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aica :: Lifestyle

Feel the Real Vibe in the Cities

도시에서 자메이카 리얼 바이브를 느끼다

강렬한 태양과 야자나무 아래의 일광욕에 지칠 때쯤이면 날 것의 도시로 뛰어들어 리얼한 자메이카의 바이브를 느껴보자. 악명 높은 도시 킹스턴, 레게 리듬에 빠져드는 밥 말리 뮤지엄, 기분 좋은 산책을 할 수 있는 파모스에 가보고 이국적인 자메이칸 밥상에 도전해보는 거다.
글과 사진 함희선 기자 취재협조 드림아일랜드 02-566-3612, dreamisland.co.kr

1 공원에 하릴 없이 앉아 시간을 때우는 킹스턴 시민들. 뜨거운 땡볕에선 그늘 아래가 최고다. 
2 버스 터미널이 있는 도시의 중심가. 차도 사람도 정말 많다. 
3 명랑하고 친절한 커피숍 점원들. 
4 7 거리 노점의 천국이라고 부를 수 있는 킹스턴. 도로를 따라 과일부터 온갖 생필품까지,질서는 없지만 결국은 종합적인 스트리트 마켓이형성
5 긴 머리를 넣기 위한 큼지막한 모자가 인상적. 
6 자메이카 사람들의 패션 센스는 독특하고도 매력적이다.

우리는  자메이카를 때때로 아프리카라고 착각하는 것. 한편으론 영 바보 같은 이야기는 아닌 것도 같다. 그 땅엔 아프리카 흑인이 살고 있으니 말이다. 총 270만 명의 인구 중 97퍼센트가 흑인 혹은 흑백 혼혈, 그들은 17세기 노예무역을 통해 들어왔던 흑인 노예들의 후손들이다. 리조트의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야자나무 아래 일광욕을 하다 보면 문득 이들의 삶이 궁금해지곤 한다. 내가 번쩍거리는 럭셔리 리조트에 누워 칵테일을 홀짝거리고 있을 때, 저 문밖의 사람들은 전혀 다른 세상 속을 걷고 있으니.

아프리카 흑인들의 땅

자메이카의 역사는 1494년 콜럼버스의 2차 항해 때 발견되던 그 시점에서 늘 시작한다. 스페인의 식민지가 시작된 그 해. 그러나 그전에도 자메이카는 존재했었다. 이제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 오래전의 시간들. ‘나무와 물의 땅’이라는 의미를 가진 ‘Xaymaca’라는 이름 아래 타이노Taino족이 살았더랬다. 지금은 절멸된 서인도 제도의 아라와크 인디언 부족들이 말이다. 그러나 콜럼버스가 북부 해안의 오초 리오스Ocho Rios에 첫 발을 디딘 뒤 모든 것은 변했다. 그들이 가져온 설탕과 노예, 그 두 가지로 인해 전부다. 자메이카는 스페인의 지배하에 150년의 세월을 보내고,
다시 1655년부터는 영국의 식민지를 거쳤다. 노예제도가 폐지되기까지 자메이카는 노예무역의 중심지로서 영국에 막대한 부를 가져다주었다. 지금의 가나와 나이지리아에서 데려온 노예들은 사탕수수밭에서 폭력과 고통 속에 노동해야 했고, 영국인들은 복종을 위해 그들을 끊임없이 학대하고 죽였으며 다시 반복적으로 아프리카에서 노예들을 들여왔다. 1834년 노예제도가 폐지되고 1962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경제적 혼란과 정치적 양극화로 자메이카는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또 여전히 지금까지 그러하기도 하다. 우울한 역사는 잊고 원래의 뿌리인 아프리카로서 살고 싶어 하는 열망을 품고 있지만 쉽지 않은 삶이다.

꿈틀대는 자메이카의 심장

천국 같은 해변의 마법에서 벗어나 완전히 희석되지 않은 현실의 자메이카를 보고 싶다면 수도 킹스턴Kingston을 봐야 한다. 휴양지의 나른함과는 완전하게 대비적인 날 것의 도시. 거리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레게 리듬이 깔리고 사람들은 어디론가 발걸음 빠르게 오고 간다. 복잡하게 엉켜있는 자동차들, 절대 멈출 일 없는 소음, 공기 중에 짙게 드리운 마리화나 냄새, 도시의 강렬한 색감과 거기에 자메이카 사람들의 특유의 강한 에너지가 더해져 도시는 자극적이다. 킹스턴은 세계에서 7번째로 큰 항구와 자메이카의 최고봉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 사이에 위치한다. 몬테고 베이에서 자동차를 타고 남동쪽으로 4시간 거리 즈음. 도시는 크게 2개의 지역으로 나뉜다. 다운타운과 업타운. 다운타운에는 역사적인 건물들과 의회, 은행, 스트리트 마켓, 미술관 등이 있으며, 가난한 이들이 모여 사는 빈민가가 다운타운 서쪽에 형성되어 있다. 유년시절의 밥 말리가 살았던 트렌치 타운Trench Town이 바로 여기다. 업타운은 손바닥 뒤집듯이 반대다. 도시의 가장 훌륭한 호텔과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으며, 킹스턴 전망이 끝내주는 언덕들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살 것 같은 호화주택들이 점령하고 있다. 자메이카의 첫 번째 흑인 백만장자가 지었다는 식민지 풍의 아름다운 건축물 데본 하우스Devon House와 밥 말리 뮤지엄Bob Marley Museum이 업타운 최고의 볼거리다.

1 일러스트가 그려진 빈민가의 레스토랑. ‘게토의 파라다이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2 생선 값을 흥정하는 시장 풍경. 
3 철창으로 완벽하게 무장한 빈민가의 슬픈 슈퍼마켓. 
4 거리의 멍한 청년들. 자메이카의 청년 실업율은 40퍼센트에 달한다. 
5 노점에서 슬리퍼를 팔던 할아버지 상인. 
6 전통적으로 시장 건물은 이렇게 나무로 짓는다. 
7 빈민가 산책, 혹은 뒷골목 탐방은 위험한 발상이지만, 큰 시장의 메인도로에 잠시 차를 세우고 둘러보는 정도는 괜찮다.

문제아 이미지의 킹스턴

사실 킹스턴의 문제 많은 이미지는 한없이 매력적인 자메이카에 있어서 여행의 걸림돌이다. 1990년대 이후로 모던화되며 다소 괜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빈곤으로 인한 범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치안 불안으로 많은 자메이카인들이 미국, 캐나다, 영국으로 이주하기도 했다. 통계적으로 매년 2만 명이 미국으로 이민하고 있으며, 특히 고등교육을 받은 고급 인력 중 60퍼센트 이상이 해외에 체류 중이다. 이 사실을 듣고 보니 자메이카의 어둠이 끊을 수 없이 악순환 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여행자들이 주로 머물게 되는 몬테고 베이, 오초리오스, 니그릴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안전하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킹스턴은 로컬들도 방문 자체를 권유하진 않는다. 중심가와 메인 도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있는 지역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이 괜찮지만, 뒷골목 헤매는 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고 백인이나 동양인이라면 어디서든 눈에 띄기 때문에 각별히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면서. 아마도 지역을 잘 알고 있는 로컬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든 문제없이 다녀도 될 테지만 말이다. 킹스턴의 예쁜 중심지가 아니라 리얼한 뒷모습을 보고 싶은데 조금 겁이 난다면 차를 타고 천천히 가면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실제로 나도 그런 식으로 빈민가를 통과했더랬다.

카리브 해의 아름다운 휴양지의 뒷면에 범죄와 마약, 빈곤 등 온갖 사회적 이슈를 떠안고 있는 자메이카. 한없이 모순 덩어리인 나라이지만, 그만의 낭만이 있고 행복의 느껴진다. 슬픈 역사와 가난의 짐을 지고 있어 마음은 아파도 자메이카의 매력은 전혀 희미해지지 않는다.

레게 리듬 속으로

자메이카를 여행할 때면 레게 음악이 어디서나 들려온다. 특히 밥 말리Bob Marley의 목소리는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들을 수 있다. 자메이카 하면 곧 레게, 한 나라를 떠올릴 때 무조건 음악으로 대표되는 곳이 또 있으려나. 마치 사람들의 유전자에 레게가
심어진 채 태어난 것처럼 자메이카와 이 리듬은 뗄 수 없는 관계다. 레게Reggae는 자메이카의 수도인 킹스턴Kingston의 슬럼가를 배경으로 탄생한 가난한 흑인들의 음악이다. 느릿하고 리드미컬한 선율에 흥겨워 얼핏 행복을 노래하는 듯 들리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세인트앤 교구의 나인 마일에서 태어난 밥 말리는 돈을 벌러 도시로 떠난 엄마를 따라 킹스턴으로 삶을 옮겨왔다. 트렌치 타운Trench Town, 킹스턴에서도 가장 가난한 동네로 이사와 유년을 보냈다. 노예제도가 폐지되고, 영국으로부터 독립도 했지만 대립하는 두 정당의 싸움으로 나라는 하나도 바뀌지 않았던 그 시절, 1945년 태어난 밥 말리의 세상은 그러했다. 게다가 중년의 영국군 대위와 10대 흑인 엄마 사이에 태어나 아빠 얼굴도 모른 채 성장한 그에게 삶이란, 어린 나이부터 오로지 가난과 고통을 주는 것뿐이었다.

아프리카 토속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그의 음악에는 자메이카 흑인들이 겪었던 과거와 현재가 녹아있다. 음악의 첫 시작은 ‘울음’이었다던 그의 말처럼 밥 말리는 서른여섯 젊은 나이에 암으로 죽기 전까지 레게 음악 안에 희망을 그렸고, 음악으로 평화를 이루고자 노력했다.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그의 가사에 집중하고 있으면 마치 철학가의 강의를 듣는 것처럼 마음이 동한다. 여전히 심각한 사회 문제들이 자메이카의 현실 앞에 놓여있지만 다행히 밥 말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그래도 자메이카의 고된 삶에 조금의 낭만이 느껴지는 것 같다. 음악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적었던 그의 노랫말이 매일같이 그들의 입에서 오르락내리락 거리고 있으니.

1 업타운에 있는 밥 말리 뮤지엄. 그의 모습을 그린 벽화가 담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그를 닮지 않은 것 같다. 
2 프리덤! 밥 말리가 그토록 외쳤던 단어다. 터프 공 스튜디오의 울타리에 걸려있는 깃발. 
3 자메이카의 최고 기념품,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도 그러할 스테디셀러는 바로 밥 말리가 그려진 티셔츠다. 
4 레게 뮤지션인 밥 말리가 가장 애정했던 리코딩 스튜디오인 터프 공 스튜디오. 
5 그가 남긴 명반들. 
6 밥 말리의 벽화 앞에서 터프 공 스튜디오의 가이드가 멋진 포즈를 취해주었다. 
7 밥 말리가 생전에 거주했던 뮤지엄 앞의 청동상.

킹스턴에 남은 밥 말리의 흔적들

킹스턴의 업타운에는 1975년부터 1981년까지 밥 말리가 거주하고 음반을 리코딩했던 집이 밥 말리 박물관Bob Marley Museum으로 보존되어 그의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밥 말리를 애정하고 존경하는 팬들에게는 마치 신성한 사원과도 같은 곳. 다들 위험하다며 가기를 꺼려하는 자메이카의 수도 킹스턴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오고 가는 곳이기도 하다. 오로지 가이드 투어를 통해서만 그의 침실과 스튜디오를 비롯해, 방들에 전시되어 있는 기타, 셔츠, 사진, 자료 등을 관람할 수 있다. 그의 음악에 심오하게 취해있다면 역시 킹스턴에 자리하고 있는 터프 공 리코딩 스튜디오Tuff Gong Recording Studios를 방문하는 게 좋겠다. 45분 동안 가이드와 함께 그가 꾸렸던 연습실과 그의 명반들이 탄생한 녹음실을 아주 가까이서 둘러볼 수 있다.

정겨운 파모스 산책

킹스턴이 궁금하긴 하나 몬테고 베이에서 거리도 멀고, 좋지 않은 치안 때문에 꺼려지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마을이 하나 있다. 몬테고 베이에서 차로 동쪽으로 20분을 달리면 나오는 파모스Falmouth. 대형 크루즈가 정박하는 항구가 있어 외국인 여행자들이 종종 드나드는 만큼 치안이 좋기 때문에 1시간 남짓 가벼운 산책을 하기에 훌륭하다. 사실은 내가 처음 파모스에 가고 싶다고 했을 때, 모두가 반대했더랬다. 대체 거기에 뭐 볼 것이 있어서 가느냐며, 그냥 사람 사는 작은 동네라고 말이다. 파모스에 가야 할 이유는 그거 하나다. 보통 동네 구경과 일반 사람 구경.

인구 1만 명도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인 파모스는 광장과 레스토랑, 시장과 각종 상점이 있는 중심가를 한 바퀴 도는 데 20분이면 된다. 꼭 봐야 하는 것도 없다. 대신 일상을 보내는 자메이카 사람들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길거리에 앉아 수다 떠는 아줌마들, 시장에서 흥정하는 상인들, 레게 리듬을 흥얼거리며 눈짓을 보내는 젊은 남자들, 새하얀 교복을 갖춰 입은 발랄한 학생들. 얼음에 설탕시럽을 뿌린 스카이 주스Sky Juice 한잔을 사서 손에 들고 설렁설렁 걷는 산책은 흥미롭기만 하다. 걷기는 중심 광장인 워터 스퀘어Water Square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뉴욕보다 앞서서 급수장이 설치되어 있던 파모스의 역사적인 장소이자 지리적 중심지라서다. 눈썰미가 있는 이라면 곧 발견하게 되는 파모스의 특징이 하나 있다. 보통 사람들의 집 사이에 우뚝 선 멋진 건축물들 말이다. 과거 노예가 사고 팔리며, 럼과 설탕의 무역이 이뤄지던 항구 도시 파모스는 막대하게 축척한 부로 1769년 계획적으로 건설되어 마을 곳곳에 영국 조지 왕조 시대의 건축 양식으로 지은 의회, 경찰서, 세무서, 교회 등 웅장한 빌딩들이 많이 남아있다. 캐리비안 지역에서 트로피컬 조지아Tropical Georgian 스타일의 건축물들이 가장 잘 보존되었다고 평가된다.

1 파모스에는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많다. 기둥이 두꺼운 웅장한 이 건물은 의회. 
2 감각 있는 컬러와 디자인으로 꾸며진 슈퍼마켓이 인기가 좋은 지 북적거린다. 
3 산책 중에 만난 멋쟁이 할아버지 둘. 
4 얼음 조각 위에 색색의 설탕 시럽을 뿌린 스카이 주스는 더운 날씨 속 산책과 환상의 궁합이다. 
5 과거 노예들의 철야농성이 열리곤 했던 윌리엄 닙 메모리얼 교회. 
6 파모스는 계획도시라서 잘 정리되고 말끔한 분위기다. 
7 노랑과 초록, 컬러풀한 건물 외벽이 아무나 지나가도 멋진 순간을 만들어낸다. 
8 제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관광경찰. 그녀들의 뒤로 보이는 광장이 파모스의 중심 워터 스퀘어다.

저크 치킨은 자메이카의 소울 푸드

“자메이카 하면 뭐니 해도 저크 치킨이지!” 현지인들의 저크 치킨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대단하다. 저크Jerk라고 붙은 것들은 모두 다 사랑하지만 치킨이 원조이자 톱이다. 같은 방식으로 요리한 돼지고기와 생선, 소시지도 인기 있다. 아마 한국이 김치라면 자메이카는 저크 치킨, 자메이카의 소울 푸드라고 할 수 있겠다. 레시피는 가정마다 혹은 레스토랑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하룻밤 전에 각종 항신료가 들어간 소스로 마리네이트한 고기를 숯불에 구워낸다. 럼, 식초, 마늘, 양파, 클로브, 타임, 칠리, 오일, 올스파이스, 생강, 시나몬, 소금, 블랙 페퍼, 설탕 등 소스에 들어가는 재료의 종류만도 어마어마하다. 잘 재워둔 치킨과 포크를 훈제 수준으로 천천히 굽는데, 포인트는 작고 빨간 고추나무인 피멘Pimento를 밑쪽에 받쳐주는 것. 은근히 불에 익혀낸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하며 특히 자메이칸의 비법이라고 할 수 있는 저크 소스 맛이 침샘을 자극한다.

전국의 어느 식당에 가도 저크 치킨이 메뉴에 올라 있지만, 여행자라면 스코치스Scotchies를 추천한다. 몬테고 베이, 오초 리오스, 니그릴에도 매장이 있는 프랜차이즈로 전통 방식으로 구운 저크 치킨의 맛을 보장한다. 다만, 프랜차이즈라고 부르기 무색하게 판잣집의 구조를 가졌으나 안심하자. 그들은 위생 장갑과 모자를 쓰고 유니폼까지 맞춰 입는 자메이카 스타일의 프랜차이즈이니.

자메이카에서 뭐 먹지

여행의 반은 음식이 차지한다는 데에 모두 이견이 없을 터. 낯설기만 한 자메이카에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리조트에만 머무를 경우 프렌치, 이탈리안, 웨스턴, 차이니즈, 재패니즈, 타이, 브라질리언 등 인터네셔널한 퀴진으로 배를 채우게 될 테지만, 그래도 자메이카 스타일 밥상도 한번 도전해봐야 하지 않겠나. 가장 만만한 음식은 패티Patty다. 비프, 치킨, 생선, 랍스터, 채소, 새우 등을 감칠맛 나는 향신료와 함께 넣어 튀겨낸 미트 파이로 납작 군만두 같아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커리를 베이스로 하는 요리도 많다. 뼈째 자른 염소고기를 커리로 양념해 콩밥과 함께 먹는 고트 커리Goat Curry도 저크 치킨에 버금가는 자메이칸의 소울푸드. 소꼬리찜인 옥스테일Oxtail 스튜는 한국 갈비찜과 똑같으니 여행 중 입맛이 없을 때 좋겠다. 스크램블 에그에 애키Ackee라고 부르는 과일과 소금에 절인 대구인 솔트피쉬Saltfish를 넣어 볶은 요리는 절대 불변의 자메이칸 아침 메뉴다.

저크 치킨은 국민 맥주 레드 스트라이프Red Stripe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여행이 끝나도 쉽게 잊혀 지지 않는 자메이카 스타일의 치맥. 자메이카에서 단 한 번의 식사를 해야한 다면 메뉴는 생각할 것도 없이 저크 치킨과 레드 스트라이프다. 또한 럼Rum도 이 나라의 자랑거리다. 여러 브랜드가 있으나 애플톤Appleton의 것을 최고로 친다. 향과 목넘김이 훌륭하나 자칫 한방에 취할 수 있으므로 리얼 자메이칸처럼 진저비어나 우유와 함께 섞여 마시길. ‘럼을 마실 때는 시간이 빨리 흐른다.’라는 속담마저 있으니 말이다. 그 이름은 너무나도 유명하지만, 이들의 물가에 비해 심하게 비싼 탓에 현지인들은 진짜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 커피는 마시지 않는다.

1 훌륭한 저크 치킨을 맛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스코치스. 사진 속 요리는 저크 포크다. 
2 로컬들에게 인기 좋은 몬테고 베이의 레스토랑인 드래곤 라운지의 야외 테이블. 알록달록한 테이블과 체어, 깃발 장식이 싱그럽다. 
3 여러 종류의 애플턴 럼. 
4 프라이드 피쉬. 생선 위에 올라가 있는 식초에 절인 매콤한 양파와 칠리는 애스코비치라고 부르는 자메이카 전통 요리다. 옆의 빵은 페스티벌이라고 부르는 밀가루 튀김. 
5 다양한 맛의 저크 소스를 곁들인 저크 치킨. 
6 병 모양이 독특한 레드 스트라이프. 
7 프랜차이즈 스코치스의 계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