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i Krathong

태국의 러이 끄라통 축제

 

러이 끄라통의 유래

‘빛의 축제’로 유명한 태국의 전통 축제 러이 끄라통이 11월 22일을 전후로 태국 전역에서 다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태국력 12월 보름에 열리는 러이 끄라통 축제는 사람들이 바나나 잎으로 만든 조그마한 연꽃 모양의 작은 배에 불을 밝힌 초와 꽃, 동전 등을 실어서 강물이나 운하 또는 호수로 띄워 보내면서 소원을 비는데, 이 때 끄라통의 촛불이 꺼지지 않고 멀리 떠내려가면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 진다고 믿는다. 이는 고대 물의 신에게 경의를 표하 전던통에서 기원하고 있다. 

‘러이Loi’는 ‘띄워 보내다’를, ‘끄라통Krathong’은 ‘뜨는 배나 장식’을 의미하는데 즉 ‘러이 끄라통’은 정성껏 장식한 작은 배를 물에 띄운다는 말이다. 태국 사람들은 끄라통 위에 불을 밝힌 초와 동전 등을 실어 강, 호수, 운하에 띄우고 촛불이 꺼지지 않은 채 멀리 떠내려가면 소원이루 어이진다고 믿어왔다.

왕실 불교와 민간의 물 신앙이 융합

러이 끄라통 축제는 13세기 중반, 타이 족이 지금의 타이 지역에 수코타이 왕조Sukhothai Dynasty가 최초의 국가를 세웠고 14세기 어느 날, 수코타이의 왕이 왕비와 궁녀들을 거느리고 타이력 12월에 치르는 명절날 한 밤 중에 배를 타고 나가 백성들이 물놀이하는 것을 구경했다고 한다. 당시 왕의 시중을 들던 궁녀 놉파맛Nopphamat은 축제를 자유롭게 즐길 수 없는 왕을 위해 다양하게 장식한 끄라통을 만들어 물 위에 띄워 바쳤다고. 이처럼 러이 끄라통의 전신이라 할, 궁중에서 등잔을 강에 떠내려 보내던 의식을 총 파 리엥Chong Pa Rieng이라고 불렀다. 

놉파맛이 후궁이 아닌 13세기 수코타이의 왕 스리 인드라딧야Sri Indraditya의 아내였다는 설도 있으나, 현재는 놉파맛이 실존 인물이 아니라 방콕 왕조(Bangkok dynasty, 1782~현재) 초기에 쓰인 시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러이 끄라통이 송크란처럼 인도에서 기원한 축제라고도 한다. 본래 시바와 비슈누, 브라흐마를 경배하는 브라만교에서 성스러운 강을 기리는 인도의 오랜 전통에 따라 강가에 등불을 띄우던 의식에서 유래했다는 것. 이러한 브라만교의 의식이 불교 국가인 타이에 유입되면서 왕실의 불교 문화와 민간의 물에 대한 신앙과 융합된 것으로 보인다.

볼거리 풍부한 러이 끄라통

전통적으로 끄라통은 바나나 줄기로 만들며 오늘날에는 빵이나 스티로폼으로 만들기도 한다. 빵으로 만든 끄라통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분해되고 또한 물고기 밥이 된다. 끄라통의 모양은 활짝 핀 꽃, 백조, 석상, 불교 관련 물 등 그 모양이 다양하지만 연꽃 모양이 가장 보편적이다. 이 축제 동안 작은 배들이 빛을 밝히며 강을 떠내려 가는 모습이 태국 전역을 수놓으며 아름다운 광경을 만들어 낸다. 또한 장식 배 행렬과 조명으로 장식한 건물들, 방콕 짜오 프라야 강변의 역사 유적지에서 열리는 이벤트와 같은 다양한 러이 끄라통 행사들을 관람할 수 있다. 

이 축제는 초기 라따나꼬 신시대의 왕실 전통의식에서부터 비롯되어 그 후 일반인들에게까지 퍼져 오늘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장 전통적인 축제의 모습을 보려면 수코타이를 방문하면 된다. 주요 축제는 다음과 같다. 로이 끄라통은 지역마다 구체적인 행사는 다르지만 등불을 통해 생명의 원천인 물에 감사를 표하고 행복을 기원하는 것은 동일하다. 축제날에는 끄라통 경연대회를 비롯해 미인 선발대회, 전통 무용 및 음악 공연, 타이 음식 축제, 수상 시장, 보트 경주 꽃, 놀 불이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끄라통 만들기

전통적인 끄라통은 적당한 두께로 자른 바나나 나무 줄기와 바나나 잎, 꽃잎, 종이 등으로 연꽃 모양을 본떠 만들며, 안에는 향과 초를 싣고 때로는 강의 신에게 바치는 의미로 동전을 넣기도 한다. 사람들은 주로 물의 여신 프라 매 콩카Phra Mae Khongkha에게 감사하는 의미로 끄라통을 띄운다. 프라 매 콩카는 인도 갠지스 강을 신격화한 여신 강가(Gangān)가 변형된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에는 끄라통을 빵이나 스티로폼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빵으로 만든 끄라통은 시간이 지나면 물고기의 먹이가 되어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끄라통을 띄울 때는 초와 향에 불을 붙인 뒤 조심스럽게 물 위로 띄워 밀어 보낸다. 이때 떠내려가는 끄라통을 향해 두 손을 이마에 올려 합장하는데, 이것을 와이(wai)라고 한다. 사람들은 강의 신을 경배하고 소원을 빈다.

놉파맛 여왕 선발대회

러이 끄라통에 치르는 미인 선발대회를 ‘놉파맛 여왕 선발대회’라고 부른다. 이는 타이에서 처음으로 작은 배 끄라통을 만들고 이를 장식해 강에 띄워 보냈다고 전해지는 놉파 맛을 기리며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뽑는 대회다.

치앙마이의 이펭 축제

타이 북부의 치앙마이Chiang Mai에서는 러이 끄라통 축제와 더불어 이펭Yi Peng 축제가 열린다. 이펭 축제는 13세기경 치앙마이 지역에 존재했던 란나Lanna 왕국 시대에 시작된 행사다. 이펭이라는 명칭은 축제의 개최 시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Yi)는 두 번째를, ‘펭’(Peng)은 달을 의미한다. 곧 이펭 축제는 타이력과는 차이가 있는 란나력의 두 번째 달 보름에 열리는 축제다. 수코타이에서는 끄라통 띄우기와 더불어 아름답고 화려한 불꽃놀이가 수코타이 역사 공원의 밤하늘을 수놓는다. 

특히 올 해는 11월 16일부터 25일까지 빛과 소리의 축제(Light &Sound Presentation)가 함께 펼쳐질 예정으로 여느 지역의 러이 끄라통 보다도 풍성한 볼 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이제 2018년도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서 끄라통을 띄워 보내며 한 해 동안 행했던 잘못했던 행동을 함께 실어 보내며 다음 해의 소망을 기원하는 러이 끄라통 축제는 매우 뜻 깊은 시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