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월간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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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호]     대륙분류 : [유럽]     국가분류 : [영국]     도시분류 : [스코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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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스코틀랜드의 성 6

Scotland :: Castle
6 MAJESTIC CASTLES SCOTLAND

스코틀랜드의 성 6

스코틀랜드의 가장 멋진 점 중 하나, 그대가 어디에 있든 매우 멀지 않은 어딘가에 반드시 근사한 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스코틀랜드는 3,000개 이상의 성을 보유하고 있다. 100평방마일마다 한 채의 성을 찾을 수 있는 셈이다. 스코틀랜드 클란 제도의 역사를 기반으로 가문의 위상을 위해, 혹은 한 마을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세워진 역사 깊은 성들에 매료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나라는 없다. 거기에 스코틀랜드의 광활한 자연과 성이 함께 그리는 풍경은 세월과 비례하게 성숙해진다. 미성을 찾아 나선 길 위에서 발견한 6개의 성을 소개한다.

글 이소윤 기자 사진 임성훈 기자 취재협조 한진관광, 호텔티라, KKday

Stirling Castle

스털링 성은 일종의 요새로서 전략적으로 완벽한 위치에 우뚝 서 있다. 드넓은 평야에 외로이 솟은 바위산에 세워진 채로 스코틀랜드의 북부와 남부를 잇는 가장 중요한 길목을 내려다본다. 그 덕에 이 성은 여전히 ‘스코틀랜드의 열쇠’이다. ‘스털링 성을 지배하는 자가 나라를 지배한다’는 말이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역사적 배경이 된 스코틀랜드 독립 전쟁에서 국민 영웅 윌리엄 월리스가 이끌었던 반란군은 잉글랜드군에게 승리한 뒤에도 스털링 성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끝까지 고군분투했다. 사실 성의 위치와 규모 등의 면에서 스털링 성을 월등히 능가할 수 있는 성은 스코틀랜드 내에 많지는 않을 것이다. 성의 언덕을 향해 서서히 가팔라지는 작은 도시 스털링의 아기자기한 거리를 가로지르며 만난 스털링 성.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처음 만난 이 성은 그 아름다움이 먼 발치에서 더욱 명확히 보이도록 설계된 것 같았다. 내부를 둘러보는 것만으
로도 몇 시간은 훌쩍 지나는 규모인데, 성 안과 바깥에서 눈에 담기는 풍경이 전혀 다르다. 성이 내려다보는 평야에 깔린 마을의 풍경도 눈부시지만, 성 아래 킹스 노트King’s Knot 잔디 정원에서 올려다보는바위 절벽과 성의 장관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다. 성은 긴 세월 동안 16번 이상의 투쟁을 거치며 숱하게 파손 당했지만, 과거 스코틀랜드 독립 전쟁 중에는 스코틀랜드 군에게 남은 마지막 요새가 이 성이었던 역사도 있다. 15세기 이후로는 군사 거점에서 스코틀랜드의 왕 제임스 4세에 의해 궁전으로 탈바꿈되었다. 제임스 2세와 3세가 이 성에서 태어났으며, 1543년에는 메리 여왕의 대관식이 성 예배당에서 열렸다.

Doune Castle

사진만 봐도 중세 기사들의 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스코틀랜드의 성들. 이런 풍경들이 그저 좋다면 아마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애청자일 확률이 높다. 왕좌의 게임은 유럽 전역을 배경으로 촬영되는 드라마이지만 크로아티아와 북아일랜드 등에 많은 촬영지를 두고 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에서도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으니, 바로 던 성이다. 시즌 1에서 스타크 가문의 성 윈터펠은 던 성에 의해 실현되었으며, 아웃랜더의 레오크 성 역시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물론 이외에도 <아이반호> 등의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사실 실물은 다른 성들에 비해 소박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작은 마을 던 Doune 의 중세 요새로 건설된 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서남북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는 주요한 경로, 티스 강이 바로 곁에 흐르고 있어 던성은 언제나 전략적 요충지였다.

Alnwick Castle

‘호그와트’가 맞았다. 애니크 성 외벽이 내는 고귀한 돌의 빛깔과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하게 지어진 몸집만 보면 단숨에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영화 <해리포터>의 촬영지이기 이전에 숱한 사건 사고가 켜켜이 쌓인 역사의 장이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부분은 엄밀히 따지면 애니크 성은 스코틀랜드 국토에 세워진 성이 아니라는 점이다. 스코틀랜드 국경이 이어지는 최남단의 주 노섬벌랜드Northumberland 는 에딘버러에서도 하루 정도 나들이를 다녀오기 좋은 거리이다. 물론 애니크 성이 몸소 출연한 영화의 팬이라는 사실이 이곳까지 달려온 약간의 이유가 되기도 했지만. 이 성은 수 세기 동안 퍼시 가문이 사용해온 요새였다. 세월이 흐르고 가문의 후손들에게 소유권이 이전되어 가며 성을 조금씩 조금씩 재건하고 보강해 지금의 모습이 이르게 되었다. 특히 성을 자세히 보면 흉벽에 수비병처럼 보이는 조각상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진짜 수비병을 둘 필요가 없다고 느껴 18세기에 추가된 것이다.

Eilean Donan Castle

에일린 도난 성의 역사는 1230년부터 시작됐다. 스코틀랜드의 왕 알렉산더 2세에 의해 두이치 호수와 알쉬 호수, 롱 호수가 만나는 호수의
교차로에 이 성을 지은 목적은 데인 Dane 족의 침략으로부터 스코틀랜드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두이치 호수 안으로 빼꼼 나온 작은 돌 섬
위를 웅장히 채우며 서 있는 에일린 도난 성은 이후로 여러 전투를 거치다 함락되었다. 그렇게 200년간 방치되었던 성을 20세기 초반 복원
한 인물은 과거 성의 주인이었던 맥켄지 가문을 섬긴 맥크레이가의 손자이다. 세 개의 호수 위, 그리고 주변을 감싸는 산세의 아름다움이 더
해져 하일랜드는 물론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들 중 하나로 에일린 도난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그 덕에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물론 많은 영화 속 촬영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카이 섬을 바다 건너 마주보는 카일 오브 로칼쉬Kyle of Lochalsh 지역의 작은 마을 도니 Dornie 를 터전으로 삼는다.

 

Glamis Castle

스코틀랜드 대부분의 성들은 그리 길지 않은 개방 시간과 퍽 값이 나가는 입장료를 지닌다. 허나 부지런히 여러 성을 찾아 다니며 깨우친 사실이 하나 있다. 자연 속에서 외로이 오랜 시간을 보내 온 성들의 아우라는 어떤 식으로든 원하는 이에게 목격될 수 있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이런 깨달음을 안겨준 곳 중 하나가 글래미스 성이었다. 해가 뉘엿한 시각, 성 주변으로 조성돼 있는 작은 마을 글래미스에 이르렀을 땐 성 정문이 이미 굳게 닫혀 있었다. 하지만 정문 창살 너머 저 멀리 아득하게 보이는 성의 붉은 벽돌 빛깔을 보았을 때 어떻게든 저 앞에 다가가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정겨운 건물들만이 방문자를 반기는 조용한 마을을 돌다 처음 만난 청년에게 혹시 저 성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물었다. 그렇게 기적처럼 우리는 가끔씩 늦은 시간까지도 문이 열려 있다는 성 동쪽의 작은문 이야기를 들었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촉촉한 땅을 디디는 발걸음 소리와 부슬비가 나뭇잎을 때리는 소리뿐인 길고 긴 숲과 초원 곁을 한참 걸어, 아주 조심히 글래미스 성을 마주했다. 본래는 왕 제임스 5세가 즐겨 찾던 사냥 산장 건물이었지만 여러 백작들이 소유해오는 동안 원뿔 지붕의 작은 탑 등의 건물들이 추가되며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지금은 스트라스모어 백작과 킹스혼 백작 가문의 소유물이다. 모든 소음과 주변 환경을 잠식시켜버리는 방대한 면적의 초원과 숲이 성 주변으로 조성되어 있어 글래미스 성 앞에 다다를 때쯤이면 내륙의 섬에 덩그러니 떨어진 기분이 든다. 이곳이 셰익스피어 작품 <맥베스>의 배경지가 된 이유를 어떤 질문 없이도 깨달을 수 있다. 글래미스 성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자 마가렛 공주가 태어난 장소이다.

 

Blair Castle

잠자는 숲 속의 백색 성, 블레어 성. 비록 먼 발치에서만 바라볼 수 있었지만 그래서 더 이 풍경의 느낌을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거친 스코틀랜드 하일랜드의 중심으로 향하는 길목의 작은 도시 블레어 아톨Blair Atoll에서 고요히 700년 이상 한 자리를 지켜왔다. 성 주변으로 흐르는 틸트 강 과 개리 강, 또 키 큰 나무들이 빼곡한 산들 속에 아늑히 들어서 있어 성 관람 이외에 나들이나 야외 활동을 위해 방문하는 이들도 많다. 13세기 동안 변함 없이 애톨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블레어 성은 처음 탄생한 1269년에는 하나의 탑에 불과했지만 현재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증축되어 방만 30개 이상인 지금의 웅장함을 갖게 되었다. 더불어 빅토리아 여왕이 이끈 유럽의 민간 연대, 애톨 하일랜더의 안식처이기도 하다. 혹시 이 아름다운 성에 입장할 수 없는 시간에 도착하였다 해도 지나친 낙담은 말자. 성과 가까이 연결되는 A9 도로를 따르다 보면 백색 성이 숲에 포위되어 있는 장관을 볼 수 있는 스폿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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