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첫 만남, 대련

인천공항에서 이륙한지 1시간 30분 정도가 지나가 첫도착지인 중국 대련시의 모습이 기창 아래로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것이라는 나의 예상을 깨고 그곳은 우리나라와 매우 다른모습을 하고 있었다. 붉은 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나라답게 적색 벽돌로 지어진 불그스름한 건물들과 동유럽형의 건축물들이 의아해하는 나를 반기고 있었다.

독특한 문화가 살아 있는 버스를 타고 북경으로

심양에서 조금 떨어진 반금시에서 이틀 동안 머물고 북경으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마침 그 때가 중국의 명절 춘절이라 기차표를 얻지 못하고 6시간도 넘는 시간을 우등석도 아닌 일반 좌석 버스를 타고 북경으로 향했다. 중국의 버스는 참으로 재미있었다. 안내원도 있고, 화장실도 있었다. 또 먹을 것을 얼마나 많이 주던지 앞에 놓여 있는 바구니가 금방 먹을 것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세편의 영화를 보여주었는데 마지막 영화로 '조폭마누라2'가 나온 일이었다.못 알아들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버스의 왼쪽 스피커에서는 우리말이 나오고 오른쪽 스피커에서는 중국어 더빙이 나오고 있었다.

이미 실컷 잠을 자서 더 이상 잠도 안 오는 터라 잘됐다 싶어서 영화를 보고있는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서 앞자리의 한 남자가 투덜대자 갑자기 우리말이 안 나오기 시작했다.그 때 중국말만 할 줄 알았어도 "우리 한국사람이니 한국말 나오게 해달라"고 했을 텐데 아직도 그게 분하다. 좁은 차안에서 몸이 지칠대로 지쳐갈 무렵 거대한 북경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났다. 많은 고가도로와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자동차보다 많은 자전거를 보며 나는 북경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를 품고 버스에서 내렸다.

중국의 현재를 보려면 북경으로 가라

숙소에 짐을 풀고 북경의 명동거라는 왕부정 거리로 나섰다. 백화점과 많은 상점들, 그리고 관광객의 눈길을 끄는 기념품 상점들과 이상한 냄새를 풍기며 꽂혀있는 갖가지 꼬치들이 재미있었다. 꼬치에는 중국에 가면 사람 빼고 다 먹는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해마, 귀뚜라미, 전갈, 뱀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나는 뱀을 먹어보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전갈을 먹어보았는데 튀긴 음식이라 그냥 바삭바삭한 느낌 외에는 아무 맛도 없었다.
다음으로 우리가 찾은 곳은 자금성. 천안문 광장을 통해 들어가는 이 자금성은 데자뷰 현상을 일으키는 곳이었다. 큰 광장을 지나 건물을 돌아 뒤로 가면 또 다시 큰 광장이 나오고 또 그 건물을 돌아가면 또 큰 광장이 나오고... 정말이지 엄청난 크기의 궁궐이었다. 우리는 이 성 안의 길들을 지나며 왔던 곳인것 같고 지나쳤던 길인 것 같은 느낌을 계속해서 받았다. 아마도 그 옛날 궁전에서 일했던 사람들도 길을 잃는 경우가 많았을 것 같았다. 자금성 주위에는 외부로의 침략을 막기 위해 호수를 파 놓았는데 그때 땅을 파면서 나온 흙이 쌓여서 하나의 산을 이루었다. 산을 공원으로 만든 것이 경산 공원인데 원래부터 있던 산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 규모가 상당히 컸다. 그 밖에도 우리는 원명원과 이화원, 천단공원과 북경공원을 보았는데 여러 공원들을 보고 나니 그 당시 중국의 건축 기술과 왕실의 권력이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