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월간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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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대한민국]     도시분류 :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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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URMET] 아시안 누들 3

Gourmet :: Asian Noodle

아시안 누들 3

국물에 잠겨 있던 국수를 젓가락으로 떠 올리는 기쁨, 이를 야단스럽게 한 입 가득 흡입하는 짜릿함, 면을 다 씹기 전 덤으로 국물을 들이키는 흐뭇함. 국수 한 그릇으로 만끽하는 이런 즐거움을 반기는 이라면 필히 아시아 여행으로 배부를 것이다. 일본에는 두꺼운 면을 한 번에 먹으면 장수한다는 우동이 있고, 중국에는 생일상에 필히 오른다는 장수면도 있다. 이처럼 면 요리에 갖은 의미를 부여하는 아시아 누들 로드를 따라 티베트, 싱가포르, 홍콩의 국수를 탐했다. 마침 새해도 밝았으니 타이밍이 적절하다.
글 이소윤 기자 사진 남아현 기자

청키면가, 홍콩 완탕면云.面
그 나라 사람들의 생활 가장 깊숙한 데 자리하는 음식들은 온순한 맛을 띠는 경우가 많음을 자주 느꼈다. 홍콩과 광동 지방 사람들의 그것 역시 마찬가지임을 ‘청키면가’에서 배운다. 완탕면의 본가라 할 수 있는 60년 전통의 홍콩 청키면가와 기술제휴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땅에 들어선 청키면가는 매일 끓이는 육수와 매일 삶는 계란면 향이 가득한 곳. 오직 뜨끈한 육수와 면, 새우완탕 세가지만으로 채워진 한 그릇은 오직 본론만 이야기한다. 돼지사골과 건어물을 맑게 우려낸 육수에 달랑 면만 담긴 것인데 왜 이리 맛이 있는지. 육수만 담은 그릇을 들이켜면 아주 진한 어묵 국물에 돼지고기 향이 더해진 맛이지만, 면과 함께라면 보다 은근하고 부드럽게 느껴진다. 거기에 홍콩에서 수입하는 찹쌀 발효 식초, 적식초와 고추씨가 화끈하게 씹히는 고추기름 라조장을 더하면 깊이는 배가 된다. 홍콩에서부터 생면 그대로 들이는 계란면의 식감은 씹을수록 놀라웠다. 살짝 덜 익은 당면이나 천사채가 잠시 떠오르지만 그보다 매끄러운 표면과 부드러운 맛이 일품. 잘 불지도 않아 한참 이야기를 나누거나 다른 음식을 음미하다 돌아와도 처음 맛 그대로다. 계란면만의 경쾌한 식감 때문에 채소가 일절 들어가지 않은 국수인데도 입 안에 지루할 틈이 없다. 더불어 가끔씩 재미를 더하는 새우완탕에 달달한 적식초를 묻혀 먹는 재미도 한 몫을 한다. 입에 들어감과 동시에 사르르 녹아 버리는 만두피 안으로 식감이 톡톡 터지는 새우 살과 독특한 향의 돼지고기가 기다리고 있다.
주소 청담점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52길 15 1층
영업시간 매일 11:30~22:00 (15:00~17:00 브레이크타임)
가격 완탕면 8~9천 원대, 만두 4~7천 원대, 해산물 요리 2~7만 원대

포탈라, 티베트 툭빠Thukpa
‘포탈라’의 툭빠를 먹다 보면 절로 두 손이 모아진다. 마치 지금 내가 앉아 있는 곳이 나를 초대한 티베트 친구 집의 지붕 아래인 것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만들어낸 정성이 감사해서다. 현지의 맛을 면으로도 해치기 않기 위해 매일 직접 뽑아내는 생면은 반죽에 강황 가루가 들어가 보기에도 어여쁜 노란 빛을 띠고, 걸쭉한 닭·소고기 육수는 애초부터 인도 향신료로 고기 잡내를 잡으며 우려냈기에 국물의 농도와 채취부터 남다르다. 정성스런 손맛이 담긴 탓인지 부드러운 면의 식감과 맛이 먹는 내내 좋은 기분을 몰고 왔다. 흔히 인도와 네팔, 티베트를 함께 여행한 이들에게 티베트 음식은 개성 강한 인도·네팔 음식과 달리 담백함에 기댈 수 있는 존재라 했다. 툭빠를 맛보면 이를 바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네 장칼국수가 뇌리를 스칠 만큼 익숙한 국물과 면의 느낌. 허나 결코 똑같지 않다. 마치 데자뷰를 겪듯 낯익은 맛이지만 콕 집어 똑같다 비교할 음식을 찾을 수 없다. 면과 국물 기초부터 함께 하는 이국적인 향신료들 덕분이다. 거기다 산초로 얼얼함을 더하는 양념장까지 곁들이면 만족스러운 기시감이 증폭된다. 부드러운 식감이지만 오래 두고 먹어도 잘 불지 않는 면을 장식하는 짭조름한 육수, 그 속에서 가끔씩 아삭함을 선사하는 채소의 향연은 듬직한 그릇의 바닥도 금세 드러낼 끈기 있는 매력을 지녔다. 티베트 사람들의 신념에 따라 인공조미료를 멀리 하는 포탈라의 음식이지만, 편법 없이 이처럼 구수한 감칠맛을 재현한다는 사실이 새삼 고맙다. 더욱 반가운 사실은 채식 미식가들을 위해 채소 육수 툭빠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는 것. 고기 육수와 채소 육수 중 선택해 주문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99 수표교빌딩
영업시간 매일 11:00~22:00
가격 툭빠 1만 원대, 티베트 요리 1만 원대, 인도·네팔 음식 1만~2만 원대


블랙페퍼574, 싱가포르 락사Lak sa
싱가포르의 락사는 매콤함과 달콤함, 이질감과 쾌감을 모두 챙긴 욕심 많은 국수다. 특히 싱가포르를 비롯한 베트남, 태국 등의 동남아시아 음식을 고루 충실히 재현하는 ‘블랙페퍼574’의 락사는 믿었던 만큼 근사한 만족감을 안겨준다. 카네이션 크림과 새우 페이스트, 레몬그라스, 갈랑가가 이 한 그릇의 국수를 위해 합심했으니 국물 맛이 한없이 깊어질 수밖에. 거기에 레드 커리와 코코넛 밀크가 만나 조색한 맛깔난 주황빛은 부드러운 매콤함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더불어 단맛을 담당하는 코코넛팜까지 더해 이 화려한 이국의 맛이 구현되는 것이다. 싱가포르 락사에는 호키엔 면이 주로 사용되지만, 나는 이곳 락사의 쌀국수 면이 그토록 고마웠다. 매일의 밥상에 오르는 국물들과는 전혀 다른 맛이지만 묘하게 밥이 당기는 순간들을 쌀국수가 바로바로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기에 더 걸출한 매콤함을 더하고 싶다면 동남아식 감칠맛을 응축시킨 양념장을 곁들여도 좋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이 완전한 국물 속에서 가끔씩 면대신 잔뜩 불은 유부를 떠먹는 일은 또 어찌나 황홀한지. 유부의 빈틈을 꽉 메운 락사 국물이 두 볼 가득 입을 채우는 충족감으로 코웃음이 절로 난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20길 7
영업시간 평일 11:00~23:00, 일요일 10:00~21:00
가격 락사 1만 원대, 베트남 쌀국수 9천~1만 원대, 태국 요리 1~2만 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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