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5 하프문 베이 Half Moon Bay

엄격한 통제하의 남극대륙 탐험 허가

남극대륙 탐험(크루즈 승객들이 직접 남극대륙에 상륙하여 체험하는 탐험 관광) 크루즈 관광은 남극의 자연보호를 위하여 정말 엄격한 통제하에 크루즈 여행 및 탐험 관광 Expedition Cruise Tour이 진행된다고 한다.

남극대륙을 관광하기 위하여서는 IAATOInternational Association of Antarctica tour Operators라는 국제 남극관광 여행업협회에 등록된 크루즈선사, 여행사, 기구 및 단체들만이 남극 관광을 진행할 수가 있으며, 또한 이들 단체에 속한 여행사들은 철저하게 이들 단체가 만들어 놓은 각종 규제와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남극 관광을 진행할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제약은 아무리 큰 크루즈선이라 할지라도 동시에 100명 이상의 승객들이 텐더보트(승객들을 실어 나르는 작은 보트: 이번 텐더보트는 승선 인원이 30명 정도의 작은 규모 보트이지만, 대형 크루즈선들의 텐더보트는 100~200명의 승객 수용이 가능하다) 등을 이용하여 남극대륙 땅에 상륙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규정에 의하면 선원들을 포함하여 모든 승객은 남극대륙에 들어서면 사전에 두툼한 겉옷과 카메라 등은 물론이고 선사에서 제공하여 주는 목이 긴 방한 방수 장화를 강력한 바람으로 씻어내는 소독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한 관광 후 재승선 시에는 회전하는 브럿시와 소독약이 담긴 발판을 밟고 지나며 소독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고래잡이의 중심어장, 하프문 베이

꼬박 2박 3일간 악명 높은 드레이크 해협을 항해하여 정오경, 그나마 당초 예정된 크루즈 일정은 3박 4일 만에 남극대륙 깊숙한 해안에 들어서는 일정이었으나 항로가 바뀌어서 다행스럽게도 하루 일찍 남극대륙의 관문인 남극반도의 첫 번째 기항지인 하푸 문 베이에 도착하여 오후 관광을 했다.

한낮 온도는 영하 10도지만 햇볕이 없는 흐린 날씨 이고 또한 제법 강하게 불어대는 바닷바람 때문에 꽤 쌀쌀한 편이었다. 그래도 남극대륙 하면 언제나 영하 30~40도 정도로 여겨졌었는데, 그래도 이곳은 여름철에 들어서서 우려할만한 강추위는 피할 수가 있었다. 16,000여 톤급의 미드나솔 호는 최대 승객수가 250명이며 이번에도 빈선실 하나 없이 만선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20~30명씩 승객들을 조로 편성하여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서 순서대로 탐험 관광이 진행됐다. 우리는 혹등고래Humpback Whale 조로 선사가 무료로 제공하여 주는 붉은색 방한 방수 재킷의 오른쪽 팔뚝 위에 혹등고래 조 표시판을 항상 부착하고 탐험 관광이 진행됐다.

하푸 문 베이는 마치 반달형태의 반도 모양으로 천혜의 자연 항구로 100여 년 전 이곳 주변에서 고래잡이가 성황을 이루었다. 당시 이곳에는 고래고기 가공공장이 있어서 지금도 주변에는 여기저기 당시의 고래뼈 잔해들이 즐비하게 널려 있다. 이 지역이 고래잡이 어장의 중심이라고 여겨질 만한 틀림없는 사실은 지금도 해변가에는 파도에 밀려온 고래의 먹잇감인 크릴새우들의 사체가 해변가를 붉게 물들이면서 짙은 새우 냄새가 진동을 한다.

드디어 남극 땅에 발을 디디다

남극대륙의 남극반도에 들어서서 첫 번째 기항지인 하푸문 베이에서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것은 바닷 갈매기떼도 그랬지만, 그래도 역시 뒤뚱뒤뚱 귀여운 모습의 수많은 펭귄 무리라고 할 수가 있다. 이곳에 서식하는 펭귄은 남극을 대표하는 황제 펭귄Emperor Penguin이나 킹 펭귄 King Penguin처럼 그리 크지 않은 젠투펭귄Gentoo Pengui 무리들이다.

이미 이제까지 여러 차례 남미 크루즈 여행 시 아르헨티나의 푸에르토 마드린 펭귄 서식지에서 한눈에 펼쳐지는 수십만 마리의 엄청난 마젤란 펭귄Magellan Penguin 무리들을 필두로, 칠레의 푼타아레나스항 기항 때 선택 관광 여행상품인 막다레나 섬Magdalena Island에서의 수많은 마젤란 펭귄 떼와 또한 칠레 앞바다의 영국령인 포크랜드 섬의 스텐리항에서 경험하는 킹펭귄과 젠투펭귄 무리들과 함께, 아프리카 여행 때에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최남단 도시인 케이프타운 해변가에서 만나는 마젤란 펭귄 등등 펭귄과의 만남은 과거에도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Day6 웨일러스 베이Whalers Bay, 디셉션 아일랜드Decetion Island

마침내 엄청난 빙산과 빙하를 만나다

다음날 아침 일찍 미드나솔 호는 바닷속 화산 폭발로 인하여 마치 반지 모양처럼 생긴 디셉션 아일랜드Decetion Island의 웨일러스 베이Whalers Bay에 기항하였고, 더구나 오늘 탐험 관광은 우리 조(Team 11 Humpback Whale)가 오전 9시부터 시작하는 첫 번째 출발 팀인지라 서둘러 일행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마친 뒤 언제나처럼 대기 장소인 3층 안내데스크에서 선사가 제공한 붉은색 방수 재킷, 방수 방한 장화와 구명조끼 등으로 완전무장한 채 선내 스피커에서 우리 팀이 호명되기만을 기다렸다.

참고로 이번 250명의 승객들은 한 팀에 25명 안팎으로 조가 구성되어 모두 12개 팀으로 구성되었다. 팀명도 Humpback Whale, Minke Whale, Orca Whale 등 고래이름 팀과, Wandering Albatross, Light-mantled sooty Albatross 등 세상에서 가장 크다는 새 이름 팀과, Leopard Seal, Crabeater Seal, Weddell Seal 등 물개이름 팀, 그리고 끝으로 Chinstrap Penguin, Adelie Penguin 과 Gentoo Penguin 등 귀여운 펭귄 이름 등으로 팀이 구분된다.

1912년부터 1931년까지 20여 년 동안 고래 고기 가공공장이 이곳에 있었고 천연의 자연항인 이곳은 당시에는 과거 고래잡이배들의 활동무대였다. 1941년에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 해군은 이곳에 해군기지(Base ‘B’)를 건설하였으나, 1967부터 1969까지 2년 동안 발생한 화산 폭발에 의해 화산재에 덮여 지금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Day7 오른 하버Orne harbour,

생에 빙하의 천국에서 누린 호사스러움

남극대륙 반도에서의 셋째 날인 오른 하버Orne harbour 항에도 아침 일찍 도착했다. 오늘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오전과 오후에 각각 보트를 타고 빙하와 빙산을 탐험하는 보트그룹Cruising Group과 역시 보트를 타고 항구에 상륙하여 탐험하는 랜딩그룹Landing Group으로 나누어져 오전과 오후 관광을 한다.

우리들의 햄프 백 고래 조는 오전에는 보트그룹인지라 역시 어제처럼 완전무장한 채 텐더 보트를 타고 이동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빙산들과 빙하를 탐험했다. 오전 보트 탐험을 마치고 크루즈선으로 돌아와 싱싱한 연어와 양다리 요리로 점심을 했다. 후식으로는 당도 높은 망고 등 과일과 생크림 케이크 그리고 따끈한 핫 쵸코 레이트로 좀 과식(?)을 한 후 정해진 순서로 다시 오후의 오른 하버 랜딩 조 탐험에 나섰다.

Day8 큐버빌 아일랜드Cuverville Island

지구상 어느 곳의 빙하와 빙산에 비교가 안 된다

이제 오늘 아침 우리의 미드나솔 호는 이번 일정 중 가장 깊숙이 남극반도의 거의 뿌리 부분에 들어섰다. 따라서 빙하와 빙산의 규모는 점점 엄청나게 커지고 장관이다. 지구상 어느 지역의 빙산과 빙하에 비교되기를 거부하는 엄청난 광경에 일행들은 연거푸 탄성을 쏟아 냈다.

다행스럽게도 여전히 날씨는 아주 맑고 쾌청(남극대륙에서는 거의 기대할 수가 없다)하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강풍도 없는 좋은 날씨 속에 오늘도 어제처럼 오전 오후 각 한차레씩 보트 조와 랜딩 조 관광이 이루어졌다.

이번 남극 탐험 크루즈 여행 중에는 보트를 타고 관광하는 보트 조와 랜딩 조 등 단조로운 탐험 일정뿐이지만, 다른 외국인 젊은이들은 선택 관광으로 카누를 타고 빙산 사이를 누비는 카약 그룹Kayak Group 또는 하룻밤을 선실에서 보내지 않고 실제 남극 탐험가들처럼 지상에서 텐트를 치고 남극의 추운 겨울밤을 이겨내는 체험을 하는 아주 용감한 젊은이들의 관광팀Amunsen Camping Group도 있다.

내일 모레면 80세를 바라보는 필자의 나이에는 무리이지만, 10년만 젊었어도 한번 시도해 봄직한 잊지 못할 추억거리가 될 텐데 말이다. 이밖에도 선사 선택 관광 프로그램 중에는 카약 조와 아문젠 캠핑 조 관광 그룹 이외에도 전문 사진가 그룹Photo Course Group과 좀 낯설지만 플랑크톤 채집 조Phytoplankton Group 등도 있어서 승객들 중에는 제법 많은 전문분야 과학자들도 동승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