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월간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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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대한민국]     도시분류 :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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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IELD] 서울의 숲길

안산 자락길 초록숲길

숲의 싱그러움과 서울 최고의 경치를 동시에

오랜 시간 마포구에서 살아온 나는 어린 시절부터 안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다. 그래서 자연스레 이를 만만한 동네 뒷산 정도로 여겼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허나 진정으로 안산을 알고 다시는 그 높이로 산을 판단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머리가 자라고 홀로 찾은 이곳은 과장 조금 보태 지상낙원처럼 다가왔다. 

산속에 들어서는 순간 강원도 산골 어딘가로 순간이동을 한 듯 우거진 숲이 주변을 감싼다. 안산은 서대문구에서라면 여러 방향으로 쉽게 입산할 수 있는 높이 295.9미터의 나지막한 산이다. 동쪽과 서쪽 모두에 봉우리가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말의 안장과 같다 하여 지금의 이름 안산鞍山이 지어졌다. 

산의 낮은 곳과 높은 곳에 각기 다른 볼거리들이 포진해 있어 한 번만 방문해서는 그 아름다움을 모두 포착하기 어렵다. 그래서 안산은 두 가지의 숲길을 모두 소개하고 싶다. 

산을 낮게 두르는 긴 길 ‘안산 자락길’과 산의 정상과 숲을 함께 담은 ‘안산 초록숲길’이다. 안산 자락길은 나무 데크와 편안한 흙길로 이어진다. 특히 최근에는 ‘순환형 무장애 자락길’이 조성되어 장애인, 노약자 등 보행이 쉽지 않은 이들도 편하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코스가 포함됐다. 

계단도, 높은 턱도 없는 완만한 이 길에서는 유모차와 휠체어도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이토록 편리하지만 길을 둘러싼 자연은 풍성하다. 길의 시작과 동시에 드러나는 빽빽한 숲 속에서는 잣나무, 메타세쿼이아, 자작나무, 소나무, 참나무 등을 골고루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 있는 메타세쿼이아와 잣나무 숲 구간은 어리둥절할 만큼 멋지다. 

거대한 나무들로 메워진 숲 속 삼림욕을 서울에서도 즐길 수 있어 참 행복했다. 특히 메타세쿼이아 숲에선 반드시 고개를 번쩍 들어 하늘을 바라보자. 아득하게 올라 선 나무들의 자태가 색다르게 눈에 들어온다.

이토록 평화로운 자락길까지만 보고 돌아간다면 안산을 조금 만만하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안산의 진정한 매력은 그 정상 봉수대에 있다. 높은 곳으로 이동할수록 산세가 역동적으로 변모한다. 허나 아주 높지는 않으니 넉넉히 2~3시간이면 정상을 찍고 자락길까지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안산의 정상 봉수대는 서울 도심의 중앙에서 기가 막힌 풍경을 선사한다. 봉수대 자체도 좋고 그보다 조금 아래의 바위에 마련된 데크 전망대도 훌륭하다. 경관의 중심에는 남산이 버티고 있으며 그 주변으로 종로, 광화문, 신촌, 저 멀리 여의도의 고층 빌딩 숲이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바로 곁의 인왕산, 북한산, 그리고 북악산 등이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서울의 그림을 완성한다.

 

안산 자락길 걷는 구간 

박두진시비 –북카페 –천연마당 –능안정 –무악정 –숲속무대 –연흥약수터 ㅣ총 거리 7킬로미터

 

안산 초록숲길 걷는 구간 

연흥약수터 –무악정 –봉수대 –봉화약수터 –메타세쿼이아 숲 ㅣ총 거리 2.4킬로미터

 

북한산 구름정원길

산자락의 너그러운 하늘다리

북한산은 서울의 큰 자산이다. 높이 836.5미터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32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산의 터가 경기도 고양시까지 뻗어 있다. 그 규모와 기량이 훌륭해 백두산, 지리산, 금강산, 묘향산과 함께 대한민국의 이름난 다섯 산, 오악에 속하기도 한다. 절로 우러러보게 되는 산인지라 가벼운 마음으로 찾기가 쉽지 않았다면 여기 좋은 코스가 있다. 

 

‘북한산 구름정원길’은 불광역 인근의 북한산생태공원에서 시작되는 숲길이다. 이곳 역시 나무 데크와 흙길이 연달아 이어지는데 독특한 것은 ‘스카이워크’ 구간이다. 은평구 구기터널 상단 지역의 계곡을 횡단하는 이 구간은 숲이 발아래로 내려가 있을 만큼 훤칠한 높이에 조성된 길이다. 

시야에 걸리는 것 없는 하늘다리 위에서 산 아래 동네를 내려다보고 키 큰 나무의 가지에 난 연둣빛 잎들을 눈높이에서 마주 보며 걸을 수 있다. 더불어 이 구간은 피톤치드가 삼림욕장 수준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더욱 오래 머물고 싶어진다. 비록 스카이워크 구간은 60미터만 이어지지만, 구름정원길에는 이외에도 작은 물길과 울창한 소나무 숲길 등 다채로운 재미가 더해진다.

걷는 구간 

북한산생태공원 - 불광사 - 스카이워크 전망대 –선림사 - 진관생태다리 ㅣ총 거리 4.9킬로미터

 

봄에는 흰 꽃이가을에는 빨간 열매로 가득해지는 숲

그 이름 참 귀여운 나무, 팥배나무. 열매는 팥알을 닮고, 꽃은 배꽃을 닮아 지어진 이름이다. 한국 땅이 고향이며, 보통 참나무 류 나무들에게 밀려 큰 군락을 이루지 못하는 나름 귀한 나무다. 하지만 서울의 봉산에서는 팥배나무가 지천이다. 서울시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의 경계를 온화하게 지키는 봉산은 팥배나무가 대규모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산이다. 

팥배나무 숲의 대략적인 넓이만 2만 평에 달하기에 그 희귀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에 서울시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숭실고 후문을 지나 조금만 걸으면 나타나는 봉산은 이 동네 사람들에게 질투가 날 만큼 고요하고 울창했다. 높이는 209미터로 아담하지만 조금만 높은 데로 이동하면 산 넘어 고양시의 한적한 모습이 눈에 담겨 괜히 여행 온 듯 설렌다. 

봉산안에서도 따로 구분되어 있는 ‘팥배나무길’은 귀한 숲을 헤치지 않도록 폭 1미터 남짓의 좁은 나무 데크로 이뤄져 있다. 숲 이외의 다른 풍경이 차단 될 만큼 빼곡하여 팥배나무만을 세세히 바라보기에 좋았다. 잡아 보면 두툼한 사람의 팔뚝처럼 느껴질 만큼 나무껍질이 매끈하고, 작은 타원형의 잎은 끝이 귀여운 지그재그를 그리고 있다. 

꽃봉오리들은 5월에 만개할 준비를 모두 마친 모양새다. 가을이면 숲을 빨갛게 물들인다는 팥배나무의 열매가 까맣게 말라 매달려 있는 가지들이 종종 보이기도 했다. 시큼한 것이 새들 입맛에 맞아 인근에서 새들이 자주 보이기도 한다.

 

걷는 구간 

숭실고 후문 옆 팥배나무 군락지 입구 –능선부 월드컵경기장 방향 –나무 데크 관찰로 –은평터널로5길 ㅣ총 거리 1킬로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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