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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oved Sauna in Finland 

핀란드 사람들의 사우나 사랑


핀란드 사람들의 사우나에 대한 애정은 정도를 넘어선다. 한주의 피로를 푸는 것도 사우나고, 교회에 가기 전에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것도 사우나이며, 크리스마스나 축제 등에 절대 빠지지 않는 것도 사우나다. 집 없이는 살아도 사우나 없이는 살지 못할 이들이란 말이다. 헬싱키 사우나의 아주 보통의 풍경을 사진으로 훔쳐봤다.

수도 헬싱키에 있는 사우나의 숫자만 세어도 3백 만 개. 핀란드 사람들의 사우나에 대한 애정은 정도를 넘어선다. 계절도 필요 없다. 1년 내내 사우나의 열기는 식을줄 모른다. 뜨거운 증기에 달궈진 몸을 얼음 같은 호수와 바다에 담구거나, 눈 위를 구르고, 그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기를 즐기는 핀란드 사람들이다. 홀딱 벌거벗고 스마트폰도 버려둔 채 즐기는, 가장 자유로운 의식. 이들은 사우나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믿는다. 한주의 피로를 푸는 것도 사우나고, 교회에 가기 전에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것도 사우나이며, 크리스마스나 축제 등에 절대 빠지지 않는 것도 사우나다. 심지어 정치적으로 사업적으로 중요한 결정이나 거래가 필요할 때도 사우나가 등장한다. 과거엔 아기를 낳는 장소였으며, 또 집을 지을 때 가장 먼저 짓는 것도 사우나였다. 집 없이는 살아도 사우나 없으면 살지 못할 핀란드 사람들이란 말이다.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사우나 중독자로 만드는 것일까.

핀란드 사우나 초보자를 위한 가이드
사우나 안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리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까.
1 우선, 사우나는 모두에게 이롭다. 아주 오래된 핀란드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을 정도다. “사우나, 술, 타르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병은 분명 치명적인 것일 테다.”
2 핀란드의 사우나는 사교적 장소다.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과정. 자신의 사우나에 누군가를 초대한다는 것은 존경의 의미이기도 하다.
3 핀란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완전히 누드인 상태로 사우나하는 것을 선호한다. 모르는 사람과 함께 사우나할 때도 마찬가지. 별일이 아니다. 나체는 자연스러운 일일뿐이다. 수영복이나 수건을 두르고 싶다면 그러면 된다. 취향을 따르면 된다.
4 남녀 사우나가 구분되어 있다. 사우나가 단 하나밖에 없는 대중 사우나의 경우 이용 시간이 따로 정해져있다.
5 옷을 다 벗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퇴폐적이지 않다. 오히려 성스럽다. 사우나는 몸을 깨끗하게 하고 휴식을 취하는 게 목적이다.
6 화려한 불빛이나 향기로운 아로마, 분위기 좋은 음악 따윈 필요 없다. 전통적인 핀란드 사우나는 반드시 깜깜하고 고요해야 하므로. 신선한 자작나무로 향기롭다면 충분하다.
7 사우나의 열기는 돌이 여럿 들어있는 스토브를 뜨겁게 달궈서 만든다. 습한기운은 뜨거워진 돌 위에 물을 뿌리면 순식간에 마법처럼 피어오른다. 딱 좋은 사우나의 온도는 75-85도.
8 물을 뿌리는 방식에는 특별한 게 없다. 원할 때 언제든지 뿌릴 것. 한편 사우나가 이미 충분히 뜨겁다고 생각할 때, 다른 사람이 물을 뿌리려고 한다면 제지해도 된다. 사우나 안에서는 의견을 말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9 갓 자른 자작나무 뭉치로 스스로를 채찍질 해보자. 자학적으로 보이는 일이나 꽤 기분이 좋다. 핀란드 사람들은 이렇게 혈액순환 촉진하기를 즐긴다. 특히 여름에 숲에 있는 교외 별장이라면 벌거벗은 나무꾼이 되어 자작나무 회초리를 만들어볼 것.
10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일은 수분 보충하기. 사이다와 탄산음료, 그냥 물도좋다. 그러나 핀란드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우나와의 환상의 궁합은 두말할 것 없이 역시 맥주다.

핀란드 사우나에 대한 모든 것
단순한 땀 흘리기를 넘어서는 핀란드 사람들의 사우나 사랑. 이들에게 사우나란 어떤 의미일까.
1 사우나란 핀란드 스타일로 땀 흘리는 방식의 목욕이다. 물론 목욕탕은 전 세계 많은 문화에 존재한다. 핀란드와 똑같은 타입의 사우나도 역시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 스모크 사우나가 가장 전통적인 방식의 핀란드 사우나다. 훈증 사우나는 흙으로 된 바닥이며, 지붕에 위로 젖히는 쪽문이 있다. 창문 쪽에는 아주 작은 틈들이 있다.
3 핀란드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매일 사우나를 즐겼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 일주일에 2번 정도 하는 것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요일도 정해져 있다. 수요일과 토요일. 이것마저도 줄어들어 요즘엔 토요일이 공식적인 ‘사우나 데이’ 다. 긴 한주를 보내고 난 뒤에 취하는 휴식이자, 다음 주를 깨끗하고 상쾌하게 시작하자는 의미다.
4 지난 19세기 후반에 헬싱키의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공용사우나가 많이 늘었다. 그러나 또 1950년대 후반에 많이 사라졌다. 이후에는 다시 개인 아파트 안에 사우나를 건설하는 것이 흔해졌다. 거주지의 규모와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의 핀란드 사람들은 집에 개인 사우나를 갖추고 있다.
5 많은 공용사우나가 남자와 여자 사우나로 구분되어 있다. 사우나 출입에 나이제한은 아예 없다.
6 오래전에 사우나는 아픈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또한 아기를 출산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엄청난 열기가 위생적인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믿음이 있어서다. 핀란드 서부에서는 고기를 훈제하는 데에도 사우나를 이용하곤 했다.
7 전통적으로 질병이나 장애 같은 아주 넒은 범위의 치료에 사용되었던 사우나. 부항, 방혈, 마사지 등이 이뤄지는 장소였다. 지금까지도 사우나는 감기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공간이라고 핀란드 사람들에게 인식되어지고 있다. 물론 한 번도 핀란드 사우나가 감기에 효과 있다는 과학적인 증명이 이루어진 적은 없지만 말이다.
8 핀란드 사람들이 알고 있는 신화 중에는 ‘사우나 요정’이 그들의 사우나를 보호하며, 또 사우나 하는 걸 다 지켜보고 있단다. 사우나 안에서 욕하는 게 금지되는 이유다. 큰 목소리도 내지 않는 게 좋다. 요정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사우나는 신성한 공간이란 소리다.
9 사우나는 단순한 목욕의 의미를 넘어선다. 의례, 심지어는 초자연적인 정화의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몸뿐만 아니라 영혼까지도 말이다. 그래서 핀란드 사람들은 일요일에 교회를 가기 전에 꼭 사우나를 해야 한다. 토요일이 공식적인 ‘사우나 데이’로 여겨지는 이유다.
10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로 된 사우나는 헬싱키 수오멘린나 섬에 있는 핀란드 해군사관학교에 있다. 1904년에 건설되었으며, 사우나의 규모는 65스퀘어 미터로 높이는 5미터에 달한다. 한 번에 무려 180명이 함께 앉아 사우나를 할
수 있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