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월간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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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일본]     도시분류 : [오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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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Okinawa, 오키나와는 다르다

Reader's Essay :: Okinawa


Okinawa, 오키나와는 다르다
오키나와에 다녀왔다고 하면, 만나는 사람마다 열에 아홉은 그 섬이 제주도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묻는다. 별반 다르지 않으면 갈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친구들에게 내 나름의 답을 하고 싶었다.
글과 사진 박정연 에디팅 이소윤 기자

박정연 l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아직은 가고 싶은 곳도, 보고 싶은 것도 많다. 지금까지 카메라에 담았던 곳과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다. 혹여나 그곳에 관한 안 좋은 기사라도 보면 그 친구들의 안부부터 걱정하는 오지랖을 지녔다.

 

수족관의 고래상어

오키나와의 1일은 꽉 찬 24시간이다
1월 초의 오키나와에는 비가 많이 내린다. 25도의 기온, 차갑기보다는 따뜻하게 내리는 빗속에 붉은색 꽃 히비스커스와 분홍색 꽃 부겐베리아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나하의 거리에 서 있었다. 겨울에서 여름으로 순간이동을 한 느낌이었다.우리나라의 제주도처럼 대중교통이 다소 불편한 오키나와지만 나하 시내만큼은 세 칸짜리 귀여운 모노레일이 주요 관광 스폿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일반 도로보다 높은 곳에서 조용히 다니는 모노레일은 시내 곳곳의 사람들, 분주한 듯 천천히 가는 그들의 삶을 살짝 내려다보게 해준다. 게다가 하루를 마음껏 탈 수 있는 1일권 패스는 날짜별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꽉 찬 24시간을 하루로 친다. 해가 짧다고 불평 말고 24시간 그 자체를 살아보라 한다.

많은 사람이 걸은 길은 문화유산이 된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슈리성’을 등지고 내려오는 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이 길을 지나갔을까 싶게 닳고 닳아 반짝이는 ‘돌다다미길’이 있다. 그 계단길 한쪽에는 아주 오래된 가쥬마루 나무도 있고, 계단의 단사가 각기 다른 길을 조심조심 내려가다 눈이 마주치면 웃어주는 사람들도 있다. 붉은색의 아름다운 슈리성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옛 성곽의 돌들이 잘 보존돼 있어서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성곽보다는 오래된 이 돌계단 길에 더 깊은 애정을 가지는 것처럼 보였다. 돌계단 길 주변에는 고상한 분위기의 카페도 몇 있는데 주인장의 ‘기분 요일(열고 싶을 때만 문을 여는 요일)’에만 영업을 한다고 하니 운이 좋아야 들어가 볼 수 있다.



술집 레트로
수호신 시샤
만좌모

돌다다미길
스테이크 덮밥
코우리지마 등대

 

음악이 나오면 춤을 춘다?

예전에 오키나와를 소개하는 일본의 예능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음악이 나오면 춤을 춘다는데 과연 그것이 사실인지 알아보기 위해 리포터가 현지에 가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음악이 나오자 물건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이 조금씩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흥 많은 오키나와 사람들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 저녁에는 주민들이 즐겨 찾는다는 ‘레트로’라는 술집에 갔다. 오키나와의 대표 향토 음식인 ‘오키나와 소바’와 돼지 족을 간장에 졸인 ‘라후테’도 맛이 일품이지만 외키나와 소주인 ‘아와모리’가 내는 향에 취해갈 때쯤 가게 한 쪽을 크게 차지한 오래된 주크박스가 보였다.
아마도 오래 전부터 미군이 주둔해 온 오키나와이기에 옛날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물건이 있는 거겠지. 50엔 주화를 넣자 신기하게 노란 불이 들어오고 깨알같이 적힌 오래된 팝송의 제목들이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오 마이 러브~” 곡이 흐르기 시작하자 누군가가 “오도레, 오도레!(춤 춰, 춤 춰!)”하고 외쳤고 순간 주변이 돌기 시작했다. 음악이 나오면 춤을 추는 곳, 오키나와니까.


안녕? 진베이 상

윤회를 믿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에 우리의 생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된다면 다음 생에는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우습지만 그 때 떠올린 것이 ‘고래상어’였다. 12미터나 되는 길고 큰 체구로 바다 밑을 유유히 움직이며 잠수부가 다가와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한 그 모습은 천적이라고는 없을 것 같은, 그야말로 대인배의 모습 그 자체였다. 게다가 입을 헤벌리고 물과 함께 작은 물고기들을 빨아들였다가 아가미로 물을 내보내는 동작의 유연함에서 식탐 따위는 느낄 수 없었다. 그를 만나러 수족관에 갔다. 그런데 거기에 있던 것은 다가가기 어려운 초월적 존재라기보단 사람들에게 ‘진베이 상’이라 불릴 만큼 친근한 존재였다. 3미터 남짓한 길이의 체구로 작은 수족관을 종횡무진하는 아기 고래상어가 바로 진베이 상이다. 아름다운 그의 움직임을 넋을 잃고 보다 나왔다.


걷고 움직이는 나무

오키나와의 나무 종류는 우리나라보다는 동남아에 더 가깝다. 그중에서도 눈에 띠는 게 가쥬마루 나무다. 강가라의 계곡에 가면 오래된 가쥬마루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나뭇가지에서 아래로 털뿌리가 자라고 이게 땅에 닿으면 뿌리를 내려 새로운 줄기가 된다. 이런 식으로 한 그루의 나무가 주위로 퍼져나 가는 모습이 마치 나무가 걸어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밤이 되면 숲의 정 령들이 나뭇가지마다 깃들어 반짝일 듯했다. 마치 애니메이션 토토로처럼.

난쿠루나이사

오키나와에서는 작물재배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주로 재배하는 것이 사탕수수와 고야, 자색고구마 정도다. 사면이 바다인 데 비해서는 해산물도 흔하지 않다. 맑고 투명한 물속에 예쁜 물고기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맛은 별로라고. 제주도처럼 싱싱한 회를 실컷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큰 오산이었다. 의외로 발달한 음식이 돼지고기 요리, 그리고 미군의 영향을 받은 스테이크 요리다. 스테이크 요리는 고기의 육질이 특별히 맛있다기보다는 철판에서 구울 때 요리사가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주가 되는 것 같다. 이런 환경에서도 오키나와 사람들은 낙천적이다. 이야말로 오키나와가 가진 최고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난쿠루나이사(괜찮아, 걱정 마, 다 잘 될 거야)’라는 말이 주문처럼 사람을 편하게 한다. 하루에도 여러 번 오락가락하는 날씨, 풍족하지 않은 환경, 계속되어 온 희생의 역사 속에서도 사람들은 본성을 지키며 살아간다. 음악이 나오면 그에 맞춰 몸을 흔들고 ‘기분 요일’에는 일을 더 열심히 해보고, 힘들어 하는 친구에겐 다 잘 될 거라고 이야기하면서.


가쥬마루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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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실 곳 - 이소윤 기자(soyun.lee@tourdemonde.com)

*투고해 주신 여행기는 웹상에 추가로 실릴 수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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