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월간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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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일본]     도시분류 : [오카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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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FIELD] [岡山, 真庭市] 오카야마의 빛이 좋았다

구라시키 미관지구

真庭市

오카야마 가장 북쪽의 땅마니와

서일본의 진미를 품고 있는 오카야마岡山 현, 그 속의 27개 시 중에서도 언제나 발길이 향하는 곳은 ‘마니와 시 真庭市’다. 현의 북쪽 땅에서 여전히 맑은 자연과 문화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기에. 오카야마 현 사람들끼리도 인정한다는 마니와의 풍요로운 자연은 고품질의 쌀과 복숭아, 일본 최고의 편백나무 숲 등을 이 땅에 허락하고 있다. 

특히 마니와의 편백나무는 품질과 수량 등 모든 면에서 비교 대상을 찾기 힘들다. 편백나무로 이뤄진 오카야마의 초록빛 심장을 보고자 마니와의 산들을 탐했다. 그중에서도 하룻밤 머물고 싶을 만큼 좋은 숲이 있었으니, 바로 ‘크리에이트 스게다니クリエイト菅谷 캠핑장’이 위치한 미카모 지역이었다. 

편백나무 향이 가득한 공기를 낮밤으로 만끽하며 산책하기도, 산천어를 잡기도, 온천을 즐기기도 했다. 빼곡한 숲처럼 잘 보존된 마니아 역사와 문화의 모습을 보고 싶을 땐 천천히 ‘가쓰야마 보존지구勝山町並み保存地区’를 거닐었다. 일본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문명의 발상지까지 언급해야 할 만큼 나이 지긋한 마을이다. 

하지만 왕성했던 상업 지구로서의 과거와 현대의 감각을 동시에 보여주니 더 매력적이다. 세련된 디자인의 ‘노렌のれん’들이 가쓰야마 거리의 집과 가게 대문 모두를 알록달록 장식하고 있다. 어느새 걸음이 멈춰 있기 마련인 어여쁜 상점과 식당들이 반가움까지 더해준다.

걸음을 멈춘가쓰야마의 가게 셋

勝山町 並み 保存地区

히노키 염색 공방ひのき草木染織工房

가쓰야마 보존지구 거리를 장식하는 노렌들의 역사를 음미하고 싶다면 이곳에서 잠시 멈추자. 이 동네 노렌의 대부분이 이 가게에서 만들어졌다. 노렌 공방 겸 갤러리로 운영 중이며 원하는 노렌을 주문 제작할 수도, 천연 염료로 물들인 의류 등을 구매할 수도 있다.

주소 193 Katsutama, Maniwa 717-0013,

Oakyama Prefecture

참고 www.hinoki.exblog.jp

갤러리 카페 블루비ブルービ

진한 듯 맑은 커피 향과 고소한 와플 냄새가 진동하는 곳이다. 커피 잔이 예쁘게 그려진 노렌이 대문을 장식하는 카페 블루비에서는 부드러운 생크림과 과일로 맛을 낸 와플과 진한 커피를 모두 음미할 수 있다. 한지로 만든 수공예 전통 등도 함께 전시·판매한다.

주소 195 Katsuyama, Maniwa 717-0013,

Oakyama Prefecture

시마야嶋屋

매 주문마다 새로 뽑는 메밀 면으로 맛있는 소바 한 그릇을 대접하는 식당이다. 소바와 함께 메밀 두부, 메밀 죽, 채소 튀김 등 순수하고 좋은 맛의 음식들을 곁들여준다. 온순한 맛의 온소바와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냉소바 모두 별미다.

주소 154 Katsuyama, Maniwa 717-0013,

Oakyama Prefecture

 

湯原町

모락모락유바라 온천 마을

마니와에서 가장 뜨거운 물이 흐르는 곳, ‘유바라湯原町’. 마니와 북동부의 첩첩산중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계곡이 흐르고 있는 작은 온천 마을이다. 산과 산 사이의 좁은 계곡을 끼고 조성된 유바라 마을은 수백 년 전부터 온천수의 품질로는 입소문이 자자했다. 온천이 솟구치는 계곡을 따라 들어선 료칸 건물들이 주를 이루는 소박한 규모의 동네이지만, 온천수만큼은 화려하다. 

댐과 노천탕

특히 유바라의 상징인 천연 노천탕 ‘스나유’는 수량과 성분 등이 서일본의 온천수들 중 최고임을 인정받았다. 계곡 입구에 세워져 있는 유바라 댐의 웅장함이 코앞에서 보이는 위치와 산에서 바로 내려온 맑은 공기 모두를 누릴 수 있는 노천탕이니 최고가 아니기 더욱 힘들다. 

무엇보다 스나유는 일본 전통의 혼탕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장소다. 남녀 모두 알몸으로 야외에서 온천을 즐기고는 했던 과거의 모습을 오늘 날에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혼탕 문화가 익숙하지 않다면 온천 전용 가운을 구해 착용해도 무관하지만, 이를 입고 탕에 들어가는 순간 알몸이 더욱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혹 민망함에 떠밀려 빛을 잃은 밤에 스나유를 찾더라도 실망할 리는 없다. 

탕 주변으로는 건물과 인위적인 조명이 최소화되어 있기에 밤하늘을 장식하는 별의 행렬과, 달빛을 받은 탕의 뽀얀 김이 어디에도 없는 낭만적인 순간들을 안겨준다. 이토록 특별한 노천탕이니 유바라에서의 하룻밤은 스나유 인근의 료칸에 묵었다. 3분만 걸어 나가도 유바라 수문이 보이는 위치의 ‘유바라 키쿠노유菊之湯 료칸’은 점잖은 분위기의 객실과 시설에서 깊은 역사가 향기롭게 드러났다. 창문 가득 산의 초록빛이 담기는 객실은 사려 깊고, 아쉬운 스나유의 밤을 달래주는 료칸의 노천탕은 너그러웠다.

유바라 키쿠노유 료칸

주소 16 Yubaraonsen, Maniwa 717-0402, Okayama Prefecture

참고 www.yubara-kikunoyu.com

北房ほたる公園

반딧불이의 터호쿠보호타루 공원

마니와 남서쪽의 ‘호쿠보北房’ 지역에게 6월은 반짝 여행자들로 북적이는 달이다. 금세 사라지는 불빛과도 같은 그 짧은 인기의 비결은 반딧불이에 있다. 일본어로는 ‘호타루ほたる’라 불리는 반딧불이는 마니와 내에서도 유독 호쿠보 마을을 편애한다. 서로 이름도 닮은 호쿠보 마을과 호타루. 마을 속 ‘호쿠보호타루 공원北房ほたる公園’에는 반딧불이를 소중히 하는 지역 주민들의 마음이 담겨 있기도 하다. 

 

6월 초에 성충으로 자라나는 반딧불이들은 이 공원을 터전으로 번식을 위한 눈부신 구애를 펼친다. 짧게는 6월 중순까지, 길게는 한 달도 유지되는 호쿠보의 호타루 축제는 짧아서 더욱 찬란한 볼거리이다. 나는 6월의 셋째 주, 반딧불이들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다는 때에 호쿠보를 찾았다. 

아주 오래 전 해안 지대였던 호쿠보는 그 영향으로 개울과 강을 흐르는 물에 석회질과 같은 경수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호쿠보 물의 이러한 성질로 인해 반딧불이가 빛을 발산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반딧불이가 내는 빛은 세포 속의 ‘루시페린’이라는 물질이 화학적 자극으로 인해 ‘루시페리아제’로 변환되는 과정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루시페리아제가 산소를 만나 일으키는 산화 반응이 바로 빛의 발산인 것이다. 

구라시키 아이비스퀘어

이곳 물의 경수 물질은 루시페린의 루시페리아제 변환을 보다 더 자극하는 능력이 있다. 호쿠보호타루 공원 속 개울 주변에서 반딧불이들이 유독 찬란하게 빛나는 이유이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사람 발길 닿을 일도 없었을 얕고 좁은 개천이지만 반딧불이로 인해 지금은 2킬로미터 길이의 반딧불이 축제장이 되었다. 특히 날이 습하고 더운 밤이면 더 많이 모습을 드러낸다. 

호타루 가로등

저녁 8시쯤 주변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니 마치 시간 약속이라도 한 듯 까만 숲 안에서 크리스마스 전등과 같은 빛의 무리가 깜빡이기 시작했다. 빛의 개수가 서서히 늘어나고 움직임이 커지더니 어느새 불빛들이 숲에서 물길로 흘러 쏟아졌다. 마치 숲이 끔뻑끔뻑 밤의 눈을 뜨는 모습만 같다. 물과 숲의 품속에서 자유롭게 빛을 쏟아내는 한밤의 무도회를 감상하자니 내 정수리 위의 화려한 밤하늘이 눈앞으로 내려온 듯했다. 별빛조차 자유로이 춤추며 넘실대는 반딧불이의 마당이다.

호쿠보호타루 공원

주소 1203 Shimoazae, Maniwa 716-1433, Okayama Prefecture

축제 시기 6월 초~중순

岡山市

오카야마 시에서 반드시 찾아야 할 두 장소

오카야마 현의 마니와 시에 흠뻑 빠져 정작 오카야마 현의 중심부, 오카야마 시岡山市에서 긴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3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거기다 심미적인 풍경까지 지닌 두 장소를 발견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루 종일 신선놀음하고 싶은 마을 ‘구라시키 미관지구倉敷美観地区’와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인 ‘고라쿠엔 정원後楽園’이 그 주인공들이다. 오카야마 시내에서 열차로 20분이면 도착하는 위치의 구라시키 미관지구. 하지만 이 지구만을 독립된 마을처럼 칭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구라시키 강을 중심으로 미로처럼 퍼진 골목들을 차지하고 있는 구라시키 미관지구는 약 300년 전 에도 막부의 직할지로 선정되며 강변 항구를 통해 중요한 물자를 나르는 번영의 역사를 가졌었다. 여전히 맑은 초록빛으로 흐르는 구라시키 강 주변은 과거의 영광을 그대로 머금은 고풍스러운 건물들로 평화롭게 둘러싸여 있다. 과거 상인들이 드나들던 운하에는 이제 여행자들을 태운 나룻배들만이 떠 있지만, 이제는 ‘국가 보존지구’로서 그 모든 모습이 보호받고 있다. 

구라시키 상점가

느티나무와 나룻배, 옛 일본식 흰 벽 건물들과 검은 기와지붕 등 그 자체만으로도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들 일색이지만 더 흥미로운 건 그 속에 모던하고 흥미로운 쇼핑의 재미가 꽉 들어차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 특유의 기념품들은 당연하고, 오카야마의 유명한 코지마 청바지, 현지 생산의 주류, 장인 정신이라도 담긴 듯 수공예품 등 없는 것이 없다. 

이미 아름다운 옛 건물들 속에 요즘의 통통 튀는 물건들을 담아 놓은 풍경들부터가 새로워 그저 산책만 해도 마음이 신난다. 옆에는 인력거가 지나가지만 도쿄 오모테산도 분위기의 세련된 편집숍이 같은 거리에 공존하고 있는 식이다. 

고라쿠엔 정원 디테일

더불어 일본 취향의 서양식 건물과 볼거리들도 풍부하다. 그중 가장 유명한 구라시키의 ‘오하라 미술관’은 일본 최초의 사립 서양미술관이다. 구라시키 미관지구에서는 이처럼 번영을 즐기는 옛 방식과 현대의 재미를 모두 즐길 수 있다면, 고라쿠엔 정원에서는 오로지에도 시대의 미적 가치에만 집중해 볼 수 있다. 

1700년에 완성된 다이묘 정원 고라쿠엔은 도쿄 돔 세 배에 달하는 면적 위로 넓은 야생 잔디밭, 연못, 조산, 다실 등이 완벽하게 손질되어 있다. 특히 정원과 다리로 연결되어있는 오카야마성의 자태를 초록빛 속에서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잔디 태우기, 찻잎 따기 축제 등 사계절 내내 자연의 변화를 만끽하기 좋은 축제들이 열리는 장이니 더욱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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