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seille :: Souvenir
Top 5 Made In Marseille

메이드 인 마르세유가 좋아

마르세유는 돈 쓰는 맛이 좋은 도시다. 좋은 물건과 좋은 문화가 넘치는 이 거대한 항구 도시에서 누릴 행복 가운데 쇼핑의 즐거움을 어찌 놓칠까. 돈을 쓰며 도시를 알게 되고, 마르세유이기에 더욱 의미 있는 소비를 권장하기 위해 마련한 코너. 마르세유에 머무는 동안 반드시 사야 할 최고의 ‘메이드 인 마르세유’ 다섯 가지를 꼽았다.

글 이소윤 기자 사진 진하정 기자 
취재협조 한진관광 www.kaltour.com, 부슈뒤론 관광청(BOUCHES-DU-RHONE TOURISME) www.myprovence.fr,마르세유 관광사무소(Office de Tourisme et des Congres de Marseille) www.marseille-tourisme.com, 프랑스관광청(Atout France) kr.france.fr

마르세유 비누, Savon de Marseille

마르세유에서 여러 세대를 거쳐 살아온 사람 중에 이 비누를 애용하지 않는 이는 없단다.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을 세차게 휘감는 바람 미스트랄의 건조함도 이겨내는 천연 비누. 마르세유 내에서만 생산된 역사가 거의 600년에 가깝다. 그래서 마르세유를 거닐다보면 ‘사봉 드 막세이Savon de Marseille’라는 글자를 자주 발견하게 된다. 허나 역사가 깊은 무엇일수록 진짜와 가짜는 항상 공존하는 법.
일단 진짜 마르세유 비누는 72퍼센트의 천연 오일을 비롯한 천연 재료만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지중해 바닷물과 소듐, 코코넛이나 올리브 오일을 함께 거대한 가마솥에 넣고 계속 저으며 뭉근히 며칠간 열을 가한 후, 모양을 잡고 아주 단단한 비누로 완성될 때까지 자연 건조시킨다.
이 모든 과정이 최대 한 달까지 소요될 때도 있다니 실로 만만치 않은 정성이다. 19세기까지 성공적인 항구 도시였던 마르세유에서는 좋은
비누 제작을 위해 필요한 재료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한 때는 마르세유 비누 회사가 30곳 이상 공존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직 3개의 공장만이 남아 있는 상태다. 그중 하나인 ‘사봉 르 세랄Savens le Serail ’의 비누를 세련되게 포장하여 판매하는 브랜드인 ‘콤파니 드 프로방스Compagnie de Provence’ 매장을 찾았다. 다양한 크기와 향기, 가격대의 마르세유 비누를 비롯해 액상 비누, 로션, 향수, 리빙
소품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다. 브랜드명 그대로 프로방스에서 탄생한 회사들의 제품만을 선별해 판매하니 모든 물건 하나하나에 신뢰가 간다. 나는 올리브색을 띠는 올리브 오일 마르세유 비누와 생선 뼈 모양의 앙증맞은 비누 받침, 그리고 선물용으로 작게 묶음포장된 비누 세트를 구매했다.

주소 1 Rue Caisserie, 13002 Marseille
문의 www.compagniedeprovence.com

세일 클로스 재활용 브랜드, Les Toiles Du Large

지중해 항해의 꿈이 담긴 가방을 만드는 브랜드, ‘르 투왈 듀 라르쥬Les Toiles Du Large’. 마르세유 구항구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두 가지는 배와 바다이다. 이 브랜드의 가방을 들고 다니면 그 두 마르세유의 상징을 항상 곁에 두고 있는 듯하다. 선박의 돛을 만드는 ‘돛천Sail
Cloth’을 재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해풍을 견디는 돛천으로 재탄생된 물건들이니 물론 튼튼하며, 심플한 디자인이 멋까지
살린다. 마르세유에서 처음 시작되었고 여전히 이 도시 내에서 모든 재료 공급과 제작 공정을 거치는 토종 프로방스 브랜드다. 이 정도면 바다를 품은 프로방스의 도시에서 산 기념품으로 완벽한 조건을 갖춘 셈. 가방뿐만 아니라 재활용 돛천으로 만든 작은 의자, 생활용품, 액세서리 등도 마음을 빼앗는다.

주소 36 Quai de la Tourette, 13002 Marseille
문의 www.lestoilesdularge.com

마르세유 전통 과자, Navette

‘나벳Navettes’은 마르세유 사람들에게 항상 친근한 존재이다. 마르세유에서 1781년에 시작돼 약 200년간 오직 이 전통 프로방스 과자만을
만들어온 역사 깊은 베이커리 ‘푸르 드 나벳Four de Navette’의 작품이라면 믿고 맛볼만하다. 그 오랜 세월 동안 그들만의 나벳 레시피는 유출되지 않았다. 나벳은 마르세유를 상징하는 날씬하고 기다란 배의 모양을 본떠 만들어진 막대과자다. 턱에 힘을 단단히 주고 베어 물면 퍽퍽한 듯 고소한 과자 조각에서 프로방스의 전형적인 오렌지 꽃 향이 풍긴다. 오렌지 꽃은 마르세유와 프로방스 사람들에게는 지극히 편안하고 일상적인 향기지만 여행자에게는 처음에 다소 낯설 수 있다. 특히나 음식에 그 향이 배어있을 경우라면. 마치 딱딱한 다이어트 에너지바를 씹는 듯한 첫 식감에 먼저 놀라고, 약간의 단맛과 함께 입안을 지배하는 오렌지 꽃 향에 다시 놀랐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출출할 때마다 자꾸만 손이 가던 묘한 매력의 과자다.

주소 10 place de la Joliette, 13002 Marseille
문의 www.fourdesnavettes.com

작은 점토인형, Santon

프로방스 사람들의 푸근한 크리스마스를 우리 집으로 들이고 싶었다. 이 작은 점토인형 ‘상통Santon’이 그 바람을 이루어 주길. 파니에르의 작은 골목에서 전통 상통 작업실 ‘아르떼라Arterra’를 찾았다. 1996년부터 지금의 자리를 지켜온 이 가게는 프로방스의 오랜 전통인 작은 점토 인형만을 판매하고 있다. 인형들은 작게는 높이 7센티미터, 크게는 20센티미터가 넘어가는 것도 있다. 이 인형들이 1년 중 가장 사랑받는 때는 바로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12월말이 되면 시골 마을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에 온가족이 방문해 매년 하나씩 상통을 사오는 것이 일종의 문화라고 한다다. 그렇게 하나둘 모으다 보면 언젠가 상통들로 작은 나만의 마을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가족들이 옹기종기 둘러 앉아 인형을 고르고 만지작거리는 모든 시간들이 달콤한 추억이다. 때로는 색이 칠해지지 않은 상통을 사와 다 같이 색칠을 하기도 한다. 상통들은 대부분 프로방스 과거의 전통적인 의상을 입고 있어 더욱 앙증맞다. 작은 인형이라 해도 모두 제작자의 의도와 정성으로 디자인되고 색칠한 이기에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다양한 상상력이 자극된다. 특히나 프로방스의 도시 아를을 사랑했던 화가 반 고흐의 디자인도 있다. 그가 바로 나의 첫 상통이 되었다는 후문이다.

주소 15 rue de petit Puits, 13002 Marseille
문의 www.santons-arterra.com

마르세유 어부의 생선 스프, Bouillabaisse

어부와 상인들이 세운 도시 마르세유에서라면 그들의 소울푸드를 맛봐야 하리라. 도시를 대표하는 음식 ‘부야베스Bouillabaisse’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녹아 있다. 좋은 부야베스란 그날 갓 잡은 신선한 생선 4~7마리와 지중해 바닷물을 기본 요소로 삼는다. 우리네 어머니들이 깊고 맑은 국물을 위해 반나절 이상 사골을 우려내듯, 통 생선이 부드러운 수프가 될 때까지 뭉근히 우리고 끓이는 것이 부야베스이다. 이 음식을 먹는 방법은 총 3단계이다. 가장 먼저 서빙되는 스프를 순수하게 맛본다. 곧이어 나오는 바삭하게 구운 빵에 갈릭 소스 ‘라 후이La Rouille’를 듬뿍 발라 스프에 빠뜨리고, 그 셋의 부드러운 조화를 즐긴다. 마지막으로는 주문과 동시에 스프에 적셔 오븐에 들어갔던 생선들이 등장한다. 눈앞에서 웨이터가 곱게 생선살을 발라주면 이와 함께 푹 익은 감자, 스프를 한 그릇에 담아 먹는 것으로 끝이다. 그 맛을 즐기는 흥미로운 과정들이 마르세유 전통 음식의 품격을 올려주는 기분도 든다. 하지만 재밌게도 부야베스는 애초에 가난한 서민들의 음식이었다. 어부들이 그날 팔리지 않은 생선을 처분하기 위해 한 냄비에 모두를 넣어 푹 끓이고는 뚝딱 해결해버리는 한 끼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요리하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레시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결국 지금은 레스토랑에서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는 50~60유로도 아깝지 않게 지불하는 고급 요리로 여겨지고 있다. 마르세유에서 총 3번의 부야베스를 시식해보았는데도 여전히 간단한 문장으로 그 맛과 느낌을 표현하기 힘들다. 3번의 부야베스 맛이 모두 흡사한 듯 매우 달랐기 때문이다. 각 가정마다, 동네마다 여전히 다른 레시피로 요리되는 음식이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초반에 스프와 함께 나오는 라 후이 소스는 그 누구도 싫어할 수 없는 맛. 갈릭 마요네즈라 생각하면 쉬운 이 소스가 미세하게 비린 향을 풍길 수 있는 스프의 허전함을 가득 메운다. 거기에 프로방스 사람들이 애정하는 식전주 ‘파스티스Pastis’를 곁들이면 완전한 한 식탁의 마르세유가 완성된다. 과거 음용이 금지되었던 술 압셍트를 대신해 만들어진 이 술은 마르세유 사람들이 본격적인 식사를 하기 전, 물이나 얼음에 희석해 홀짝 거리며 이야기꽃을 피우기 딱 좋은 주류다.

부야베스 먹기 좋은 레스토랑, Restaurant Chez Madie Les Galinettes

전형적인 마르세유 특유의 정식이 즐기고 싶다면 이 레스토랑을 권한다. 항구를 마주보는 위치도 훌륭하지만, 마르세유와 프로방스의 전통 요리를 전문으로 한다. 깊은 맛의 부야베스를 30유로 미만의 가격으로 그럴싸하게 맛볼 수 있다. 유독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부야베스 레시피를 보유한 레스토랑이다.

주소 138 Quai du Port, 13002 Marseille
문의 www.chez-madie-les-galinettes.zenchef.com

Les Arcenaulx

고풍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문화를 함께 음미할 수 있는 레스토랑. 오래된 무기 저장고를 서점과 상점, 카페, 레스토랑을 모두 담은 공간으로 개조한 건물이다. 특히 레스토랑은 멋진 저택의 서재에서 만찬을 즐기는 듯한 인테리어로 꾸며졌다. 프로방스 요리와 이탈리안 메뉴, 부야베스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주소 25 Cours Honore d'Estienne d'Orves, 13001 Marseille
문의 www.les-arcenaul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