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hiti

118개의 섬을 소유하고 있는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주도. 두 번째 섬은 타히티다. 수도인 파페에테가 있는 프렌치 폴리네시아에서 가장 덩치 큰 섬.보라보라와 모레아 등 주요 섬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자 타히티안의 로컬 라이프를 관찰할 수 있는 재미있는 동네다.

Tahiti

타히티. 그 대단한 이름에 비해 한국인 여행자들은 이 섬에 오래도록 머물지 않는다. 다만 에어타히티누이의 귀국편이 새벽이라 하룻밤을 어쩔
수 없이 지내는 정도다. 간단한 시내구경에 겨우 한두 시간을 내어줄 뿐, 대단한 노력은 기울이지 않는 수준으로 말이다. 그러나 어찌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심장인 타히티를 보지 않고 떠날 생각들을 하는가. 한 나라의 수도라고 해서 메트로폴리스를 기대할 수는 없다. 수도 파페에테는
인천의 오래된 우리 동네처럼이나 아담하므로. 하지만 그래서 더 좋다. 타히티안 로컬들의 틈에 섞여 헤맨다 한들 길을 잃을 걱정하나 없으니.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심장

타히티Tahiti는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주도, 즉 심장이다. 중심역할을 하는 데에는 수도인 파페에테Pape’ete가 있다. 경제적, 문화적, 정치적으로
아주 중요한 도시이지만, 1769년 제임스 쿡이 처음으로 마타바이 베이에 닻을 내렸을 때만 해도 파페에테에는 단 한명의 원주민도 살지 않았다고 한다. 18세기가 되면서 사람들이 이주해 오고, 또 선교사들이 들어오면서부터 마을이 형성되고 규모가 커져나간 것인데, 지금은 전체 인구의 무려 70퍼센트인 18만 5천 명 정도가 거주 중이다. 덕분에 도시는 활기찬 에너지가 차고 넘친다. 거리 곳곳에는 교통체증이 존재하고, 항구에는 하루 종일 배가 드나들며, 소담한 건물들은 멋스런 그래피티 아트로 뒤덮여 있으며, 은행과 시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린다.

시내구경의 핵심은 딱 둘로 나뉜다. 시장과 푸드 트럭. 파페에테 마르세Marche de Pape’ete에는 채소와 과일이며, 생선과 각종 이국적인 식재료들을 파는 정겨운 풍경이 펼쳐지는데 진주조개로 만든 목걸이, 나무 장식품 티키, 타히티안이 사랑해 마지않는 화관, 파레오Pareo고 부르는 사롱 등 살만한 것들이 많아 여행자도 쇼핑하기 좋다. 그중 머스트 바이 아이템은 모노이 오일Monoi Oil. 정제된 코코넛 오일과 물에 불린 티아레 꽃을 넣어서 만든 향기로운 오일은 이 나라의 ‘매직 로션’으로 타히티 여인들의 고운 피부와 부드러운 머릿결의 비결이라면 바로 이거다.
전 세계 생산량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최고 퀄리티의 흑진주 역시 쟁취해가야 할 보석이기도 하다. 시티투어의 마무리는 바이에테 광장Place Vaiete에 들어서는 푸드 트럭 룰로트Roulottes에서 하자. 오후 4시가 넘어가면 이내 유령도시가 되어버리는 파페에테에서 유일하게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곳. 해질 무렵인 저녁 6시부터 해안가 광장을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프렌치 폴리네시아 스타일의 요리를 선보이는
푸드 트럭들이 점령해 맛있는 냄새와 연기로 도시를 유혹한다. 마치 동남아시아 포장마차를 유럽에 차려 놓은 것 같은 묘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밤이 깊도록 현지인들과 뒤섞여 시끌벅적하게 먹고 마실 수 있는, 프렌치 폴리네시아 여행의 클라이맥스가 되어 줄 완벽한 공간이다.

한편, 파페에테를 벗어나면 이내 완전히 다른 세상이 나타난다. 바다는 파랗고 산은 푸르다. 소시에테 제도에서 가장 덩치가 큰 타히티는 다른
섬들만큼이나 휴양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타히티 누이Tahiti Nui와 타히티 이티Tahiti Iti, 표주박처럼 크고 작은 2개의 둥근 섬이 연결되어 있는 모양으로 해발 2천 미터를 훌쩍 뛰어넘는 산들이 여럿이라서 트레킹도 좋고, 사륜구동차를 타고 둘러보는 사파리 투어도 해볼 만하다.

1 정부의 행정 기관 등이 위치하고 있는 대로. 파페에테 시내에서 가로수가 가장 예쁘다. 
2 시내 중심에서 가장 상징적인 건물 중 하나인 고딕양식의 노트르담 성당. 
3 대통령 궁은 정원과 건물들을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는 한가로운 분위기다. 
4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수도, 타히티에서 가장 큰 도시인 파페에테는 멋진 그래피티 아트로 뒤덮인 멋진 빌딩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5 오후 4시만 넘으면 아무도 없는 유령도시가 되는 수도라니!

1 2 시내 중심에 위치한 파페에테 마켓. 두말하면 입 아픈, 여행 중 가장 재미있는 건 시장 구경이다. 채소, 과일, 생선뿐 아니라 여행자가 사면 좋을 만한 기념품도 많다. 
3 골목에 들어선 작은 슈퍼 마르쉐. 동네 사람들은 하릴없이 서서 수다를 떤다. 그 모습도 마치 화보처럼 예쁘다. 
4 흑진주는 타히티에서 머스트 바이 아이템. 
향기로운 모노이 오일은 이 나라 사람들이 애정 하는 아이템이자 최고의 기념품이다. 
6 해가 질 무렵 해안 광장에 들어서는 룰로트의 풍경. 밤이 깊을수록 분위기는 점점 더 달아오르니 현지인과 어울릴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