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월간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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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3월호]     대륙분류 : [유럽]     국가분류 : [이탈리아]     도시분류 : [제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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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FIELD] 시간으로 기억되는 도시, 제노아

A city remembered as time,
Genoa

시간으로 기억되는 도시, 제노아

아주 오래 전부터 할머니, 엄마 그리고 아이가 따라 걸었던 길이다. 제노아는 세월의 흔적을 소중히 여기고 낡음이 가진 멋을 아는 도시였다.
그래서일까. 제노아에 머물렀던 시간은 오래될수록 잔향이 유난히 짙게 남았다. 중세시대에서 시간이 멈추어 버린 올드타운부터 생기 가득한 항구까지. 지도 한 장 펼쳐들고 정처 없이 떠돌았던 도여보행의 기록들이다.
글과 사진 차예리 기자 



제노아 여행 준비는 쉽지 않았다. 로마나 베네치아와 같은 도시에 비해 여행 정보가 적었던 탓이다. 실제로 제노아에 머물면서 한국인은커녕 동양인도 쉽게 마주칠 수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떠나오기 전, 제대로 된 지도 한 장을 구할 수 없어 걱정했던 시간들은 무의미했다. 여행 코스나 무언가를 찾을 필요없이 예쁜 거리들을 걷는 것만으로도 이미 완벽했음으로.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수차례 길을 잃으면서 써내려간 도보여행의 기록들이다.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제노아는 베네치아와 함께 중세시대 무역의 중심지였던 항구 도시다. 중세 십자군 원정과 르네상스 시대의 활발한 지중해 무역으로 발전했던 과거의 풍요로움을 그대로 간직한 채 여전히 눈부신 도시로 기억되고 있다.

1 콜럼버스의 생가는 옛 성문 앞에 있다. 작은 2층 건물이라 쉽게 지나칠 수 있으니 두 개의 깃발을 보고 찾아 가면 쉽다.
2 6 올드타운의 골목 풍경들. 만물상점들을 구경하며 걷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3 올드타운의 오래된 건물들은 대부분 베란다가 없다. 창문과 창문을 연결하여 빨랫줄을 만든 집주인의 아이디어가 놀랍다.
4 5 산 로렌초 대성당의 상징과도 같은 줄무늬.

걷는 즐거움, 올드타운Old Town

제노아의 올드타운은 구역을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페라리 광장을 시작으로 산 로렌초 대성당 일대를 말한다. 2명이 겨우 지나가는 좁은 골목부터 여행자들이 모이는 넓은 광장까지 크고 작은 길들이 미로처럼 얽혀있다. 헤매듯이 걸으면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는다. 깊숙한 올드타운은 제노아가 한창 빛을 발하던 중세시대에서 시간이 멈췄다. 무심코 지나는 건물의 갈라진 벽, 손때묻은 나무 손잡이, 울퉁불퉁한 바닥에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불편함을 감소하고서라도 오래된 것을 지키면서 사는 제노아 사람들이 부럽다. 낡은 것의 멋을 아는 사람들일 것이다.

줄무늬 산 로렌초 대성당Saint Lorenzo Cattedrale

산 로렌초 대성당이야말로 올드타운의 역사를 대변해주는 장본인. 5세기와 6세기 사이에 처음 세워진 이후, 1312년에는 고딕 양식의 정면 파사드를, 16세기에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의 종탑과 돔을, 17세기에는 제노바를 상징하는 벽면 줄무늬를 보탰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양식이 덧붙여져서 독특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산 로렌초 대성당은 번영했던 제노아의 명성을 보여주듯이 화려하다. 색색의 대리석과 벽을 빼곡히 수놓은 섬세한 조각, 웅장한 프레스코화에서 중세시대의 기품이 느껴진다. 성당을 지켜주듯이 양쪽에 늠름하게 앉아있는 두 개의 사자상은 이탈리아 조각가인 카를로 루바토의 19세기 작품이다. 산 로렌초 대성당의 가장 큰 특징인 흰색과 검정색이 대비를 이루는 줄무늬는 내부 고딕양식의 기둥과 아치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3개의 신랑nave는 모두 대리석으로 덮여있고,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오묘한 색의 빛이 비춘다. 천장을 향해 고개를 들면 섬세한 프레스코화가 성당의 내부를 뒤덮고 있다. 비잔틴 시대의 1300년대 작품으로 영광의 그리스도와 최후의 만찬, 성 베드로와 성 게오르 기우스를 그린 그림이 빼곡하다. 내부는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으며, 노출이 많은 의상이라면 입구에 마련된 천으로 가리고 입장해야한다.


제노아에서 하나의 길만 걸어야한다면, 가리발디 거리 Via Garibaldi

기자가 묵었던 숙소의 호스트 앞에서 지도를 펼쳐놓고 “어디부터 가야할까?” 라고 묻자 호스트는 고민 없이 가리발디 거리를 가리키더라. 10미터 폭, 250미터 길이의 평범해 보이는 가리발디 거리는 2006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되었다. 16세기 무역과 상업의 발전으로 부를 축적한 귀족들이 제노아에 호화로운 궁전들을 많이 지었는데 가리발디 거리에 궁전과 역사 깊은 건물들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1 팔라초 로소의 6층 전망대에 올라 바라본 제노아의 전경. 저 멀리 항구까지 한 폭에 보인다.
2 3 미술관 내부 곳곳에 마련된 의자. 편하게 앉아서 오래도록 감상하라는 배려일 것이다.
4 미술관에서 바라본 좁고 긴 가리발디 거리
5 팔라초 비앙코의 입구는 붉은색 깃발로 단번에 찾을 수 있다.
6 궁전들 사이의 고풍스러운 야외 정원
7 팔라초 투르시에 전시된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세 개의 궁전과 세 개의 예술, 팔라초 로소Plazzo Rosso & 비앙코 Bianco & 투르시Trusi

가리발디 거리의 여러 궁전 중에서 팔라초 로소Plazzo Rosso와 팔라초 비앙코 Plazzo Bianco, 팔라초 투르시Plazzo Trusi는 현재 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술관 3개를 모두 관람하는 비용은 단돈 9유로. 호화로운 귀족 양식과 고풍스러운 가구, 화려한 장식들을 보존하고 있고,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붉은 궁전이라는 뜻의 팔라초 로소에는 브리뇰레Brignole 가문이 수집한 고가구와 장식품 등이 보존되어 있고, Veronese, Reni, Guercino 등의 이탈리아 화가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2층부터 4층까지의 전시관을 관람한 이후에는 꼭 전망대가 있는 6층으로 올라가자. 미술관에 왔다가 전망대까지 무료로 볼 수 있으니 이만한 일석이조가 없다. 제노아의 여러 전망대에 올랐지만 단연코 로소의 전망대가 최고더라. 많은 여행자들이 가리발디 거리로 들어서자마자 로소도 비앙코도 아닌 팔라초 투르시부터 찾아 헤매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제노아에서 태어난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가 실제로 사용했던 바이올린을 만날 수 있기 때문. 두 눈으로 그의 손때 묻은 바이올린을 바라보며, 두 귀로 그의 연주를 들었던 순간은 특별하게 남았다. 투르시에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외에도 미술 작품과 리구리아 도자기, 고가구, 태피스트리tapestry 작품 등도 전시중이다. 마지막으로 하얀 궁전이라는 뜻의 팔라초 비앙코는 팔라초 로소와 마주보고 있다. Cambiaso, Strozzi, Fiasella 등의 제노아 출신 화가와 Lippi, Caravaggio, Procaccini 등의 이탈리아 화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1 제노아의 길은 페라리 광장을 통한다.
2 페라리 광장에서 이어지는 쇼핑거리
3 항만 항역장비를 형상화한 작품인 비고Virgo는 제노아 항구의 상징이다.
4 6 바다에서 바라본 제노아 항구가 알록달록하다. 해가 저물수록 아름다운 야경이 드러난다.
5 페라리 광장의 한켠에 있는 주세페 가리발디 동상과 오페라 극장
7 보트투어에 참여한다면 꼭 야외 2층 데크의 끝자리를 선점하길
8 9 항구에서 출발하는 시티버스투어는 45분 동안 제노아의 거리를 달린다.


다 같이 돌자, 페라리 광장 piazza de ferrari

제노아의 모든 길은 페라리 광장을 통한다. 광장을 시작으로 로마거리와 쇼핑거리, 올드타운 등이 모두 이어지니 하루에 몇 번이라도 지나치게 되더라. 페라리 광장은 그 자체가 역사라고 할 만큼 나이 지긋한 건축물들이 빼곡하게 늘어서있다. 주세페 가리발디Giuseppe Garibaldi 동상과 오페라 극장,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 리구리아주 관청, 백년이 훌쩍넘은 Palazzo della nuova borsa가 둥글게 마주본다. 과거 제노아 총독이 머물렀던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은 미술관과 박물관, 대형 행사장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페라리 광장에서는 궁전의 뒷모습이 보이는데 벽에 알록달록하고 입체적인 그림을 그려 넣었다. 멀리서보면 그림이 아니라 실제 조각처럼 보일 정도로 정교하다.

제노아 항구의 낮과 밤

이탈리아 무역의 중심지였던 제노아에서 항구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 된다. 제노아 항구는 사람도 공간도 활기를 띈다. 매일 거대한 화물선과 화려한 지중해 크루즈 선이 빈번히 드나들며 여행자들을 내리고 태워간다. 바다가 삶의 일부인 제노아 사람들에게 항구는 놀이터 이자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안식처와도 같은 곳이다. 호화로운 요트부터 작은 통통배까지 가득한 마리나에는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해질녘에 도착하여 항구의 선셋을 감상하길 바란다.

 


제노아를 빠른 시간에 감상하는 두 가지 방법이다. 물론 천천히 두 발로 직접 걸으며 감상하는 것만은 못하다.

Boat Tour

보트투어는 바다 위에서 제노아의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필수 코스. 낮에 승선해서 알록달록한 제노아를 바라봐도 좋고, 해질녘에 출발해서 선셋과 야경을 즐겨도 좋다. 보트 투어는 여러 코스가 있는데 계절과 날씨에 따라 운행시간이 다르다. 홈페이지(www.whalewatchliguria.it)를 통해서 원하는 코스를 미리 확인하자. 제노아 항구를 천천히 감상하고 싶다면 한 시간이 소요되는 Genova Porto Antico-Old Port 코스를 추천한다. 항구의 ‘NaveBus' 안내판 앞에서 출발하는데 티켓부스가 따로 없고 배에 승선해서 요금을 지불하면 된다. Genova Porto Antico-Old Port 코스는 평일에 4회 운행되며, 성인 6유로다.


City Tour Bus

시티 버스 투어는 45분동안 페라리 광장과 가리발디 거리, 콜럼버스 생가, 코르베토 광장piazza Corvetto 등의 주요 여행지를 거쳐간다. 4월부터 10월까지 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11월부터 3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제노아 항구의 아쿠아리움 입구에서 출발하고, 어른은 12유로, 12세 이하는 6유로다.
홈페이지(www.genoacitytour.com)을 통해서 투어 코스를 미리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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