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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rification of Hanoi

하노이를 예찬하라

여행자가 베트남에 쉽게 범하는 오류 한가지. 그것은 바로 베트남 여행은 중남부가 진리라는 것. 수도라고는 하지만 남부의 대표도시 호치민에 비해 딱딱하고 무거웠던 하노이의 분위기는 외면 당하기 일쑤였다(상대적으로 기회비용이 너무나 크기에). 그런 하노이가 숨겨왔던 매력을 착착 드러내며 유혹하고 있다. 베트남 북부로 어서 오라고~ 와서 이 도시를 예찬하라고~
글과 사진 임성훈 기자 취재협조 베트남 항공 www.vietnamairlines.com, 02-757-8920

 

베트남의 수도라지만 하노이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 화려하거나 활기가 넘치는 도시가 아니다. 그렇다고 촌스럽다거나 조용하기만 한 도시라는 의미는 또 아니다.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거다. 남부 최대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 호치민의 번화함(어쩌면 번잡함)과 세련됨(베트남에 한정해서)에 비교하자면 하노이는 수도라는 사실이 억울할 만큼 혜택을 받지 못한 듯 하다. 이에 대부분의 여행자들은(베트남 북부여행에 특별한 목적을 가진 이들을 제외한)좀 더 친절하고, 주변에 볼 것 많고, 많이 윤택한 호치민을 기점으로 삼아 여행을 계획하곤 한다. 하노이를 가득 메우고 있는 빛 바랜 무채색 건물들로 이 도시의 이미지를 간단하게 재단해 버린 채.

기자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여행지로서 하노이는 썩 흥미롭지 않았다. 몇 차례 현지에서 직접 경험도 했거니와 그곳에 관해 ‘전설처럼’ 내려오는 몇몇 스토리들 또한 유쾌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노이는 한동안 기억 속에서 그렇게 잊혀졌다. 아니 외면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굳이 하노이가 아니더라도 베트남에는 선택의 기회가 차고 넘칠 만큼 멋진 여행지들이 많으니까.

그러다 아주 오랜만에 하노이를 다시 찾았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전해지는 분위기가 새로운 종처럼 이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도시의 모습이나 사람들에게서 예전과는 다른 활력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본래 품고 있던 유구한 전통과 운치를 바탕으로 업그레이드된 긍정적인 변화였다. 그리고 차츰 마이너스를 상쇄하고도 남는 수많은 플러스들이 하노이라는 연산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베트남 최초의 대학, 문묘

‘북적북적, 시끌시끌’ 회백색 2층으로 단장한 ‘문묘문’ 앞은 학사모와 아오자이로 한껏 치장한 수많은 청춘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후끈거렸다. 졸업을 앞두고 ‘졸업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베트남의 대학생들이었다. 삼삼오오 모여 조잘대고 깔깔대는 그 혹은 그녀들의 모습이 천진하기만 하다. 어떻게 진행될지 모를 미래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어려운 과업을 이제 막 끝냈다는 후련함으로 가득한 표정들이었다.

‘문묘Temple of Literature’. 1070년 ‘리탄똥Ly Thanh Tong’ 황제가 공자의 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 유교사원이다. 베트남에 설립된 최초의 대학이기도 하다. ‘학문의 신’을 모시고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이 세워진 ‘문묘’에서 졸업을 기념하는 것은 그런 점에서 어쩌면 너무도 당연하고 의미 있는 일일지도. 각국에서 몰려온 수많은 여행자들과 복잡하게 뒤섞인 학생들의 행렬을 따라 경내로 들어갔다.

문묘는 크게 5개의 마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마당들은 연못을 가진 정원이나 작은 광장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그 뒤로 11세기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는 전각을 포함한 옛 건물들이 병풍처럼 서 있는 구조다. 공자의 사당이나 대성전, 국자감, 규문각 등이 마당 하나를 지날 때마다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유학자들이 담론을 나누던 누각인 규문각은 하노이를 대표하는 건물로 불릴 만큼 빼어난 건축미가 돋보인다.

330년간 이어진 과거 합격자들의 명단을 적어 놓은 거북 모양의 비석 ‘진사제명비’ 역시 지나치면 섭섭하다. 비석의 수만 무려 82개. 비문을 등에 지고 있는 거북의 머리가 모두 까맣게 변해 있어 궁금했다. 알고 보니 ‘거북’의 머리를 만지면 시험을 잘 본다는 속설이 있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손을 타서 그러하다고. 그러고 보면 중국의 영향력이 컸고 ‘문(文)’을 숭상하던 베트남과 우리의 옛 모습이 많이 닮아 있다. 문묘에서 가장 안쪽에 위치한 국자감을 거쳐 다시 돌아온 문묘문 앞. 포토그래퍼의 구령에 맞춰 손에 든 학사모를 머리 위로 던지는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의 앞날이 하늘 높이 떠오른 저 학사모처럼 거침없고 자유롭기를……

 

1 문묘의 문묘문 앞에서 졸업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베트남의 대학생들. 그들의 미래에 건승이 함께 하길 기원했다. 

2 문묘의 세 번째 정원인 석비정원의 전경. 연못 ‘천광정’의 주변 건물들 안에 과거합격자들의 이름이 적힌 비석 ‘진사제명비’가 보관되어있다. 
3 4 5 6 졸업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베트남 여대생들의 다양한 포즈.

 

1 검게 그을린 외관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고딕양식 ‘성요셉성당’. 하노이 올드타운의 랜드마크와 같은 건물이다. 
2 하노이 도로엔 오토바이와 자동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전거도 행상도 함께 공존하며 그들만의 룰대로 살아가고 있다. 
3 레러이의 칼을 회수해간 거북이를기념해세운 터틀타워. 호안키엠 호수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명을 받아빛나는 밤의 모습이 특히 아름답다. 
4 상점들이 밀집한 올드타운의 36거리를 느릿하게 달리고 있는 씨클로의 모습. 
5 화려한 프랑스 양식의 건물 주석궁. 과거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를 지배하던 총독이 사용하던 관저였다. 지금은 영빈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6 일주사를 향하던 길에 발견한 베트남틱한 기념품. 걸어 놓으면 귀여울 듯 해 나 역시 지갑을 열었다. 
7 미동도 없이 호치민 묘소를 지키고 있는 근엄한 경비병들. 
8 한 개의 기둥으로 건축된 일주사의 모습. 베트남의 국보 1호이자 가장 오래된 사원이다.

씨클로Cyclo로 돌아보는 하노이 시내

‘위잉위잉~’ 운전자가 밟는 페달에 맞춰 씨클로는 잘도 달렸다. 하노이 시가지의 풍경은 차양이 드리워진 좌석에서 길게 늘어져 있는 기자의 자세만큼 편안하게 다가왔다. 무수한 오토바이의 물결에 차들이 오히려 약자의 입장에 서는 하노이지만(물론 호치민의 그 살벌한 수준까지는 아니다)씨클로는 예외인 듯 하다. 이렇듯 큰 대로변도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거침없이 달리는 것을 보면. 노란색 유럽풍 건물인 오페라하우스(프랑스 파리의 오페라하우스를 모델로 지었다)가 위치한 ‘트랑티엔Trang Tien’ 거리를 지나 ‘리 타이 토Ly Thai To’ 거리로 접어드는 길목은 하노이의 ‘하이소’들이 사랑하는 거리다. 반듯하고 잘 닦여진 도로와 보행로 주변으로 속속 나타나는 고급 레스토랑들과 명품 점들은 하노이에서 간단하게 접하기 힘든 여유로운 광경이다.

‘위잉위잉~’가열차게 달리는 씨클로가 좁은 골목을 선택해 들어서자 풍경이 차츰 바뀌기 시작했다. 좁고 오래된 도로가 운치 있지만 아슬아슬하다. “여긴 어디?”라고 물으니 “구시가지Old Town”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고급 원피스를 벗고 다시 아오자이로 갈아 입은 하노이 본래의 정경이 씨클로의 속도에 맞춰 느릿하게 시선을 스치면서 다가오고 사라진다. 배낭여행자와 일반FIT들이 뒤섞인 여행자 거리를 지나 온갖 상점들이 밀집한 ‘36거리’에 접어 들었다. 36개의 상공인 조직이 36개의 거리에서 각자 정해진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부터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비단, 골동품, 그림, 모조품 등 온갖 종류의 물품이 거래되는 만물상 같은 동네이자 정부지정 문화거리다.

‘위잉위잉~’ 프랑스 식민지 시대 지어진 고딕양식의 ‘성 요셉 성당’에서 잠시 ‘스톱’을 외쳤다. 하노이를 방문한 여행자라면 대부분 사진을 찍고 마는 올드타운의 랜드마크. 검게 빛 바랜 외관이 녹록하지 않은 연륜을 뽐낸다. ‘위이잉위이잉……’ 씨클로의 속도가 잠시 느려 지는가 싶더니 눈 앞으로 커다란 호수가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하노이의 심장이라는 ‘호안끼엠’호수다. 약 300개의 호수를 가지고 있다는 호수의 도시 하노이를 대표하는 이 곳, 로컬들은 물론 여행자들에게도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곳이다. 호안끼엠은 환검(還劍), 즉 ‘검을 되돌려 주었다’는 뜻이다. 15세기 명나라 군사를 물리친 베트남의 영웅 ‘레로이’가 이 호수에 들러, 전쟁의 승리를 이끈 칼을 거북이에게 돌려 주었다는 전설에서 비롯되었다. 호수 주변은 하노이 최고의 번화가다. 하노이의 다른 어느 곳보다도 빼어난 풍경을 자랑한다. 때문에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각광을 받는다. 벤치나 잔디, 심지어는 오토바이 위까지 앉을 곳만 있다면 그 어디나 커플들이 연출하는 로맨틱한 분위기로 넘쳐난다. 검을 돌려 받은 거북이가 ‘이번에는’ 호안끼엠에 사랑의 묘약을 선물한 듯이. 호안끼엠 호수를 마지막으로 씨클로는 처음 출발했던 장소로 돌아왔다. 씨클로 유람을 마감하기에 앞서 현지인 가이드에게 오늘 루트의 가격을 물어보았다. 바가지나 잘못된 흥정으로 제법 명성을 떨치는 씨클로임을 알고 있기에(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참고가 필요했다. 운임은 10달러, 팁은 2달러라고 얘기해 준다. 물론 그것도 흥정하기 나름이라는 부연설명과 함께.

베트남과 더욱 친해지려면, 호치민 묘소

호치민만큼 베트남 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받았던 이가 또 있을까? 베트남의 독립과 통일을 완수한 그가 사망한 후 흐른 시간만 46년. 여전히 대중들에게 ‘호 아저씨’라는 친근한 애칭으로 불리며 추앙 받고 있는 호치민은 베트남의 슈퍼스타이다. 그런 점에서 호치민의 묘소를 방문하는 것은 베트남과 가장 가까워지고 친해지는 지름길이 아닐지.

1945년 9월2일 호치민이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장소인 바딘 광장은 아침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외국인 반, 로컬 반. 외국인들로 채워지는 대다수의 관광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호치민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 지 짐작할 수 있었다. 사람들에게 주목하던 시선을 거둔 잠시 후, 광장의 한 켠에서 20개의 대리석 기둥들이 지붕을 지지하고 있는 거대하고 웅장한 건물을 발견하고 압도되었다. 바로 이곳이 호치민의 시신이 방부 처리된 채 안치되어 있는 호치민 묘소이다. 화강암이 주재료인 이 건물은 베트남의 각지에서 거두어들인 ‘본 인 베트남’산 자재를 사용해 1975년 완공되었다. 마침 ‘내부를 공개하지 않는 날’이라 잠들어 있는 호치민과 인사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차라리 그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후에 자신을 화장해서 나눠 뿌려 달라는 유언을 남긴 호치민. 하지만 그런 바람과는 달리 유리관 안에 보존된 채 일반에게 공개되어야만 하는 그에게 전할 마땅한 인사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호치민이 생전에 애용했던 ‘자유와 독립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구절과 호치민 묘소가 머리 속에서 묘하게 오버랩 되었다.

하노이의 주요 관광 스팟답게 호치민 묘소의 주위에는 볼거리도 가득하다. 바딘광장에서 발걸음을 옮긴 지 얼마 후, 화려하게 치장한 유럽풍 건물 ‘주석궁’을 필두로 호치민 박물관, 호치민 자택 등이 줄줄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베트남 국보 1호이자 가장 오래된 사찰인 ‘못꼿사원’은 반드시 둘러봐야 할 명소중의 명소다. 한 개의 기둥 만을 가져서 ‘일주사一柱寺’라고도 불린다. 1049년 ‘리 왕조’의 2대 황제인 ‘리타이똥’ 황제가 건립했는데 사연은 이러했다. 평소 자식이 없어 고민하던 황제는 어느 날 밤, 연꽃 위에 앉아 있는 관세음보살에게 아기를 건네 받는 꿈을 꾸게 된다. 그 후 기적처럼 현실에서 왕자를 얻는다. 이에 감동한 황제는 감사의 표시로 사찰을 건립하도록 명했다. 꿈에서 본 연꽃을 똑같이 형상화 한 디자인으로. 그런 전설을 지녔기 때문일까? 아이를 점지하는 데 대단한 효험을 발휘한다고 소문나 2세를 얻는 데 고민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항상 끊이지 않는다.

완벽한 자연의 걸작, 하롱베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 멋진 자연을. 이 매혹적인 풍경을. ‘하롱베이’ 앞에서는 아름답다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그건 너무 진부하니까. 베트남이 자랑하는 절대자연 유산인 이곳은 굳이 많은 수식어로 부연할 필요가 없다. 그저 직접 가서 보는 것이 정답이다.

얼마 전 작고한 배우 ‘로빈 윌리암스’가 주연했던 영화, ‘굿모닝 베트남’에서 기자는 하롱베이를 처음 접했다. 아직 세상 밖으로 나가본 적 없던 사춘기 소년시절, 줄곧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그 장소와의 조우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세상에나! 저렇게 멋진 곳이 이 지구상에 과연 존재한다는 말인가!’ 감탄을 거듭했고 벌린 입은 다물지 못했다. 냉엄한 전쟁의 현실을 담은 줄거리임에도 그 어떤 로맨틱영화보다 설렘으로 가슴이 떨렸음은 물론이고. ‘굿모~~오~닝, 비에트남~’ 결국 중독성 강한 로빈 윌리암스의 하이톤 아침 인사와 함께 하롱베이는 그렇게 소년의 가슴 속에 진한 여운으로 남게 되었다.

하노이를 출발해 하롱베이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문득 당시를 회상했다. 로빈 윌리암스도 사라지고, 세상에는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곳이 상상이상으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된 나이. 하롱베이에 대한 가슴 떨림은 과연 여전할까? 하노이를 떠난 지 4시간 반 만에 버스는 선착장으로 들어섰다. 1박2일을 먹고 자며 하롱베이를 만끽할 크루즈 ‘펠리컨Pelican’호가 정박해 있는 곳이다. 뿌연 대기 사이로 통킹만과 기암괴석으로 불릴만한 섬들이 슬며시 모습을 드러냈다. ‘오케이~렛츠고!’

 

1 뱃사공의 노 젓기에 맞춰 하롱베이는 다양한 모습을 속속 내보여줬다. 
2 붕비엥 어촌마을에서 대나무보트를 갈아타고 하롱베이의 속 깊은 풍경까지 탐닉했다. 
3 4 하롱베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회동굴로 꼽히는 승솟동굴의 모습.

 

한참을 가도 에메랄드 그린의 바다와 석회암 카르스트지형이 빚어낸 기묘한 형태의 섬들만이 이어졌다. 2시간을 넘게 운항했다. 하지만 크루즈가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할 때부터 감동으로 벅차 오른 가슴은 도무지 진정되지 않았다. 그저 찬사만 보내다가 여정이 끝나버릴 것 같았다. 3,000여 개의 섬을 품고 있다는 하롱베이. 3.000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가 얼마나 큰 지 깨달음을 주려는 듯 사방으로 펼쳐진 섬들은 좀처럼 시야에서 사라질 줄 몰랐다. 하늘에서 용이 내려왔다는 뜻인 ‘하롱(下龍)’. 바다로 내려온 한 무리의 용들이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구하기 위해 뱉어 낸 수많은 보석이 지금 보고 있는 이 섬들이 되었다는 전설이다. 과거는 나라를 지키고, 현재는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모으며 경제를 지키는 하롱베이. 알고 보면 세월을 초월해 베트남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버팀목이다.

모양도 제각각, 크기도 제멋대로인 섬들을 ‘붕비엥 어촌마을Vung Vieng Fishing Village’에서 더 쉽게 볼 기회가 주어졌다. 사공이 직접 노를 저어 움직이는 작은 대나무 보트Bamboo Boat에 옮겨 타고 하롱베이의 은밀한 곳까지 속속 누비고 다녔다. 배마다의 승선인원은 5,6명. 힘들 법도 하건만 뱃사공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힘차게 노를 저어 나갔다. 삐걱삐걱 노를 젓는 소리와 ‘쏴아~쏴아~’ 배가 물살을 가르는 소리만이 규칙적으로 들려올 뿐 하롱베이는 고요 했고 사람들은 침묵했다. 당연했다. 압도적인 풍경을 가진 자연 앞에서는 감탄사도 나오지 않는 법이니까. 그렇게 얼마나 이동했을까? 앞서 간 배들에서 웅성거림이 전해졌다. 차별침식으로 마치 아치형 대교와 같은 형태의 통로를 가지게 된 섬에 거의 도착할 시점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헉’하는 소리를 뱉으며 그 대열에 합류할 수 밖에 없었다. 통로를 통해 보이는 맞은 편 세상이 금빛 석양으로 물들어가는 모습, 이 세계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일출을 맞이하기 위해 부지런을 떨어 갑판으로 올라갔다. 고요한 여명이 스며들기 시작한 하롱베이가 천천히 기지개를 켠다. 그에 따라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도 시크했던 검은 가면을 벗어 던지고 본연의 얼굴을 드러냈다. 황홀한 광경이었다. 세계7대 경관, 베트남 최고의 여행지 라는 등의 화려한 수식어에 한치의 모자람도 없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 하롱베이에는 통하지 않음을 느낀다. 이윽고 아침, 정박해 있는 크루즈의 승객들을 상대해 장사를 하는 보트 몇 대가 다가온다. 보트 앞머리에 진열한 상품들의 사이로 채 열 살도 안 됐을 법한 꼬맹이들이 보인다. 의도는 알겠지만 유감이다. 새 나라의 어린이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렇게 아침 일찍 장사 길에 동원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에.

‘승솟동굴Sung Sot Cave’은 하롱베이에 형성된 수많은 석회동굴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 받는다. 발견된 것도 비교적 최근이라 주목도 역시 높은 핫플레이스다. 거친 계단과 수많은 인파, 그리고 등산수준의 경사만 유념해 둔다면 만족할만한 경관을 틀림없이 보장한다. 다양한 색상의 조명을 받은 종유석들이 연출하는 신비한 모습에 동굴까지 오는 길의 피로함은 깨끗이 사라진다. 동굴을 유람한 후 들르게 되는 전망대에서의 풍경 역시 탄성을 자아내기에 모자람이 없으니 놓치지 말 것.

 

더욱 쾌적해진 베트남 항공을 통한 하노이여행

하노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당신, 베트남 항공Vietnam Airlines을 주목해 보는 것은 어떨지. 지난 10월 15일 인천공항에서 베트남 항공의 A350-900 XWB (XWB : eXtra Wide Body) 기체의 운항기념 행사가 거행되었다. A350은 에어버스사의 차세대 중대형 기종으로 아시아 노선에는 최초로 투입된다. 이를 통해 인천과 하노이간을 잇는 여정이 보다 더 안락하고 쾌적해졌다.

운항 스케줄
2015-2016 동계 시즌 동안 인천-하노이 (VN415편) 인천에서 18:05분에 출발 운항
인천 발 VN415 인천 18:05 출발 . 하노이 21:00 도착
하노이 발 VN414 하노이 10:35 출발 . 인천 16:30 도착
More Space, More Comf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