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월간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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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4월호]     대륙분류 : [남아메리카]     국가분류 : [아르헨티나]     도시분류 : [부에노스아이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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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삶의 애환을 그린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

Reader's Essay :: Buenos Aires

Buenos Aires
삶의 애환을 그린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

작년, 칠레에서 일하면서 10개월을 살았고 짬짬이 남미 이곳저곳을 여행했다.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이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버스로 35시간을 이동했다. 국경을 지나기 위해 넘어야 했던 안데스 산맥은 광활하고 웅장했다. 출발한지 하루하고 반나절이 지나 드디어 도착한 부에노스아이레스. 숙소에 짐을 풀고 대로로 나오니 아르헨티나의 상징 7월 9일 대로와 오벨리스코, 그 주위로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나를 반긴다.


강지수 l 경기도 용인시 용구대로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했다. 멕시코 교환 학생과 칠레에서의 짧은 회사 생활, 중미 엘살바도르 SCA(중미통합 체제)에서의 인턴을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로 글을 쓰고 있다. 이야기와 여행, 중남미를 좋아하는 20대.


7월 9일 대로, 아르헨티나 전성기의 흔적

7월 9일 대로A venida 9 de Juli o'는 폭 144미터의 9차선 도로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도로이다. 신호 한 번에 다 건너기 힘들 정도로 넓은데, 도중에 사진까지 찍느라 신호를 두세 번은 지난 것 같다. 넓은 대로와 주위의 호화로운 건물들은 세계 강대국들 중 하나였던 아르헨티나의 과거를 단면에 보여 준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대대적인 경제 위기를 겪고 있지만, 아르헨티나 시민들의 나라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이는 조상들이 남긴 도시의 예술성이 한몫하는 것 같다. 대로 중앙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제정 400년을 기념하여 세운 '오벨리스코Obe lis co가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랜드마크와 같은 존재다. 대로 가까이에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통령궁인 '카사 로사다Casa Rosad a'(분홍빛 저택이라는 뜻)와 5월의 광장이 보인다.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대통령궁의 2층 발코니에서 연설을 했고, 수많은 시민들이 5월의 광장에 모여 자유와 인권을 외쳤다. 5월의 광장에선 군부 독재의 탄압으로 세상을 떠난 이들을 추모하는 침묵시위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살아있는 역
사 중심지인 셈이다.



라 보카의 까미니또 거리

역사 중심지, 5월의 광장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상징 오벨리스코
분홍빛 저택, 아르헨티나 대통령 궁

레콜레타 묘지, 아르헨티나의 영원한 퍼스트레이디 에비타를 만나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동북쪽에는 부촌임과 동시에 다양한 문화 시설들로 유명한 레콜레타Reco le ta라는 동네가 있다. 이곳에는 수많은 아르헨티나의 전 대통령, 정치가, 예술가들이 잠든 '레콜레타 묘지Reco leta Cemete ry'가 있는데,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묘는 아르헨티나의 성녀라 불리는 에바 페론 Eva Peron의 묘이다. 그녀는 전 아르헨티나의 대통령 후안 페론의 두 번째 부인으로, 노동자들의 인권을 개선하고자 노력한 인물이다. 그녀의 애칭인 에비타E vi ta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에바 페론은 아르헨티나 비아몬테V iamon te라는 지역에서 사생아로 태어났다. 그녀의 엄마는 동네 농장 주인의 정부였기에, 에바는 아버지의 법적인 딸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녀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드림을 꿈꾸며 15살에 혼자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건너와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연예인 자격으로 참석한 자선행사에서 그녀의 운명, 미래의 남편이자 전 아르
헨티나 대통령 후안 페론을 만난다. 이때 에바 페론은 그가 자신에게 부와 명성을 가져다 줄 것을 단번에 알아본 것이다. 과거 단역 시절에도 자신에게 성공을 가져다 줄 것 같은 남자들만 만났다는 후문이 있다. 그녀는 아마 순수함과 욕망을 동시에 가진 인물이었을 거란 나의 생각이다. 신만이 그녀의 마음을 알 것이다. 후에 정권을 잡은 페론 부부는 '페론주의'를 펴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파격적인 복지 정책을 실현해 노동자들의 환경을 개선해 나갔다. 하지만 나라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정책을 펼친 나머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아르헨티나 경제 침체의 장본인이라는 비판 또한 받고 있다. 이러한 엇갈리는 평가에도 그녀는 노동자들의 대변인이었고, 희망이었기에 아직도 그녀의 묘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서성이고, 꽃들이 놓여 있었다. 34세라 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 살아있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사랑하고 기억한다. 더 큰 힘과 영향력을 지녔던 많은 인사들의 묘지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에비타가 그저 올곧고 완전한 사람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허나 대중이 그녀의 결함도 사랑할 만큼 호소력이 짙고, 마음이 뜨거운 사람이었을 것이다. 사생아임과 동시에 아르헨티나의 퍼스트레이디였던 그녀의 삶은 한편의 영화와 같다.

라 보카 지구, 이민자의 애환이 담긴 탱고의 고장

부에노스아이레스 동남쪽에 위치한 라 보카La Voca 지구는 유럽의 이민자들이 아르헨티나드림을 품고 긴 대서양을 건너 도착한 항구다. 19세기 말, 아르헨티나에 유럽의 자본이 들어오면서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계 이민자들이 몰려들었는데, 라 보카 지구는 그중 제일 가난했던 이탈리아계 이민자들이 자리 잡은 곳이다. 그들은 항구 노동자였고, 일의 고단함을 술 한 잔과 음악으로 위로했다. 그리고 그들은 음악을 들으며 애환을 담아 춤을 췄는데, 그 춤이 바로 우리가 익히 아는 탱고Tango이다. 지금도 라 보카 지구 거리에는 탱고 음악이 들리고, 심심치 않게 탱고를 추는 탕게로스Tangueros를 볼 수 있었다. 어둡지만 격정적인 탱고 음악은 절망과 희망의 순간을 넘나들던 그들의 삶과 많이 닮았다. 거리의 집들은 동화 속에 나오는 집들처럼 알록달록하다. 당시에 가난했던 노동자들이 항구를 칠하다 남은 페인트로 부분부분 집을 칠해 그렇다고 한다. 이민자들의 고단한 삶의 흔적이지만, 관광객들에겐 더 없이 매력적이고 예술적인 항구 도시다. 이 도시가 예술적일 수 있는 건 그들의 애환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라 보카 지구의 집들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도 남는 여행이지만, 이곳에 담긴 이민자들의 애환을 알고 간다면 색색의 집들과 거리의 탱고 음악 소리가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다.




아테네오 서점, 오페라 극장에서 서점으로
보카 주니어스의 홈구장, 라 봄보네라 경기장
라 보카의 오리지널 탱고
수많은 인사들이 잠든 곳, 레콜레타 묘지 



라 보카 형형색색의 집들

라 봄보네라 경기장, 축구의 신 마라도나의 집

라 보카 지구에서 조금 벗어나니 ‘라 봄보네라La Bombonera’ 경기장이 보인다. 라 봄보네라 경기장은 아르헨티나 리그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보카 주니어스팀의 홈구장이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로 손꼽히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속했던 팀으로도 유명하다. 라 봄보네라의 가장 유명한 경기는 슈퍼클라시코Superclasico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보카라는 지역을 근거지로 하는 보카 주니어스와 부에노스아이레스팀 리버 플레이트의 경기를 말한다. 이 경기는 지역뿐만 아니라 계층 간의 갈등을 그리기도 하는데, 지역 특성상 보카 주니어스는 노동자층, 리버 플레이트는 중산층 이상의 팬들이 따르고 있다. 경기 중 팬들이 부르는 노래, 상대편을 향한 야유, 퍼포먼스로도 유명하며, 그 열기와 치열함으로 세계적인 경기로 평가 받고 있다. 유튜브로 팬들의 응원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열정의 남미라는 수식어가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들의 열정, 특히 축구에 대한 사랑은 너무나 뜨겁다. 도도한 아르헨티나 사람들이라곤 믿기지 않는다. 그들은 차갑거나 뜨겁거나 오직 둘 중 하나다 . 경기장을 중심으로 건물들이 팀의 상징인 금색과 파랑색으로 칠해져 있으며, 마라도나, 메시 등 유명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유니폼을 비롯하여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경기의 열기를 직접 느껴보지 못해 조금 아쉽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참 로맨틱한 도시다. 아름다운 도시 속에 숨은 역사와 이야기는 삶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리고 누구보다 열정적인 그들의 자부심과 짙은 호소력, 예술가의 기질은 그들의 애환을 더 첨예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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