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 :: Kruger National Park
St! Big 5!

지상 최대의 사파리 투어, 크루거 국립공원

TV 속의 <동물의 왕국> 프로그램이나 동물원에서나 봤던 동물들을 구경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살아있는 야생의 동물들을 근접해 보는 특별한 사파리 투어. 사실 남아공의 방문 이유 중에서 우선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우리의 경상남북도 만한 엄청난 넓이의 초원에서 자연의 섭리대로 생존하고 있는 그 숨막히는 현장 속으로 들어가봤다.
글 여병구 편집장 사진 진하정 기자 취재협조 남아공관광청 www.southafrica.net, 카타르항공 한국지사 www.qatarairways.co.kr

크루거 국립공원 사파리에서 게임 드라이브 도중 만난 기린이 신기한 듯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피 끓는(?) 야생동물들과의 조우

어떤 나라를 방문한다면 그 나라만의 특별한 이슈를 찾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남아공의 크루거 국립공원의 사파리투어가 바로 그것으로 탄자니아의 세렝기티와 케냐의 마사이마라와 더불어 3대 사파리로 불린다. 사파리Safari는 스와힐리어로 ‘여행’이라는 뜻을 갖고 있지만 보통 지프처럼 오픈 돼있는 사파리 투어용 자동차인 레인지Range를 타고 야생동물을 근접 구경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사파리 보다는 ‘게임 드라이브Game Drive’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게임’은 즉 ‘사냥감’을 뜻하는 말로 야생동물 사냥을 즐기던 아프리카 사람들로부터 유래됐다고 한다. 남아공에 왔다면 당연히 꼭 넣는 프로그램이 크루거 국립공원Kruger National Park일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일단 ‘게임 드라이브’를 즐기기 위해서는 크루거 국립공원 내에서 숙박을 해야 한다. 조벅Joburg을 떠나 국내선인 SAASouth African Airways 항공으로 1시간 여 비행한 끝에 호스푸르잇 공항Hoedspruit Arpt에 착륙했다. 겨울의 열대 초원인 호스푸르잇은 사막처럼 황량한 벌판에 가깝다. 한적한 시골 역전 같은 공항을 빠져 나와 차량을 타고 숙소인 토니부시 로지Thorny bush Lodge(www.thonybush.co.za)로 향한다.

1 4 게임 드라이브를 하는 재미가 바로 이런 것! 야생동물의 리얼한 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2 레인지를 운행하는 드라이버들의 늠름한 모습? ㅎㅎ 이 분들을 잘 만나야 Big 5를 볼 수 있다. 
3 5 8인승 레인지에 탑승한 관람객들. 맨 앞 좌석에 앉은 사람이 가이드로 동물들이 어디에 있는 지 안내를 해준다. 이 분의 역할이 가장 크다!
6 이미 포식을 하고 벌렁 자고 있는 암사자와 아기 사자. 하루에 20시간을 자고 4시간 사냥하니 얼마나 피곤할까. 암사자 주위에는 몇 마리의 숫사자들이 있다는 사실! 
7 귀여운 임팔라들이 귀를 쫑긋 세우며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로지로 향하는 동안 양 옆으로 펼쳐진 초원이 전부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불리는 ‘게임 리저브Game reserve’로 개인 소유라고 한다. 간이 활주로에 경비행기 두 대 정도 보이는 걸 보니 개인 비행장까지 갖고 있는 듯. 로지는 한 눈에 봐도 자연친화적인 구조로 단독 객실로 이뤄져 있어 매우 프라이빗 하다. 통 유리로 돼 있는 거실 창을 여니 베란다에 탁자가 마련돼 있어 초원을 바라보며 차나 맥주 한 잔 들이키다 보면 어슬렁거리는 야생동물들을 볼 수 있다. 그 흔한 TV도 없지만 사파리 한가운데에 지어진 로지에서 동물들과 함께 잠을 자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다. 하지만 음식 때문에 고민인 사람은 미리 컵라면 등 여러가지 간식거리를 준비해오는 것이 좋겠다. 보통 1인당 550달러 선에 숙박과 게임드라이브까지 즐길 수 있다. ‘게임 드라이브’는 오후 3시30분과 새벽 5시30분에 가능한데 그 시간대에 상위 포식자들인 Big 5 동물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기 때문이다.

Amazing Big 5
Big 5란 바로 사파리에서 꼭 볼 수도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5종류의 동물로 사자Lion. 코뿔소Rhino, 표범Leopard, 코끼리Elephant, 버팔로Buffalo를 말한다. Big 5가 그 드넓은 게임 리저브에서 떼거지로 몰려다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두 볼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집요한 가이드의 탐색 능력과 운이 좌우한다.

Kruger National Park
1 흔히 볼 수 있는 사슴과의 쿠두. 
2 조류만 507종류가 있는데 그 이름 다 알기는 불가능. 
3 게임 드라이브의 백미! 어두워지기 사파리 내에서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간단하게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4 야간 게임 드라이브의 묘미! 긴장감과 스릴이 장난이 아니다. 가이드가 불빛을 비추며 맹수들을 쫓고 있다. 
5 6 들소와 코뿔소가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다. 
7 8 정말 순진하고 귀엽고 착하게 생긴 기린과 잘빠진 얼룩말 등 게임 드라이브를 통해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어둠 속의 포식자

어둠이 짙게 깔리기 전에 정해진 안전지대에 주차하고 맥주와 와인, 커피 그리고 간단한 스낵류를 꺼내 먹는 피크닉 타임. 긴장감도 풀고,
허기도 간단히 때우며 야간 사파리를 기다린다. 잠시 어두워진 듯 하더니 금새 어두워진 하늘은 눈이 부실 만큼의 별을 토해내기 시작했고
별에 잠시 넋이 나가 있는 사이 가이드는 정해진 길이 아닌 덤불을 조용히 헤쳐가며 표범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이제는 흥미를 넘어 신비한 의식과도 같다. 마침내 수풀 속에서 불쌍한 임팔라를 잡아 먹고 있는 표범의 형체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를 숨죽이며 보는 사람들의 표정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글이나 TV로 배운 약육강식의 현장을 직접 눈앞에서 보고 있자니 만감이 교차한다. 혹시라도 표범의 공격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이미 사냥과 식사로 지쳐 있을 표범에게는 그럴 여유는 없다고. 가이드와 레인지 차량이 한 몸이 된 듯이 거친 풀숲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최고의 가이드를 만났다는 확신에 Big 5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 이제 2마리의 Big 2를 보았다. 다음 날 새벽 5시 반 출발을 위해 일찍 잠에 들었다.

어스름한 새벽이 되고 또다시 레인지 차량에 몸을 싣고 출발했다. 이번에는 놀랍게도 사자가족이 임팔라로 아침식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0미터 정도 거리에서 보고 있는 그 긴장감이란...... 하지만 정작 사자들은 우리에게 관심이 없어 보인다. 어제보다 더 생생한 야생의 현장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덩치 큰 코뿔소 가족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지나 코끼리 가족들, 여기에 버팔로까지 마침내 Big 5를 모두 볼 수 있었다. 더욱 압권인 것은 느릿느릿 우아하게 걸어오는 기린가족들까지 첫 게임 드라이브에서 최고의 행운을 누린 것이다. 마치 저 멀리 아시아에서 온 손님들을 위해 크루거 국립공원이 아낌없이 마음을 열어준 듯 하다. 하지만 그 선물은 시작에 불과했다는 것을 케이프타운으로 향하면서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