는 너무나 따뜻하고 인정이 넘치는 곳이었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모르는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지 않고 모른 척 지나갈 때가 많지 않은가? 하지만 이곳에서는 "Oh, my friend!"라면서, 우리를 항상 “친구”라고 부른다. 사소하지만 그런 잔정이 나는 정말 좋았다. 우리가 머물렀던 ‘밥스벙크스하우스’는 공항 근처인데 저렴한 가격으로 머무를 수 있고, 아침도 제공받을 수 있어서 여러 백팩커족에게 인기가 있는 곳이다. 그리고 거실에 있는 큰 탁상 주변으로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었다.

포체프스트룸Potchefstroom에서 빛나는 다이아몬드들을 만나다!
포체프스트룸에서는 선교사님과 함께 ‘타운쉽’을 방문했다. 타운쉽이란? 흑인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으로 도심에 살던 흑인들이 쫓겨나 형성된 곳이다. 그곳에 가서 아이들에게 과자를 나눠주고, 얼굴에 페인팅을 해주고, 같이 즐겁게 뛰어놀았다. 아이들하고 의사소통은 잘 안됐지만 진심은 통한다는 말의 뜻을 알 수 있었다. 다가가려고 노력하니까 정말 보석같이 아름다운 웃음을 보여준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좋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선교사님에게 들은 남아공 아이들의 실태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아이들의 첫 번째 성폭행 가해자가 대부분 누구인지 아는가? 아버지가 자기 자식을 성폭행을 한다고 한다. 그것도 12~13살쯤 됐을 무렵에. 그리고 아이를 낳으면 정부에서 적은 돈만을 지원해준다는 이유로 아버지들이 딸을 길거리에 나가 돈을 벌어오게 시키고, 벌어오지 않으면 체벌을 한다고 한다. 어린 그들이 돈을 버는 방법은 더 충격적이었다. 대부분 자신의 몸을 팔아서 20~30랜드를 벌어오거나, 성폭행을 당한 후 임신을 해서 아이를 낳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이다. 정말 이해가 안 되지만 여자들은 그것을 운명처럼 받아들인다는 사실이 보석 같은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현실 같았다. 눈물도 나지 않았다, 아니 더 약해질까 봐 참았던 것 같다. 이 마음을 계속 간직하면서 그들이 깨어지길, 이 땅이 회복되길 기도해야겠다.

나도 해보자! 블룸폰테인Bloemfontein의 새내기
우리는 포트엘리자베스에 가기 전에 블룸폰테인에 있는 캠퍼스를 방문했다. 확실히 캠퍼스 안에 동양인이 적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우리가 걸을 때마다 모든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정말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우리가 캠퍼스를 구경하면서 도서관에 들어가 보려고 하자 건물 앞에 있던 신입생들이 우릴 반갑게 먼저 맞이해줬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에게 “너의 꿈은 무엇이니?”라고 물었을 때, 자신의 꿈을 아직 찾지는 못했고 졸업만 했으면 좋겠다는 대답을 많이 들었다. 남아공의 대학교는 들어가기는 쉽지만 졸업하는데 상당히 힘이 든다고 한다. 그만큼 그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면서 나 역시 내 삶을 흘러가듯이 대충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열정을 가지고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희망봉Cape of Good Hope, 나의 희망을 되찾다
우리는 케이프타운에서 유명한 관광지를 많이 다녔다. 케이프타운의 모든 풍경을 볼 수 있는 ‘테이블마운틴’(360도 회전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10분 정도면 정상에 도착한다), 펭귄들과 함께 수영할 수 있는 ‘볼더스 비치’, 남서쪽 끝을 이루는 암석 곶인 ‘희망봉’과 넬슨만델라가 수용되었던 ‘로벤 섬’, 그리고 사람들의 시장인 ‘그린마켓’에도 가보았다. 그리고 같이 간 친구의 고등학교 교사였던 멜트씨와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희망봉에서 아쉬웠던 점은 바람이 너무 불어서 희망봉 앞에서 정말 사진만 찍고 왔다는 점이다. 조금 올라가 보고 싶었지만 날씨가 흐려 건진 사진도 없어서 너무 속상했다. 하지만 가슴은 뻥 뚫렸다. 그렇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내가 살아 있고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깨닫고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가끔 나는 쳇바퀴를 열심히 돌리고 있는 햄스터를 보면서 ‘나 또한 저렇게 반복되는 일상에 살아가는 건 아닐까?’ 생각하며 내 삶에 대해 후회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곳 아이들에게 “너는 행복하니?”라고 물어봤을 때 힘든 상황에 있으면서도 자기는 무척 행복하다며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나의 삶 속에서 불평불만을 가지고 있던 마음에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것 또한 날 향한 계획에 한 부분이었다는 점, 지루해 보이지만 그 일상 속에서 오는 잔잔한 감동이 나를 살아 숨 쉬게 한다는 것을 이번 여정을 통해 배웠던 것 같다.
더불어 우리가 얼마나 아프리카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고, 흑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에게 먼저 “Hey, my friend!"라고 외쳐주는 남아공 친구들을 보면서 우리가 두려워하고 염려했던 마음이 오히려 쑥스러워졌다. 나의 가치관을 많이 바뀌게 한 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