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월간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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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6월호]     대륙분류 : [유럽]     국가분류 : [스페인]     도시분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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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산티아고 순례길, 이번엔 북쪽 길

Reader's Essay :: Camino de Santiago

Spain, El 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 순례길, 이번엔 북쪽 길

세 번째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기 위해 준비를 하다 소아암 환우, 은지를 알게 되었다. 그녀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은지가 여행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순례길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해 모아 전달하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떠난 걸음. 비록 나와 함께 돌아온 응원의 메시지를 그 아이에게 전달할 수는 없었지만. 이를 위해 걸었던 그 모든 걸음에 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글과 사진 임충만 에디팅 이소윤 기자

임충만 l 서울특별시 송파구 석촌동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청년이되는꿈을품고 산다. 그 꿈과 부지런히 함께 하는 삶을 여행하는 사는 청년이다.

-2015년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새롭게 정비되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 이번엔 북쪽 길

산티아고 순례길은 야곱 사도관이 있는 산티아고 대성당을 향해 걷는 길이다.
프랑스 길, 포르투갈 길 등 루트가 많은데 이번에는 북쪽 길을 걷기로 했다. 북쪽 길은 ‘이룬Irun’이라는 프랑스와 인접한 스페인 도시부터 시작하는데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스페인 북쪽 도시들을 거치며 해안가를 따라 걷는 길이라 험준한 산도 많지만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길이다.
마드리드에서 북쪽 길이 시작되는 이룬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북쪽 길은 가장 많은 순례자들이 찾는 프랑스 길보다 험난한 산이 많고 순례자 숙소인 알베르게Albergue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다.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이룬에 도착해 알베르게에 가보니 예상과 다르게 순례자들이 많았다. 알베르게는 오후 3시에 연다고 적혀 있어 다른 순례자들과 기다리다가 3시가 넘어 순례자여권인 크레덴시알Credencial을 만들고 짐을 놓고 산책을 하러 나갔다. 북쪽 길 위의 알베르게는 프랑스 알베르게와 비교해서 대부분 조리가 불가능한 곳이 많다. 이 때문에 나는 마트에 가서 저녁거리와 다음 날 걸으면서 먹을거리를 구입했다.


-산세바스티안.
-마드리드.
-길 위에서 만난 친구들과.


생애 첫 누드 비치
다음 날 오후 4시쯤 산세바스티안San Sebastian에 도착했다. 거의 28킬로미터 정도를 걸었는데 내가 알고 있기로 이 지역에는 알베르게가 없어서 호스텔을 찾아야만 했다. 와이파이를 쓰기 위해 바에 들어가 주스를 시켜 마시며 숙소를 검색했다. 여름 휴가철이라 그런지 거의 모든 숙박업소가 하룻밤에 10만원 이상이어서 좌절하던 순간, 그날 아침 만났던 프랑스인 시드릭이 마침 바에 들어왔다. 시드릭에게 물어보니 바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알베르게가 있다는 것이 아닌가.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산세바스티안의 순례자 숙소는 학교 강당에 2층 침대와 공기 침대가 비치된 채 기부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짐을 풀고 조금 쉬다가 도시를 구경하기 위해 나왔다. 바로 앞 해변을 따라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북쪽 길에 아름다운 해변을 끼고 걷는 코스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그래도 순례길인데 이런 광경이 펼쳐져 있다니. 앞으로의 길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면서도 과연 이곳이 순례길이 맞는지 의문도 들었다. 혼자 신발을 벗고 바람을 느끼며 산책하는데 여느 해변들과는 다른 느낌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상의를 입지 않고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간혹 눈에 보인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놀랐으나 금세 익숙해졌다. 모두가 자연스럽고 당당했다. 오히려 당당히 자유를 즐기는 모습과 여유로움이 부럽기도 했다. 산세바스티안은 또한 이천수 선수가 뛰었던 레알 소시에다드의 홈구장이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하루를 더 머무를까 하는 생각을 순례길 초반부터 하다니. 하지만 나는 충분치 않은 시간으로 소아암에 걸린 환우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니 가능한 유흥은 자제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이런 풍경과 여행이 주는 기쁨, 이 모든 기회를 가진 것에 감사하면서 그렇지 못한 이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로 이 여정을 만들기로.


-70일의 기적 프로젝트
-순례길에서 만난 친구들의 응원 메세지를 담은 다이어리.
-산세바스티안 해변.
-산티아고 순례길의 북쪽 길.


빌바오, 만남과 헤어짐

학교 강당의 어색한 잠자리였지만 참 감사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7시에 일어나 짐을 챙기고 길을 떠났다. 길을 나선지 5분도 안 되어 먼저 숙소를 나서 걷던 무리를 만났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함께 카페에 가서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함께 먹은 것이 인연이 되어 우리는 같이 걷기 시작했고 금방 친해졌다. 많은 나라 중에 특히 스페인과 프랑스인 친구가 많이 생겼다.
덕분에 재미있는 추억들을 많이 만들 수 있었다. 알베르게에 늦게 도착해 이를 이용할 수 없던 몇몇 날에는 함께 택시를 불러 근처 펜션에서 잠을 자고 다시 마을로 돌아와서 걷기 시작하거나, 캠핑장 창고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그렇게 같이 걸으며 정든 친구들인데 모두 빌바오 Bilbao 까지만 걷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친구들끼리 온 하비에르, 에두, 산띠, 아르나우 그리고 라우라 모녀, 커플인 까를라, 미구엘 그리고 토니와 친구들 모두 며칠 동안 정말 친해졌다. 같이 해수욕도 하고 서로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내가 강남스타일을 출 때면 즐겁게 호응하며 같이 따라 추던 기억들이 남아 있다. 빌바오에서 모두와 작별하고 어느새 혼자가 되니 이제까지 정말 행복한 경험을 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구나 감사했다.


Give Love Give Blood

친구들에게 부탁해 소아암 환우에게 보내는 영상편지와 함께 응원의 문구를 다이어리에 적어달라고 부탁했다. 다들 스페인어, 프랑스어 그리고 카탈루냐어 등 자신의 언어로 응원의 문구를 써줬다. 아이가 읽을 수는 없을지라도 그들의 에너지라도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환우를 위해 기도해주는 친구도 있었고 바르셀로나에 사는 아르나우는 빌바오에서 집으로 돌아간 다음 날 헌혈에 참여하고 나에게 스페인 헌혈증서를 촬영해 보내줬다.
너무 좋은사람들과 같이 있다가 혼자가 되니 가끔은 외롭고 힘들기도 했다. 허나 그렇게 20여일 정도가 지나니 목적지인 산티아고 대성당에 도착했다. 목적지에 가까워진 기쁨도 잠시 도착 며칠 전 소아암환우인 은지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슴이 그저 먹먹해졌다. 내
마음도 이런데 보호자 분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생각했다. 그래서 목적지에 도착한 후 나는 처음으로 프리허그에 도전했다. 친절하게 먼저 다가오는 사람들에게서 따뜻한 마음을 선물 받았다.


귀국 후, 걸음이 거름이 된다면

귀국 후 은지가 있는 강원도를 분향소를 방문했다. 사실 은지는 치료를 받고 있어 아버지만 만나 보고 사진밖에 본 적이 없다. 귀국 후 상태가 호전되어 만나길 바랐지만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분향소에는 은지가 직접 만든 여권이 있었다. 여권에는 은지에 대한 소개와 함께 은지가 여
행하고 싶은 나라와 장소가 적혀 있었다. ‘가고 싶은 곳 : 강원도, 미국 하와이’, ‘좋아하는 가수  트와이스’, ‘취미 생활 :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 : 가족, 친구’ 등의 내용이 빼곡히 적힌 이 여권은 은지가 암 투병 중 녹색 도화지를 이용해 직접 만든 것이다.
여행을 떠나면 새로운 사람과 문화, 언어를 만나고 경험하며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또 익숙해졌던 일상생활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도 배운다. 홀로 느끼고 경험한 모든 것을 나누고 싶어 여행을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지만, 사실 그 과
정을 통해 더없이 나약함도 많이 느꼈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행과 헌혈 만큼은!


독자 여러분의 여행기를 기다립니다!
여행기를 쓰다 보면 여행할 때의 흥분과 설렘이 그대로 되살아 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즐거웠던 여행의 시간을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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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것처럼 수준급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느낀 대로, 생각나는 대로 써서 보내주시면 저희가 잘 다듬어 드립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다른 독자들에게도 좋은 정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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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실 곳 - 이소윤 기자(soyun.lee@tourdemonde.com)

*투고해 주신 여행기는 웹상에 추가로 실릴 수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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