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뚜르드몽드

발행구분

[2019년 12월호] 대륙분류 : [유럽] 국가분류 : [몰타] 도시분류 : []

기사제목

[COVERSTORY] 신화의 숨소리 따라 흥미진진, 몰타

ON T H E C O V E R

유럽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휴양지답게 몰타의 곳곳은 과거의 역사가 가득 담긴 건축물, 유적지 그리고 울퉁불퉁 도로와 지중해의 빼어난 자연환경과 바다가 주는 풍부한 해산물로 만든 맛난 요리가 무척 매력적이었다. 첫날 도착해 핫플레이스인 슬리에마의 바다 산책로를 걷다가 황금빛 일몰을 마주하게 되었다. 저녁 식사가 마련된 곳이 마침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더 테라스The Terrace 레스토랑이었기에 그 근처 부두에서 이런 표지 컷을 건질 수 있었다. 그것도 첫날에 말이다. 가뜩이나 라임스톤으로 만들어진 건축물 때문에 온통 황금빛의 도시였는데 일몰까지 더하니 눈이 부셔도 이래 부실 수가 없었다. 맞은편의 발레타 대성당을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기는 한 여인의 모습이 가장 먼저 들어왔다. 너무 아름답고 인상적이서 한동안 그녀처럼 건너편 대성당을 바라보았다. 첫날부터 녹아들고 빠져드는 몰타라니. 이렇게 매력적이어도 되는 걸까?

글과 사진 여병구 편집장 취재협조 카타르항공 qatarairways.com/kr,몰타관광청 www.visitmalta.com

Republic of Malta

신화의 숨소리 따라 흥미진진, 몰타

먼저, 유럽인들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좋은 휴양지에는 언제나 그들의 발걸음이 먼저 닿았다. 지중해의 아주 작은 제주도의 1/6 크기인 몰타도 그 중 하나로 유럽, 아프리카, 아랍과 인접한 특별한 위치 또한 볼거리, 먹거리가 넘친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유적지인 몰타에서의 산책은 그야말로 시간여행이다. 지금 바로 눈썹이 휘날리도록 숨 가쁘게 몰타 섬과 고조 섬의 시간 속으로 떠날 테니 신발 단디 동여 매고 따라오기를…

글과 사진 여병구 편집장 취재협조 카타르항공 qatarairways.com/kr,몰타관광청 www.visitmalta.com

지도만 보면 남태평양의 휴양지인 피지와 닮아있다. 비티레부(Viti Levu)와 바누아레부(Vanua Levu)의 두 큰 섬으로 나뉜 피지(Fiji)와 고조(GOZO) 섬과 몰타MALTA 섬(중간에 아주 작은 코미노 섬이 있지만)으로 이뤄진 몰타, 그러나 두 섬나라의 크기는 피지가 182만 7천㏊,몰타가 3만 2천㏊로 천양지차이다. 크고 작든 간에 두 섬나라의 특징은 수많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제 자리를 지켜오는 동안 역사, 문화 그리고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상처의 흔적이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상처는 복합적인 새로운 역사와 문화를 만들어 냈고 지금은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의 안식처로 사랑받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볼거리, 먹거리가 많다고 좋아하는 나라는 그만큼의 아픔을 갖고 있는 곳이다.

몰타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온통 라임 스톤으로 지어진 건물들의 누런색에 잠시 갈 곳을 잃을 지도 모른다. 어디가 어딘지 죄 비슷한 라임 스톤의 색은네비게이터로서의 역할은 엉망이지만 성 요한 대성당의 시작부터 몰타뿐만 아니라 몰타사람들의 정서에 생활처럼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성요한의 기사들(Knights of St John)’까지 역사의 타임머신을 타고 다니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시간에 쫓기는 스케줄은 버리고 천천히 그냥 걸으며 몰타를 즐기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고 우리의 여행 방법대로 조급함을 버리지 않는다면 몰타는 제주도의 1/6 크기에 불과한 그냥 아주 작은 지중해의 작은 섬에 불과할 테니 말이다.

CoverStory_History
Mediterranean Storyteller

몰타

정확한 역사적인 근거가 없는 경우에는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입에서 입으로 또는 불확실한 근거로 추론해 가상의 사실을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이 바로 그 확실한 사례다. 유일하게 언어를 기록하고 해석할 수 있었던 사람이 살해당한 후 그 문자를 해석할 길이 없어 모아이 석상에 대한 진실은 너무 다양하다. 몰타의 가장 오래된 유물인 거석으로 사원도 그렇다. 몰타 섬에 위치한 ‘하자르 임Hagar Qim’에 있는 거석문화는 이곳이 신을 모신 신전이었는지 아니면 어떤 다른 역할을 했는지 여전히 불확실하다. 우리나라처럼 역사의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깨닫는다. 어쨌든 지중해 문화의 발상지인 몰타의 어제 속으로 가보자.

거리마다 깊게 배인 역사의 달콤한 흔적

지도상으로 보면 몰타의 위치는 유럽, 아프리카, 아랍 사이의 중간에 절묘하게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몰타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지중해의 중요한 항로이자 해상운송의 통로였기에 역사적인 빈번한 침략 때문이었다. 가이드에 따르면 ‘하자르 임Hagar Qim’에 있는 거석으로 된 사원들의 흔적은 무려 그 역사가 BC 3800년 이상 오래됐다고 말한다. BC 800년경에 페니키아인들이 몰타의 섬들을 600년 동안 식민지로 삼았고 로마인들은 BC 208년에 몰타를 그들의 제국에 영입했다. 율리시즈가 칼립소의 섬으로 알려진 고조 섬에 머문 것을 제외하고, 섬을 방문한 가장 유명한 사람은 AD 60년에 몰타에 난파되었던 ‘사도바울(apostle Paul)’.

가이드는 ““870년 북아프리카의 아랍인들이 오기까지 평화로운 시간을 수백 년 동안 이어왔지요. 하지만 평화로운 몰타 섬을 그들은 가만두지 않았어요. 무역을 핑계로 침범해 온 아랍인들은 현지인들에게 귤 같은 과일과 목화를 주면서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라고 강요했습니다. 하지만 아랍인들도 오래가지 못했어요. 시칠리아에서 온 노르만족들이 1090년에 아랍인들을 내쫓고 그 후 400년 동안 몰타는 시칠리아의 지배를 받게 되었지요.”” 지리학적인 위치에 따라 고통을 겪는 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1530년에 스페인의 황제가 일 년에 몰타 산 매 두 마리를 임대료로 바치는 조건으로 예루살렘의 성 요한단의 기사들(Knights of the Order of St John of Jerusalem)에게 이 섬을 주게 되는데 우연하게도 1565년 3만 명의 터키침공과 맞아떨어지면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게 된다. 강력한 군사력을 갖고 있는 터키 전사들은 몰타를 무려 3개월 동안 포위공격 했지만 700명의 기사들과8000명의 몰타인들이 죽을 각오로 터키의 공격을 막아냈다.

“말도 안 되는 일방적으로 당할 수 있었던 전력이었지만 기사단은 정말 용맹하게 싸웠습니다. 결국 이 기사단은 유럽을 구한 영웅으로 추앙받았지요. 결국 그 보상으로, 그들은 발레타(Valletta)를 하사 받게 됩니다.””

그러나 기사단은 그 명성을 지키지 못하고 타락으로 이어져, 1798년 나폴레옹이 몰타에 도착했을 때는 오합지졸에 불과했다고. 오히려 나폴레옹에 대항해 몰타를 구원한 것은 영국이었고, 1814년까지 몰타는 영국의 식민지가 된다. 식민지로 만든 후 영국은 몰타를 지중해의 중요한 거점을 중심으로 해군전략기지로 만들었고 이는 몰타를 세계 2차 대전 동안 적국의 타킷이 되면서 5개월간의 끊임없는 폭탄 공격을 받아 몰타는 황폐화되고 말았다. 종전 후 몰타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자 했고 1964년에 완전한 자치권을 성취하게 된다.

“몰타정부가 1979년에 영국과 영국의 동맹국들 입장에서는 매우 껄끄러운, 소련연방과 북한 등의 공산주의 국가와 관계를 가지면서 1987년 내셔날리스트당(Nationalist Party)의 승리로 끝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몰타를 유럽연합(EU)의 회원국으로 끌어들이게 됐지요. 그동안 무역과 경공업은 몰타의 경제를 지탱해온 중요한 대들보였지만 오늘날의 몰타는 관광산업이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 잡게 되었지요.”

몰타의 곳곳에 깔린 친절하지 않은 자갈길에는 로마와 터키, 영국 등의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각종 건축물과 시내 바깥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걸로 알려진 거석 구조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청동기시대의 사원과 건축물 그리고 기사단들의 영화로웠던 역사의 흔적이 관광 상품으로 잘 포장돼 있어 몰타를 휴양지는 물론 관광지로서 명성을 날리기에 충분한 역할을 했다. 유럽인들이 좋아하는 휴양지답게 수많은 관광객들을 거리에서 볼 수 있고, 몰타인들은 자신들의 관광산업에 있어 매력적인 감성을 주는 성요한의 기사들(Knights of St John)을 축복하는데 온 힘을 아끼지 않는다.

몰타 섬은 전체적으로 평평하며 주로 석회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고조 섬은 몰타 섬보다 더 푸르고 언덕이 많으며, 이곳의 해안은 높고 험준한 절벽을 자랑한다. 대부분의 토양은 일반적으로 메마르고 바위투성이며 매우 적은 식물이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