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uritius

편안함이 주는 매력의 섬, 모리셔스

아프리카? 인도양? 어느 곳에 있는 것이 무엇이 중요한가. 모리셔스는 그 존재 자체로 처음 다녀온 사람에게도 자꾸 되돌아보게 만든 매우 매력적인 곳이다. 그저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사람도 자연도 낯섦이 아닌 친근 그 자체이다. 그 친근함의 원천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일까?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두바이를 경유해 스톱오버의 자유를 즐기며 가고 좀 빠듯한 사람은 홍콩을 통해 15시간 후면 도착할 수 있는 모리셔스로의 여행은 언제나 꿈꿔도 행복하기만 하다.

Enjoy the Ocean

바다를 즐겨야 제대로 모리셔스!

홍콩을 경유하는 모리셔스 비행기에 몸을 실은 지 8시간이 지날 즈음 기내식을 준비하는 승무원들의 분주한 몸짓에 부스스 눈을 뜨게 되었다. 항상 이때가 되면 그간의 피로가 수그러들면서 ‘아~ 또 모리셔스에 왔구나’ 하는 느낌과 이번에는 나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에 대한 묘한 기대감이 생기게 된다. 흘끗 본 옆자리에는 이번 여행을 함께할 일행들이 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모리셔스의 첫 여행을 기대하는 모습들. 긴 비행시간이 주는 불편함과 무료함을 버텨왔겠지만, 이들도 곧 이곳을 좋아하게 될거라는 확신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기분 좋게 올라온다.

불과 3주전까지만 하더라도 모리셔스 행 비행기에 이들과 함께할 줄은 몰랐다. 사실 모리셔스는 업무상 1년에 두세 번 정도 방문을 하는 곳인데 올해 말에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일정이 갑작스럽게 만들어져 버린 것. 주변의 소개와 추천으로 알게 된 5명의 인플루언서와 함께 여행하는 컨셉이 정해진 이후 10여 일만에 현지 일정을 조율하고 숙소를 찾는 일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지금까지 리조트를 돌아보는 팸투어라는 틀에 박힌 일정과는 달리 매일 매일 모리셔스의 매력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넣어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모리셔스를 즐길 수 있을까?’를 수없이 고민을 하지만 그 일정을 만드는 것 자체는 고통 보다는 행복한 즐거움이다. 한편으로 함께 동행 한 모든 사람들이 모리셔스가 첫 여행인 지라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은근한 부담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멋진 친구를 곧 소개시켜 준다는 흥분이 더 앞섰다.

#1 언더 씨 워킹 Under Sea Walking 

하지만 무언가 좋은 모습만 보여 주고 싶다는 나의 욕심이 너무 과했을까? 도착하자마자 날씨는 흐렸고, 급기야 리조트로 이동하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당장 도착한 당일 오전에‘언더 씨 워킹’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데, 걱정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나뿐인 듯 리조트로 가는 차량 안에서 즐겁게 웃고 떠드는 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체크인 하자마자 15시간 이상을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들인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스피드로 어느새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나와 배로 씩씩하게 향하는 모습은 새삼 젊음이라는 에너지의 위대함이 보이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로 인해 배는 약간씩 출렁대고, 장비를 착용하는 플랫폼마저 흔들려 사실 물속의 상황이 은근히 걱정되기도 했지만, 숙달 된 스태프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 입수를 준비하였고 바다 속의 모습은 해가 뜨지도 않았던 날씨가 무색하리만큼 투명하고 아름다웠다. 

다이빙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 ‘언더 씨 워킹’ 프로그램은 머리카락마저 젖지 않을 정도로 안전하게 물속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일 듯도 싶다.

Info 

언더 씨 워킹

산소를 공급해 주는 줄이 연결된 헬멧을 이용하여 바다 속을 편하게 볼 수 있는 언더 씨 워킹 프로그램은 다이빙에 부담을 느끼는 초보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다. 모리셔스에서는 롱비치 리조트가 있는 벨마르 지역과 북부 그랑베이 인근에서 즐길 수 있다.

#2 카타마란 투어 Catamaran Tur

다음날 아침, 모리셔스는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전날보다 훨씬 좋아진 날씨. 오늘은 모리셔스에서도 아름다운 섬이라고 불리 우는 일명 일로 셰프(사슴섬)이 있는 동부에서 카타마란을 타고 세일링을 하는 날이다. 리조트에서 15분 남짓 달렸을까 선착장에 도착하는 순간 전날은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바다가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분명 어제 공항에서 리조트로 갈 때 지나갔던 곳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믿지 않을 정도의 아름다운 바다색이 우리를 환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단지 그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오늘의 모든 일정이 잘 될 것 같은 알 수 없는 흥분감이 몸을 감싼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모리셔스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보여 주었다. 

여유로운 세일링을 즐기면서 수다도 떨고 그동안 서먹했던 서로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여행을 즐기고 있지만, 우리 모두는 여행 자체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카타마란에서 마신 피닉스맥주의 빈병이 점점 늘어갈 즈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이라는 게 무엇인지 아는 냥 각자 자그마한 배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여행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Info

카타마란 세일링 투어

모리셔스 카타마란 세일링 투어는 10시부터 오후 4시정도까지 진행되는 풀 데이 투어로  BBQ식사와 세일링 동안 와인, 칵테일, 맥주 등의 주류가 무제한 제공되는 프로그램으로 만족도가 높은 투어이다. 일로 셰프에서 자유시간이 보장되는 동부 카타마란 투어와 달리 서부 카타마란은 돌핀와칭이 주를 이루는 투어이기도 하다.

#3 카셀라 월드 오브 어드벤처 테마파크 Casela Theme Park

상쾌한 아침을 맞이한 모리셔스의 셋째 날은 이곳에서 여행객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 중 하나인 ‘카셀라 월드 오브 어드벤쳐 테마파크’를 방문하는 날이다. 아침부터 리셉션 앞에 부산하다. 전날 리조트의 영업이사와 식사자리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이용한 트랜스퍼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에 나왔던 놀라운 제안. 

이른 아침 팬텀과 고스트 두 대의 차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리셔스에는 총 세대의 롤스로이스 차량이 있고 이중 개인 소유의 한 대를 제외한 나머지 두 대는 서부 플릭 앤 플락 비치에 위치해 있는 리딩호텔 멤버 중 하나인 마라디바 리조트에서 소유 및 운영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차량을 이용하여 리조트에서 카셀라 테마파크까지 직접 배웅을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아침부터 카셀라 테마파크는 여러 액티비티를 하기 위해 모리셔스의 각지에서 몰려든 여행객으로 정말 인산인해인 상태였는데 차량이 입구에 멈추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보며 사진을 찍어대는 광경이 펼쳐졌다. 물론 우리 때문은 아니었을 테지만 그날 아침 우리는 뜻하지 않게 셀럽이 되었다.

사자를 만진다는 기대감에 한껏 고무되어 있었던 것일까? 생각보다 작았던 아기 사자가 들어 왔을 때 적잖이 실망을 했었다. 뭔가 동물의 왕국에서 봤던 엄청 큰 덩치의 사자를 기대했었는데.. 하지만, 스태프들은 새끼사자들을 볼 수 있는 경험은 카셀라 테마파크에서도 흔치 않은 경험이라고 위로한다. 

사자 보호 차원에서 아주 단기간만 프로그램이 대중에게 오픈된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실망의 감정은 순식간에 녹아내려 언제 그랬냐는 듯 우리 모두는 아기사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카셀라 테마파크에서는 사실 우리가 체험했던  ‘워킹 위드 라이언’ 프로그램이외에도 다양한 동물들과 인터액션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으로 쉽게 설명하면 에버랜드 사파리의 오픈 형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해야함에도 불구하고 흔치 않은 경험을 할 수 있는데다가 사자와 함께 인생사 진을 건질 수 있는 기회이니 함께 여행을 하는 친구들은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게다가 외부로 나와도 세이셸에서 온 자이언트거북이나 다양한 새들도 볼 수 있으니 나름대로 잘 갖춰 놓은 테마파크인 셈이다. 

오전시간에 동물들과 시간을 보냈다면 오후에 즐긴 짚라인 역시 사륜구동 오토바이나 세그웨이 투어만큼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보통 짚라인 코스는 산속에 있어 숲 이외에는 별다른 뷰가 보이지 않음에 반해 카셀라의 경우에는 시원한 인도양의 뷰와 아름다운 서부의 모습을 한꺼번에 조망 할 수 있으니 스트레스 해소와 더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듯하다. 

#4 비치콤보 리조트의 허니문 익스피리언스 체험

일정을 조율하면서 2박의 숙박을 비치콤보 계열에서 머물게 되었는데 11월부터 신혼여행객에게 제공되기 시작한 허니문 익스피리언스를 직접 경험해보고자 하는 이유가 컸다. 이 프로그램은 모리셔스에 있는 8개의 비치콤보 계열 리조트들이 각자 다른 5가지의 액티비티 중 한 가지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투숙 기간 중 즐기는 것인데 그 중 미니모크라는 차량 렌탈과 선다우너(선셋크루즈), 이스트 라군 스피드 보트투어를 이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이다. 

미니모크는 1950년대 후반 출시된 Austin Mini란 차량을 예쁘장한 형태로  새롭게 제작한 차량으로 최근 인스타그램(#minimoke)을 통해 인기를 끌고 있었기 때문에 함께 여행한 인플루언서들의 기대감이 컸기도 했다. 

하지만, 아침 일찍 모리셔스의 북쪽을 자유롭게 돌아보기로 생각하고 수령한 미니모크 차량은 수동면허가 있어야 하고 오픈 형이라 더위에 취약하다는 단점 때문에 자동면허를 주로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용을 하기에는 조금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다. 

원래 미니모크는 9시간을 렌트하여 사용할 수 있지만, 3-4시간 정도를 운전하며 몇 곳의 관광지를 둘러본다거나 마트를 들러보는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필히 모자와 선크림을 수시로 발라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운전을 했던 두 명처럼 1시간의 운전만으로도 현지인처럼 피부색이 변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할 듯하다. 

#5 낭만적인 선다우너 선셋 세일링 Sundowner Sunset Sailing

빅토리아 비치콤보에서 투숙을 했을때 이용했던 선다우너(Sundowner)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선셋 크루즈를 의미한다. 서쪽에 위치한 대부분의 비치콤보 리조트에서는 허니문 익스피리언스 중 하나로 이용이 가능한 체험인데, 발라클라바 지역에 위치해 있는 카타마란까지 작은 스피드 보트를 타고 이동한 후 선셋 한 시간 전부터 시작하여 약 2-3시간 정도를 선셋을 보며 음료를 마시고 음악을 듣고 세일링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쪽에서 바라보는 모리셔스의 선셋은 가끔 황홀하리 만큼 큰 감동을 선사하기 때문에 로맨틱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강력 추천! 

또한 프로그램 이후 바로 저녁식사 시간과 연결되기 때문에 버리는 시간 없이 하루를 알차게 보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도 같다. 모리셔스 남동부에 위치한 자연보호 구역 중 하나인 일로애그렛섬과 마헤부르그 인근을 돌아보는 이스트 라군 스피드보트 투어 역시 오전부터 점심 직전까지 진행되는 일정으로 같이 여행을 한 사람들 모두 재미있게 즐겼던 투어 중 하나. 

11월부터 비치콤보 리조트 전체에서 시행중인 허니문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은 리조트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스파와 같은 프로그램이 아닌 경우는 해당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외주업체를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비스나 만족도는 꽤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