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월간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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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8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대한민국]     도시분류 :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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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URMET] Sweeter Than Love, Italian Gelato 사랑보다 달콤한 젤라또

Gourmet :: Italy

Sweeter Than Love, Italian Gelato 사랑보다 달콤한 젤라또

아이스크림콘을 손에 든 사람은 모두 사랑스럽다. 그 사람이 남자이든 여자든, 어리든 늙었든,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표정을 짓든 그 무엇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사랑스러운 얼음과자를 하나의 오랜 전통문화로 열심히 이어 가고 있는 나라가 있다. 이미 세계를 제패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이탈리아의 젤라또. 하지만 궁금하다. 젤라또와 아이스크림은 뭐가 다른 걸까? 진짜 젤라또를 맛보기 위해선 이탈리아 여행만이 답일까? 모든 궁금증은 서울에서 처음 만난 젤라테리아 ‘젤라띠젤라띠’에서 녹아내렸다.
글 이소윤 기자 사진 최은주 기자 취재협조 젤라띠젤라띠 홍대점 02-3144-3281


혀에 감기는 이탈리아의 젤라또 사랑

이탈리아는 가히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 강대국이다. 몇 년 전의 조사에 따르면 이탈리아 사람들이 1년에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소비하는 돈만 19억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그만큼이나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은 이탈리아 사람들 최고의 간식. 그런데 이탈리아에서는 우리가 흔히 아는 미국 국적의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들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탈리아 사람들의 아이스크림에 대한 배고픔은 대부분 자그마한 수제 젤라테리아에서 만들어지는 젤라또로 채워진다. 이탈리아는 그 어마어마한 젤라또 사랑을 여행자들에게도 단숨에옮겨 버리는지, 이탈리아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항상 자신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양의 젤라또를 사먹었는지 자랑하기 바쁘다. 아이나 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머리칼 빛이 바랜 노부부가 함께 젤라또를 사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받은 감동까지도 비슷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어쩌다 이렇게 젤라또의 매력에 퐁당 빠져 버린 걸까.

어린 시절, 찬바람이 조금씩 불기 시작할 쯤 간간이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찹쌀떠억, 찹쌀떠억!”. 이제는 거의 듣기 힘들어졌지만 가끔씩 혼자 밤거리를 걸을 때면 생각나곤 한다. 이탈리아 사람들에게도 이와 비슷한 추억거리가 있다. 이탈리아의 옛 젤라또 장수들은 우리네 찹쌀떡 장수처럼 젤라또 통이 담긴 수레를 끌고 동네 길목에서 소리쳤다. “젤라띠, 젤라띠!”. 젤라또의 복수형인 ‘젤라띠’ 소리만 들리면 동네의 아이며 어른들은 길거리에서 그렇게 소박한 젤라또를 즐겼다. 자신이 만든 젤라또를 팔던 장인의 마음을 그대로 이어오고자 따왔다는 홍대의 젤라테리아 ‘젤라띠젤라띠’ 이름에는 그런 의미가 담겨 있다. 17세기부터 사랑받아 온 젤라또는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생활이자 촉촉한 추억 그 자체이다. 거기다 이른바 젤라또 장인들의 손에서 탄생한 젤라또에는 화학적 첨가물이 거의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도 매우 적은 편. 심지어 이탈리아의 소아과에서는 식사를 자주 거르는 아이들에게 ‘젤라또를 많이 먹어라’라고 말한다. 이렇게 그들에겐 젤라또가 풍부한 영양의 믿을 수 있는 식품이자,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 온 친구와 같은 존재다.

이탈리아 내에는 최소 4만개도 넘는 젤라테리아Gelateria들이 고루 퍼져 있다. 그 중 절반 이상은 집안 대대로 전수받은 기술을 토대로 매일 신선한 젤라또를 만들어 판매한다. 이탈리아에선 이렇게 정직한 젤라테리아가 발에 치일 정도로 많다지만 서울에선 얘기가 달랐다. 그러다 우연히 홍대의 한 골목에서 만난 ‘젤라띠젤라띠’. 이곳은 단숨에 내가 서울에서 처음 만난 넘버원 젤라테리아가 되어 버렸다. 이곳의 젤라또에 깃든 정신과 맛은 이탈리아의 진짜배기에도 견줄 법한 수준이다.

젤라띠, 젤라띠! 그냥 지나칠 수 없죠

2년 전 젤라띠젤라띠를 오픈한 윤상준 사장은 젤라또의 고향에서 그 노하우와 문화를 직접 배우기 위해 밀라노의 주립학교 까팍C.A.P.A.C에서 1년짜리 젤라또 코스를 이수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토대로 직접 현지의 젤라테리아에서 일도 하며 젤라또 장인들과 함께 생활했으니, 그의 젤라또 맛이 독보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먼저 말하지만 젤라또는 일반 아이스크림에 비해 높은 온도 조건에서 보관하기 때문에 질감이 훨씬 부드럽고 그래서 쉽게 녹는 편이다. 더불어 선별된 재료와 수제로 이뤄지는 꼼꼼한 제조 과정을 통해 가공되지 않은 재료 본연의 맛과, 만든 이의 장신 정신까지 깃든다. 젤라띠젤라띠에서는 매일 단일목장 유기농 우유나 매일 아침 직접 고른 계절과일을 비롯한 다양한 재료들을 섞어 젤라또를 만든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이다. 젤라또가 만들어진 직후에서부터 판매되는 시점까지 숙성을 위해 그 온도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기본적인 냉기가 끊어지지 않고 유지되어야만 가장 이상적인 맛을 고객의 입에 까지 전달할 수 있다. 실제로 젤라띠젤라띠에서는 영업 중에도 젤라또를 뽑아내는 진귀한 광경이 실시간으로 벌어지곤 한다. 어쩌다 ‘타라미수’ 젤라또를 제조 중이던 때에 방문한 날에는 아담한 매장 안으로 갓 뽑은 커피 원액의 향이 진동하더라. 특히 과일류 젤라또는 실제 과일의 함량을 50~80퍼센트까지 높이기 때문에 정말 천연 그대로의 향과 달콤함만이 남아 실제 과일보다도 더 맛있는 셔벗이 탄생한다.

나는 젤라띠젤라띠를 안 이후로 아이스크림 편식주의자가 되어 버렸다. 찌는 더위에 응급처치용으로 먹는 아이스크림이 아니라면, 더 감미롭고 깨끗하면서 진한 맛이 담긴 젤라또만을 고집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예민해진 미각 때문만은 아니다. 콘 위로 감긴 젤라또를 핥을 때마다 이탈리아에서의 천진난만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렇게 잠시 맛보는 여행의 회상이 젤라또만큼이나 달콤하다.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17길 12
영업시간 : 평일 12:00~23:00, 주말 12:00~01:00
가격 : 콘·컵 4천원, 포장박스 1만~2만 원대, 기타 음료 4천 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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