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tic Costa Serena Cruise

한·러·일 해상에서 펼쳐진 7일간의 ‘파티 크루즈’

누가 한국인은 크루즈 문화를 즐길 줄 모른다고 했던가. 외국 크루즈 선사를 이용했던 기자의 경험에 비추어 언어의 장벽 등 외국의 크루즈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한국인들의 소극적인 참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롯데관광 크루즈가 기획한 3항차 속초항-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북해도-부산항 전세 코스는 진정 한국인을 위한 대단한(?) 크루즈였다. 특히 50대 이상의 중년층에 특화된 다양한 선내 프로그램은 7일간 63빌딩보다 큰 11만 4천 톤의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호를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글과 사진 여병구 편집장 취재협조 ㈜롯데관광개발 www.lottetour.com/main/cruise

한국형 크루즈 산업은 다소 안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삼면이 바다라는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요트와 크루즈 관광산업의 성장이 매우 더디기만 했다. 이런 요인에는 발목을 잡는 각종 법적 규제가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해 두 번의 한국형 크루즈 산업이 좌절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다양한 기획과 프로그램으로 10년 연속 크루즈 전세선을 띄워온 롯데관광의 뚝심은 홀로 빛을 발했다. 이러한 열정은 이번 한-러-일 7일간의 크루즈 투어에서 한국형 크루즈 산업의 미래를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Cruise Party 
고품격 이탈리아 선사,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로 출항!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적인 트렌드 속에 50대 이후의 중년층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는 게 현실이었다. 즐길 거리가 없어 소외되어 젊은 시절의 충만했던 열정들은 시대의 흐름에 억눌려 가슴 한 켠에 먹먹한 답답함으로 자리한 지 오래다. 한마디로 속 시원히 털어내 버렸다. 잘 놀고 잘 마시고 잘 자고 왔다. 이보다 멋진 여행이 어디 있을까? 이 모든 것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현해탄을 건너 북해도의 오타루, 아오모리를 돌아 부산으로 돌아오는 7일간의 기막힌(?) 크루즈 여행 속에 다 담겨 있었다. 

#속초항에서 출국(?) 크루즈 투어 입문 가이드!
흔히 외국 출장은 공항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속초항 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의 출국은 다소 생소했다. 롯데관광 측에서 마련한 속초항까지의 전세버스를 타고 속초항에 내렸다. 신축한 국제크루즈터미널이다 보니 매우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공항을 통한 입출국이 아닌 속초항으로 출국했다가 부산항으로 출국하는 크루즈 투어의 특성상, 속초항에는 무려 3천 명이 넘는 승객과 승선을 돕는 승무원들로 북적거렸다. 

대부분의 승객들이 50대 이상으로 부부 또는 친구들 계모임 등 다양한 승객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들떠 있었다. 입국장이라고 써 있는 게이트를 나오니 11만 4천 톤의 이탈리아 선사인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의 위용에 다들 감탄사를 내뱉기에 바빴다. 워낙 인원이 많으니 조별로 나누어 담당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차례로 승선하기 시작했다. 

공항 출국장과 마찬가지로 개인 소지품 검사를 받은 후 들어 선 선내의 느낌은 이탈리아 국적의 선사답게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실내 장식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각자 배정된 객실로 가 여장을 풀기로 했다. 

내가 일주일간 함께 보낼 객실은 창문이 있지만 열 수 없는 오션뷰로 큼지막한 더블침대와 샤워실이 딸린 화장실 등 2인 함께 지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짐을 풀고 있는데 대극장으로 모든 승객들은 모이라는 방송이 나온다. 간단한 복장으로 대극장으로 향했다. 가이드의 인솔에 따라 대극장에 모인 승객들은 크루즈 투어에 필요한 설명을 들은 후 비상대피훈련을 시작했다. 

이 비상대피훈련은 누구든지 꼭 받아야만 하기 때문에 나 하나쯤이라는 생각으로 피했다가는 지속적인 관심으로 귀찮아질 수 있으니 꼭 받도록 하자. 각 객실에 비치된 비상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배 간판으로 이동해 비상시 발생할 수 있는 해상안전 사고에 대한 주의사항과 비상 탈출로를 익히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절대 예외는 없으니 꼭 받아서 나중에 문제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훈련을 끝내고 나니 드디어 코스타 세레나 호의 출항 시그널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로 간다. 아침 일찍 출발해 승선하기까지 많은 힘들었던 관계로 저녁 식사는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에서 배불리 먹고 나니 이제서야 피로가 풀리는 듯 하다. 이제 객실로 돌아와 크루즈 여행에 꼭 필요한 아이템들을 꼭 챙기도록 하자. 

[크루즈 투어의 필수 아이템] 1. 크루즈 투데이 신문 매일 저녁 객실로 배달되는 이 신문은 오늘 및 다음날의 일정 및 날씨, 선사 내 이벤트 각 레스토랑 별 메뉴 등이 꼼꼼하게 적혀 있다. 이 신문을 숙지하지 않으면 먹거리, 즐길거리 등을 놓칠 수 있으니 꼭 챙겨봐야 한다.  2. 투데이 디너 가이드 일반 뷔페 레스토랑과 달리 코스 요리를 제공하는 정찬 레스토랑의 메뉴가 적혀 있다. 반바지 차림 보다는 품격에 맞는 정장 드레스 등의 의상을 입고 참석하는 것이 좋다. 미리 예약도 가능하다. 3. 선내 와이파이 가이드 공해상에서는 데이터 사용이 불가하니 꼭 선사 내에서 사용이 가능한 와이파이를 등록해서 사용해야 한다. 휴대폰으로 코스타세레나 유료와이파이로 접속해 250MB(약 7달러), 1GB(약 20달러) 등 원하는 용량을 선택해 가입하면 그 용량만큼 데이터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간단한 카톡 및 뉴스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지 평상시처럼 사용했다가는 금새 데이터가 소진될 수 있으니 꼭 필요한 정보만 확인하자. 4. 코스타 카드 신용카드처럼 생긴 코스타 카드는 객실 키이자 승선 후 등록한 신용카드의 정보가 담긴 크루즈 전용 결제카드로 유료 레스토랑 및 카지노에서 결제할 수 있다. 개인의 승선정보가 담긴 신분증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잘 간수해야 한다. 5. 조식 룸 서비스 각종 프로그램에 참석해서 즐기다 보면 너무 피곤해 다음 날 조식에 나가기 힘들 때가 있다 이럴 때는 객실에 비치된 조식 신청서에 원하는 메뉴를 선택한 후 객실 바깥 쪽 손잡이에 걸어놓으면 다음 날 아침에 조식이 무료로 배달이 된다. 위의 다섯 가지만 잘 기억하면 크루즈 내에서의 기본적인 생활은 완벽하게 준비가 끝난다. 이제 즐기는 일만 남았다. 다음 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할 때까지 다양한 선내 프로그램이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는다.

Cruise Party
이것이 진짜 즐기는 한국형 크루즈다! 
5월 6일 속초항을 출발해 7일 블라디보스토크 기항지 투어를 마친 후 저녁에 승선하면 북해도 오타루까지 가는 8일 전일과 9일, 10일 북해도의 오타루와 아오모리 기항지 투어 후 12일 부산항에 도착하기 전의 11일 역시 하루 종일 크루즈에서 생활해야 한다. 

▶1일차. 출항 첫 날!
Benvenuti(벤베누띠, 환영합니다)
각종 승선 절차를 마치고 저녁까지 즐겼다면 이제 1일차를 실컷 즐길 시간이다. 피로도 풀렸고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 지 신문을 펼쳐 들어보자. 오늘은? 아항, 코스타 세레나 프로덕션 쇼라고 3~5층 지오베 대극장에서 <라디오 쇼>가 펼쳐지는 것이 아닌가. 크루즈 전속 가수들과 댄서들이 펼치는 멋진 락 댄스 쇼를 보니 절로 어깨가 들썩거린다. 아니나 다를까 대다수 중 장년층인 관객들의 흥겨운 어깨자락이 매우 리드미컬해지기 시작한다. 이것 말고 좀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없을까 하던 승객들은 5층 그랜드 바로 이동했다. 그곳에서는 댄싱 마에스트로인 토니가 ‘바차타’ 댄스 레슨을 펼치기 시작했다. 

누구나 반짝반짝한 스테이지로가 토니의 리듬에 따라 몸을 맡기면 된다. 굳었던 몸과 마음이 점점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모두 다 비슷한 동년배(?)이다 보니 눈치 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춤을 배우고 참석하는 적극적인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 동안 해외선사에서 봤던 소극적인 모습과는 달리 진정 크루즈를 즐길 자세가 돼있어 보였다. 11만 4천 톤 급의 선사 곳곳에는 이런 승객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내일 있을 기항지 첫 투어를 위해 일찍 잠에 들었지만 여전히 새벽까지 승객들은 잠을 못 이루고 크루즈 여행의 기쁨을 만끽했음을 다음 날 다른 승객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2일차 러시아 기항지 투어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 

Buongiorno(본조르노, 좋은 하루 되세요)
기항지 투어는 선택사항이지만 몸이 아픈 승객을 제외하고는 전원 참석하였다. 기항지 투어는 선사 국적이 이탈리아이기 때문에 이탈리아에서 러시아로 입국하는 것이므로 본인의 코스타 카드와 미리 제공한 임시 체류 허가서, 여권 사본을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기항지 투어는 자유투어가 있고 가이드와 전용 투어버스를 이용한 선택 투어로 나뉘어져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번 크루즈 투어에 참가하게 된 이유도 바로 한번도 가보지 못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가 기항지 투어에 포함돼 있어서였다. 코스타 세레나 호가 부동항인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로 들어서기 전 멋진 금각교와 이곳이 러시아임을 알게 해주는 다양한 군함들 그리고 황금빛 첨탑이 유독 돋보이는 러시아 정교회가 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Tip 기항지를 떠나고 도착하기 전 반드시 갑판으로 올라가 항구의 전경을 바라보는 것을 잊지 말자. 

잠수함 박물관
가이드의 인솔에 따라 차량에 탑승한 후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이 바로 <잠수함 박물관>이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군함 10대를 격침시킨 C-56 잠수함이 광장에 전시돼있고 어린 학생들이 오와 열을 맞춰 행진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곳은 현재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어 학생들이 현장 학습을 위해 많이 찾고 있다. 잠수함 옆에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 당시 참전용사들의 용맹함을 기리며 불타오르고 있다. 얼굴은 수줍은 젊은 처자들 같지만 잠수함 박물관의 보초병으로 군기가 든 사열 모습에서는 비장감이 넘쳐났다. 주위에는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적혀있는 위령탑이 길게 늘어서 있다. 박물관을 주변으로 러시아 정교회와 시민 공원이 조성돼 있어 시민들의 추모와 휴식공간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독수리 전망대
두 번째 코스를 위해 언덕으로 오른 버스는 중턱에 내려주고 걸어서 가파른 길을 오르기 시작하는 중에 낯익은 한국말이 들린다. 간이 가판대에 러시아 특산품인 차가버섯, 초콜릿을 파는 젊은 러시아 여인의 한국말이 참으로 구수해서 필요 없어도 사고 싶어졌지만 환전한 러시아 돈이 없어서 포기하려는 찰나에 “만원도 받아요”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몇 개를 더 사면 싸게 해준다는 멘트에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 이곳은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200m 높이의 전망대이다. 멋진 금각교를 중심으로 항구 전체를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다. 우리가 타고 온 코스타 세레나 호의 모습도 보인다. 전망대 꼭대기에는 러시아의 키릴 문자를 만든 키릴 형제의 동상이 서 있다. 동상 옆으로 우리의 남산에서 흔히 보이는 자물쇠들이 조금의 틈도 없이 잠겨 있는 것을 보니 바라고 바라는 소망은 다 똑 같은 가 보다.

아르바트 거리&해양공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핫한 곳인 아르바트 거리는 바다를 길게 품고 있는 거리를 따라 양 옆으로 다양한 샵들이 있어 쇼핑도 하고 휴식도 취할 수 있다. 마침 한류열풍에 맞게 어린 러시아 소녀가 한국의 아이돌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심 열정적인 그들의 춤에 아빠 미소가 번졌다. 가이드에게 러시아 대게가 저렴하고 맛있다는데 소개 좀 부탁한다고 했더니 요즘은 없다는 말이 돌아왔다. 

하지만 해양공원을 따라 걷다 보니 대게 신속배달, 킹크랩 판매 등의 한국어 간판을 보고 “ㅎㅎㅎ” 웃음이 절로 나왔다. 시간적으로 부족하니 대게 먹을 시간이 없을 것이라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알아서 척척 이해했다. 해양공원의 벤치에는 현지 청춘 남녀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역시 러시아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기항지 투어를 마치고 저녁 8시쯤 배로 돌아왔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돌아보고 다녔더니 피곤함에 눈꺼풀이 감기지만 어디 그냥 잘 수 있을까? 저녁 10시부터 지오베 대극장에서 열리는 클래식 콘서트와 10시 반에 열리는 댄싱 나이트를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3일차 해상 전일 크루즈 선상 투어
Buona Giornata(보나 조르나따, 좋은 하루 되세요)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 북해도 오타루로 가는 길은 하루가 걸리기 때문에 3일차는 오롯이 선사 내에서 즐기는 시간이다. 어제 기항지 투어로 피곤한 관계로 오늘 아침은 전날 미리 주문한 조식이 도착 했는지 벨소리가 울린다. 잠결에 일어나 문을 열어주니 큰 쟁반에 한 가득 담긴 아침 식사를 테이블에 놓고 나간다. 조식 서비스가 무료라니 이건 좀 칭찬할 만 하다. 

느긋하게 뜨거운 커피를 마시면서 창 밖을 바라보며 모닝 빵에 잼을 발라 입에 한 가득 넣었다. 조식을 마친 후 다시 침대에 누워 망중한을 즐긴 후 신문을 들어 프로그램을 확인하면서 객실을 나섰다. 15시부터 9층 솔레 수영장에서 열린 <롯데관광 크루즈 가수왕>에는 15명의 승객이 참가해 재미있고 멋진 노래를 선사해 관람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자아냈다. 

특별히 오늘은 16시 15분부터 선장이 주최하는 갈라 칵테일 쇼와 21시30분에 시작하는 선상 임원들과의 로맨틱한 댄스파티도 있어 승객들의 관심이 최고조로 달해 있었다. 선장과의 칵테일 파티는 크루즈 여행에 있어 매우 품격 있고 전통적인 시간으로 이 멋진 배를 안전하게 항해하게 해주는 선장과 임원들에게 대한 경의를 표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오전에는 수영을 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다 지오베 대극장으로 향했다. 역시나 선장을 만나기 위해 3~5층 지오베 대극장이 가득 찰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각자의 손에 든 칵테일을 선장의 건배사와 함께 마시는 승객들은 이미 이 크루즈와 한 몸이 되는 순간이었다. 

로맨틱한 임원들과의 댄스 파티 전에 지오베 대극장에서 펼쳐진 <인간토> 매직쇼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22시에 지오베 대극장에서 열린 국악뮤지컬 <크루즈 탄 토생원>은 5명의 출연진들이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연기면 연기를 모두 멋지게 소화해 가장 큰 인기를 받았다. 

5층 그랜드 바로 이동하니 벌써부터 승객들과 선상 임원들이 함께 어우러져 멋들어진 댄스 타임을 갖고 있었다. 우아한 춤과 유쾌한 웃음소리가 그치질 않았다. 중 장년층의 승객들이 거리낌 없이 다양한 댄스를 소화하는 것을 보고 이번 항차 승객들의 여가 수준이 꽤 높다는 것에 놀랐고 그 열정에 두 번 더 놀랐다. 

3층 메인 홀에서는 22시부터 애니메이션 팀과 함께 하는 <골든파티>가 열려 밤 늦도록 그 뜨거운 열기기 가시지 않았다. 21시부터 자정까지 9층에 있는 프로메테오 뷔페에는 출출한 승객들을 위한 국수(어묵, 소고기, 야채 토핑 선택)가 제공되고 자정부터 07시까지 근처 솔레 수영장에서는 샌드위치와 커피, 차가 제공되어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올빼미 족들의 든든한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4일차 기항지 투어 일본 북해도 오타루Otaru
A Domani(아 도마니, 내일 봐)
밤 늦도록 춤과 노래를 즐겼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승객들의 얼굴에는 전혀 피곤함이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두 번째 기항지 투어가 있는 일본 북해도의 오타루이다. 밤새 달려 작은 항구 도시인 오타루에 도착해 07시40분부터 투어를 위해 각 조별로 나서기 시작했다. 겨울에 눈이 쌓인 오타루는 와봤지만 여름의 오타루는 처음이었다. 

이번에는 버스를 타지 않고 오타루 운하까지 20분 내의 거리에 있다고 해 천천히 걸어서 가기로 했다. 항구를 나와 오른 편으로 꺾어져 직진하니 바로 오타루 거리가 나온다. 오타루에서 16시까지만 배로 돌아오면 되니 여유 있게 돌아보기로 했다. 

전에는 눈이 가득 한 밤의 오타루 거리만 걸었기에 밝은 대 낮의 오타루 거리가 낯설게 느껴진다. 여전히 제 자리에 있는 일본식 옛 가옥들의 정취가 정겹다. 대부분 100년 이상의 고택으로 전통적인 일본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어 구경거리로 그만이다. 걷다가 힘들면 낡은 커피숍으로 들어가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며 뜨거운 열기를 잠시 피했다. 

그리고 랜드마크인 오타루 운하로 향했다. 오타루 운하를 오가는 곤돌라가 반딧불처럼 빛나던 눈 쌓인 밤의 운하와는 다른 모습이다. 곤돌라를 탈까 하다가 운하 옆에 있는 공장을 개조한 카페로 들어가 운하 옆 탁자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시원한 오타루 생맥주 한 잔으로 더위를 날리며 호젓하고 여유로운 운하의 매력적인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그냥 가기 뭐하다면 오타루의 명소인 오르골당에 들러 다양한 오르골을 사거나 구경만해도 좋다. 

오후 4시 이후 선내로 들어와 객실로 돌아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19시에 지오베 대극장에서 열리는 세계 정상급의 패션쇼인 <불가리 패션쇼>를 보기 위해 들어섰다. 이미 3층 전석을 꽉 채운 승객들로 열기기 후끈한 탓에 서서 구경을 해야 했지만 화려한 조명과 멋진 패션모델들의 연기와 워킹은 가히 월드 클래스라는 찬사가 절로 나왔다. 9층에 있는 솔레 수영장에서 롯데크루즈 <별이 빛나는 밤에>가 열린다고 해서 중간에 나와 이동했다. 승객들이 미리 신청한 신청곡과 사연을 받아 노래를 틀어주며 댄스파티도 겸했기에 승객들은 구경하다가 일제히 나가 광란(?)의 댄스파티를 연출했다.

▶5일차 기항지 투어 일본 아오모리Aomori
Buona Giornata(보나 조르나따, 좋은 하루 되세요)
연일 이어지는 파티에 지칠 만도 한데 승객들 대부분의 눈동자가 초롱초롱하다. 정말 즐기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표정들이다. 딱 보기에도 몇 시간을 잠들지 못했을 듯 한데 마지막 기항지 투어인 아오모리 투어를 위해 09시50분부터 부지런히 짐을 챙겨 나서는 승객들의 뒷모습이 이제는 정겹게 느껴진다. 일본 여러 곳으로 출장을 다녔지만 아오모리는 초행길이라 자유투어가 아닌 기항지 투어를 선택했다. 

뭐 아오모리는 일본 혼슈지역에서도 가장 북쪽에 위치한 외진 시골 마을인 아오모리 현이지만 코스타 세레나 같은 대형 크루즈 터미널이 있다는 것이 꽤 부럽기만 했다. 저녁 7시까지 돌아오면 되니 다소 넉넉하게 돌아보기로 했다. 첫 번째 도착한 곳은 거대한 청동불상이 있는 <청룡사>로 가서 한적한 일본 사찰의 정취를 즐기며 산책을 했다. 두 번째는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인 네부타 축제를 전시하고 있는 <와랏세>를 돌아보고 아오모리 현 관광물산관인 <아스팜> 등을 둘러봤다. 오후 2시에 정규 투어가 끝나고 크루즈 터미널도 바로 근처이기 때문에 배로 돌아가지 않고 오후 7시 전까지 아오모리 현 시내를 천천히 거닐기로 했다. 

북단 시골답게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고즈넉한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아오모리 역까지 걸은 후에 역사 내에 있는 상점에서 간단한 쇼핑을 한 후 빼놓을 수 없는 라면 한 그릇을 한 후 코스타 세레나 호가 있는 크루즈 터미널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길이 1,219m의 거대한 베이브리지Bay Bridge로 올라 상판로를 따라 이동하면 더 빨리 갈 수 있지만, 걸어서 구석구석 보고 싶은 욕심이 더 앞섰다. 밤에 조명이 켜지면 베이브리지의 환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 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이게 크루즈 기항지 투어의 아쉬움이기는 하다.

▶6일차 마지막 해상 전일 크루즈 선상 투어
Grazie(그라찌에, 감사합니다)
오늘은 모든 일정이 끝나고 부산항으로 돌아가기 까지 코스타 세레나호에서 모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 특히 내일 부산항에 도착하기 때문에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먼저, 내일 원활한 하선을 위해 모든 짐을 캐리어에 넣은 후 자정까지 객실 밖에다가 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6일간 코스타 카드로 결제한 내역을 잘 확인하는 일도 잊지 말고 해야 한다. 아오모리에서 꽤 많이 걸었던지 매우 피곤한 탓에 마지막으로 3일차 때처럼 미리 조식을 신청해 느긋한 아침을 즐겼다. 마지막 크루즈 투어를 즐기는 승객들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했다. 

카메라를 들고 객실을 나서는데 이게 웬일인가? 승객들이 끊임없이 음악이 연주되고 댄스파티가 열리는 3층 메인 홀과 롯데관광 <댄스왕 선발대회>가 열리는 9층 솔레수영장에서 최선을 다해 춤과 댄스로 가열차게 즐기고 있었다. 도무지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뒤늦게 면세점 쇼핑을 즐기려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지오베 대극장에 열리는 <레이저 쇼&환송행사>를 보기 위해 들어섰다. 승객들만큼이나 더욱 더 열정을 다해 서비스를 하고 멋진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코스타 세레나 호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위해 멋진 환송 행사를 펼쳤다. 뛰어난 서비스 정신만큼이나 재능들도 많아 보인다. 아, 이제 가장 기다렸던 특별한 콘서트가 열릴 시간이다. 

환송행사가 끝난 후 22시부터 열리는 코요테의 리더 신지와 가수 나상도가 펼치는 <신.나 콘서트>가 바로 그것.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기상 송으로 인기를 얻었던 가수 나상도의 재치 있는 입담과 뛰어난 가창력에 매료된 승객들은 대극장이 떨어져 나가라 박수와 환호성을 아끼지 않았다. 뒤이어 가수 신지가 등장해 그 열기를 더욱 뜨겁게 하면서 마지막 날의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자정을 넘긴 시간이지만 아쉬움에 현해탄을 건너는 갑판 위에서 어두운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하는 승객들의 발걸음이 아쉽게 느껴진다.

▶7일차 부산항으로 입항, 귀국 절차
이미 전날 캐리어를 객실 밖에다가 내놓고 승무원들이 그 짐을 다 수거해 일사불란한 하선절차를 위해 바삐 움직이는 날이다. 꽤 피곤한 탓에 늦은 아침은 거르고 느긋하게 침대에 누워 창 밖을 바라보니 부산항으로 입항하고 있는 지 고깃배들과 항구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선하는 시간대가 있기 때문에 혼자 서두를 필요는 없다. 

11시쯤 점심 식사를 하고 부산항에 천천히 접안 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갑판으로 올라갔다. 익숙한 우리 바다의 냄새가 반갑게 느껴진다. 곳곳에 그렇게 많이 촬영을 했음에도 또 기념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는 승객들로 북적거린다. 하선을 위한 시간이 다되어 간단한 배낭을 챙겨 5층 그랜드 바로 이동했다. 여기서 호명하는 대로 하선을 하게 된다. 

이때 전날 받은 여권을 꼭 챙기는 것을 잊지 말자. 공항처럼 입국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캐리어는 이미 크루즈터미널로 이동해서 각자의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이제 정말 크루즈 투어는 끝이다. 정말 신나고 즐겁게 원 없이 즐기고 간다는 표정으로 하선하는 승객들의 발걸음이 여전히 흥겨워 보인다. 

Info 매우 특별했던 식사
열정적인 승객들의 힘의 원천은 당연히 새벽 2시까지 제공되는 거대한 음식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정말 다섯 끼를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정찬식을 즐길 수 있는 케레스, 베스타 레스토랑과 마음대로 식사를 할 수 있는 프로메테오 셀프 뷔페 레스토랑 그리고 유료로 특별한 식사가 제공됐던 카사노바 레스토랑 등 제대로 먹고 마실 수 있는 꿈 같은 시간이었다. 

아직은 성격이 급한 탓에 코스 별로 나오는 정찬 레스토랑보다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지만 세련된 승객들이 많아 진 탓에 멋지게 차려 입고 정찬을 즐기는 모습도 꽤 많이 볼 수 있었다. 특히 이탈리아 선사답게 파스타류의 요리는 꽤 맛있었다. 

항상 감칠 맛 나는 김치와 쌀밥이 제공되고 집에서 해먹는 한식 보다 더 나은 맛을 선보인 요리사들이 매우 궁금했을 정도. 꽤 많은 중장년층의 승객들이다 보니 늘 빠질 수 없는 것이 소주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즐겁고 유쾌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Info 2019 가을 롯데관광 크루즈 전세선 스케줄
1항차 한-중-일-러 4개국 투어 크루즈
오는 10월 8일 인천항을 출발하여 상해, 나가사키,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속초항으로 돌아오는 8일간의 일정이다. 구수한 입담과 더불어 멋진 가창력을 자랑하는 가수 김성환과 전영록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2항차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핵심 기항지 투어
오는 10월 15일 속초항을 출발하여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사카이미나토를 지나 부산항으로 입항하는 6일 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코미디언 보다 재치 있고 재미있는 가수 홍서범, 조갑경 부부가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Mini Interview
백현 롯데관광개발 대표이사
세계 어느 나라와 견줘도 뒤지지 않을 매우 뛰어난 해양조건을 갖춘 나라입니다. 3면의 바다와 멋진 자연환경은 지리적으로도 일본과 중국의 거대 시장과 인접해 있어 국내외 크루즈 관광객 유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크루즈 시장의 미래를 밝은 것이 사실입니다. 롯데관광의 크루즈 전세선 역사는 2010년부터 시작하여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5만 톤 급의 코스타 클래시카 호를 시작으로 2018년부터 11만 4천 톤 급의 국내 최대 크루스선인 코스타 세레나 호를 용선하여 크루즈 전세선을 운영해왔습니다. 오는 10월 최초로 인천-중국 상해-일본 나가사키-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속초로 이어지는 4개국 7박8일 일정을 선보이게 될 1항차와 속초-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일본 사카이미나토-부산으로 입항하는 5박6일 일정의 2항차 크루즈 전세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속초항과 부산항, 인천항을 모항으로 한 크루즈 상품을 지속으로 기획하고 운영할 계획이지요. 남북관계가 호전된다면 남포, 원산 등을 연계한 크루즈 상품 개발도 준비하고 있으니 꼭 좋은 소식이 들렸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국내 크루즈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크루즈를 애용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