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_ Hollywood

영화보다 즐거운 할리우드 Hollywood is more fun than movie.

LA의 상징? 뭐니뭐니 해도 할리우드다.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인 이 동네에서 스타들의 이름이 새겨진 별들을 좇고 영화의 촬영지를 찾아다니며 환호했다. 그리피스 천문대와 도심을 굽어보며 풍경을 즐겼던 하이킹의 끝자락, 보다 크고 보다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 순백의 할리우드 사인에 감동의 만세도 불렀다. 가슴 벅찬 하루하루. 할리우드를 돌아다니는 것은 분명히 영화만큼, 아니 영화보다 즐겁다

글과 사진 임성훈 기자 취재협조 로스앤젤레스 관광청 Kr.discoverlosangeles.com

이런 풍경, 할리우드 말고 또 있을까?

스타는 별과 함께 이름을 남긴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Hollywood Walk of Fame

세상 모든 거리 중 스타들의 이름이 밀집된 공간은 이곳 뿐 일거다. 할리우드 대로와 바인 스트리트의 양쪽 보도 블럭을 따라 약 2Km의 거리엔 대리석과 테라조(대리석을 가공한 인조석)로 만든 핑크 색 별이 가득하다. 별마다 영화, TV, 공연, 음악, 라디오 다섯 개 분야에서 시대를 풍미한 스타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자신만의 별을 찾아온 여행자들이 그 앞에서 감격하며 기념사진을 남기는 모습이 흔하게 목격된다. 할리우드가 로스앤젤레스를 상징한다면, 이 거리는 할리우드를 명징하게 대표한다. ‘명예의 거리Walk of Fame’. 해마다 24회 이상의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스타들의 존재가 별이 되어 이곳을 더욱더 화려하게 장식한다.

이름하여 할리우드 벽화. 라라랜드에서 미아가 세바스찬의 피아노 소리를 듣고 찾아간 장소의 외벽에 그려진 벽화다. 시대를 주름잡던 스타들이 극장에 앉아있는 모습을 그려놓았다. 앞줄은 역시 VIP의 자리. 제임스딘, 찰리 채플린, 마릴린 먼로, 클라크게이블, 엘리자베스테일러 등 얼굴만 봐도 알만한 대스타들이 장식하고 있다.

명예의 거리라는 기발한 발상을 내놓은 인물은 E. M. 스튜어트. 1953년, 그는 할리우드 상공 회의소의 대표였다. 아이디어의 실마리는 유서 깊은 할리우드 호텔Hollywood Hotel의 레스토랑일 것이라는 소문이다.

그곳 천장에 당대 유명 인사들의 이름과 별 모양의 그림이 장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여러 해를 거치며 논의와 회의를 거듭한 끝에 E. M. 스튜어트의 제안이 거리 위에 실현된 건1960년에 이르러서다. 유명 영화 제작자인 스탠리 크레이머Stanley Kramer의 이름이 첫 번째 별을 장식하는 영광을 얻었고 뒤를 이어 다섯 명의 인사들이 거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바닥을 장식하고 있는 별의 수는 약 2600개. 그 가운데에는 미키 마우스, 심슨 같은 인기 캐릭터의 이름도 포함된다. 이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으로 매년 6월마다 새로운 인물을 선정한다. 앞으로 이 거리를 장식할 별은 또 누구의 것일지 관심이 간다.

영화광들의 성지,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투어Warner Brothers Studio tour,

이 대단한 스튜디오가 가진 영향력? 세대를 초월한다. 오랜 시간, 제목만으로도 가슴 뛰는 수많은 명작이 이곳에서 제작됐다. 이유없는 반항, 카사블랑카와 같은 주옥같은 고전부터 배트맨, 수퍼맨, 원더우먼 같은DC 유니버스의 블록버스터들, 해리포터 시리즈, 신비한 동물 사전 등의 판타지 물까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프렌즈, 빅뱅 이론, 왕좌의 게임 등 소문난 걸작 미드의 상당수도 여기 출신이다. 이런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의 창작물들과 함께 몇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의 존재가 그래서 반갑다.

투어는 영화의 배경으로 사용됐던 야외 촬영지를 둘러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13만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 걸어서 다닐 수는 없다. 전동차에 몸을 싣고 이동하며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다. 눈앞으로 이름난 작품들에 등장했던 건물과 거리가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저마다 품고 있는 깨알 같은 사연, 감탄하고 추억에 잠기는 동안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의 절대 지지자가 되어 버린다. 인기 있는 세트장과 전시관에서는 모두를 하차시키고 충분한 시간도 준다. 그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두 말 필요 없이 ‘DC 유니버스 전시관 DC Universe: The Exhibit’이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확보한 DC 유니버스의 작품에 등장하는 영웅들의 위엄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배트맨’, ‘원더우먼’, ‘슈퍼맨’처럼 지구와 사회를 지켜 준 히어로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해당 영화들을 촬영할 때 사용한 소품들은 물론이고(배트맨이 타고 다니던 배트카나 텀블러도 있다!), DC 코믹스의 만화책 원본들까지 직접 눈에 담을 수 있다.

덤으로 주인공들이 입었던 멋진 의상들도 생생하게 전시 중. 기념사진을 남기기에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에서 탄생한 마법의 세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더 위자딩 월드The Wizarding World’ 전시관은 ‘해리포터’, 그리고 ‘신비한 동물 사전’에 활용된 이색적인 물건들을 전시해 놓고 있어 영화 팬들의 환호를 받는다.

특히 해리포터에서 기숙사를 배정할 때 사용되는 마법의 분류모자는 꼭 체험해 볼 것. 두고두고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를 기억하게 만드는 특별한 시간이 될 테니까! 투어의 끝 무렵에 들르게 되는 ‘스테이지Stage 48’도 관람객이 열광하는 베스트 스폿. 특히 시트콤 '프렌즈'의 커피숍으로 유명한 센트럴 퍼크Central Perk의 촬영세트는 인증 샷의 성지와 같은 분위기다.

더불어 '이유 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에서 제임스 딘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빨간색 재킷과 청바지도 나이 지긋한 팬들의 격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소품이다.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와 그리피스 파크 하이킹

이 영화를 보고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다면, 그, 혹은 그녀의 가슴엔 아마도 낭만적인 여운이 깊게 남겨져 있을 것 같다. 뮤지컬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라라랜드’ 말이다.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 ‘세바스찬’과 여자 주인공 ‘미아’는 도시에서 별과 가장 가까운 장소를 찾아갔다. 거기서 탭댄스를 추고, 사랑에 취해 밤하늘을 날았다.

그 배경이 되는 곳,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다. 우리에게는 그 아름다운 장면을 통해 특별하게 각인되었지만, 이미 숱하게 많은 영화와 TV 쇼에 등장해 화제가 됐던 단골 촬영지다. 이유 없는 반항(그걸 기념하듯 제임스 딘의 흉상이 천문대 앞마당 한쪽에 세워져 있다), 터미네이터, 트랜스포머 등도 이곳을 배경으로 했다.

천문대는 할리우드의 북쪽, 그리피스 파크 안에 있다. 거슬러 1935년에 개관했다. 이곳에 서면 발밑으로 LA 시가지가 곱게 펼쳐진다.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여행자와 사진가들이 다투어 몰려든다. 특히 붉은 노을과 매직 아워를 볼 수 있는 초저녁은 골든타임 대다. 이때는 전망 포인트마다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로스앤젤레스를 대표하는 여행 스폿의 위용이다.

언급했듯, 어쩌다보니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지로 명성이 자자하지만(하긴 이 아르데코 양식의 멋진 외관과 전망에 반하지 않을 영화감독은 없을 테다), 천문학의 대중적인 보급을 위해 만들어진 곳임을 기억해 주자. 풍경의 감상을 마쳤다면 서둘러 천문대의 내부로 향할 것. 칼 짜이스의 12인치 굴절 망원경과 여러 장비가 하늘과 보다 가까워지는 신비한 경험을 선사할 테니까.

그리피스 천문대를 품고 있는 ‘그리피스 파크Griffith Park’는 로스앤젤레스의 대표적인 쉼터다. 자연을 사랑하는 로컬들은 이곳에서 하이킹을 즐기며 자연과 호흡한다. 공원의 면적은 약 500만 평. 골짜기와 숲을 따라 조성된 트레일의 길이만도 85km에 달한다. 규모로 치면 미국의 지역 공원 중에서 가장 거대한 수준이다.

걷기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하이킹에 도전해 볼 것. 걸음마다 후회하지 않는 장면을 얻을 수 있다. 추천코스는 '그리피스 파크 전망 포인트 트레일'. 그리피스 천문대와 도심이 어우러진 놀라운 광경은 물론 그 '유명한' 할리우드 사인까지 한눈에 포착된다.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가슴 벅찬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