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졸업 후 입사한 회사에서 정신없이 보낸 4개월, 그리고 일주일 간의 첫 휴가. 주어진 시간이 짧아장거리 여행에 대한 부담감이 있엇지만, 나는 꼭 프랑스로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나에게는 10년을한결같이 지낸 다섯 명의 친구들이 있다. 5년 전 제일 먼저 유학길에 오른 친구를 시작으로, 4명의 친구들이 모두 프랑스와 영국에서 각자의 공부를 하고 있다. 한참 그 친구들이 그리웠는데, 마침 방학과 바캉스 기간이 맞물려 4명의 친구들이 파리에 모인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급하게 비행기 예약을 마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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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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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레는 마음으로 파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감동적인 상봉(?)의 기쁨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가 파리에 간 |
| 다는 사실을 단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에게 비밀로 해 두었다. 샤를 드골 공항에서 마중 나온 친구 |
| 를 만나 다른 친구들이 있다는 파리 시내로 향했다. 파리도 서울처럼 차가 많이 막혀서 가는데 시간이 |
| 좀 걸리긴 했지만, 나는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감에 휩싸여 지루한 줄도 몰랐다. 오래된 건축물들이 과 |
| 거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파리 시내의 풍경은 매우 고혹적이었다. 그 건물들이 안내하는 시간 속으로 |
| 빨려 들어가 즐거운 상상을 하다 보니 어느덧 친구들이 있는 곳에 도착하게 되었다. 예상치 못했던 조우 |
| 에 친구들은 매우 기뻐했고, 나 또한 따뜻한 우정으로 오랜만에 마음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하지만 들뜬 |
| 마음도 잠시, 내가 5일밖에 머물지 못한다는 사실에 친구들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이곳저곳 |
| 보여줄 것이 많다고 했다. 나는 짐도 풀지 못한 채 캐리어를 끌고 바로 여행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간 곳 |
| 은 아멜리에 다리. 그것은 영화 '아멜리에'에 등장했다는 아기자기한 다리였는데, 미처 그 영화를 보지 |
| 못한 것이 아쉬웠다. 다리를 본 후 우리는 엽서 속의 한 장면 같은 카페테리아들을 둘러 보다 한 카페에 |
| 들어가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내에서 잠을 제대로 못잔 탓인지 피곤했지만, 에펠탑이 반 |
| 짝일 때까지 우리의 밀린 이야기는 끝날 줄을 몰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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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2일 |
| 늦은 오전, 잠에서 깨어나 창을 열고 내려다본 파리의 시내는 마치 텔레비전 속의 한 장면처럼 멀게만 |
| 느껴졌다. 아직까지 내가 파리에 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하지만 주위의 아름다운 건물과 창가의 |
| 꽃들, 하루만에 익숙해져 버린 파리의 냄새가 내가 이곳에 있음을 말해주었다. 나는 서둘러 옷을 챙겨 |
| 입고 세느 강변 카페에서 커피와 케이크로 아침을 대신한 후 노트르담 성당으로 향했다. |
| 노트르담 대성당 Cathedrale Notre-Dame de paris |
| 성당 앞에 길 게 늘어선 줄과 주위의 북적이는 인파들이 노트르담의 명성을 대변해 주었다. 마침 성당 |
| 안에서는 미사가 진행 중이었다. 나는 짧게 기도를 드리고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 펼쳐진 정교한 조각들 |
| 과 대형 유화들,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성당의 엄숙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나를 압도하는 듯 했다. |
| 오르세 미술관 Musee d' Orasay |
| 미술관 가장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역사처럼 보이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건물이 실제로 역 |
| 사를 개조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고등학교 미술 시간과 대학교 서양 미술사 수업 때 본 슬라이드 자료 |
| 들을 오르세 미술관에서 다시 보게 된 기분, 그것은 무척 친근한 느낌이었다. 이곳에는 몇 년 전 서울에 |
| 서 열린 전시회에서 본 작품도 있었고, 익숙하게 접한(복제) 작품들도 많았다. 이 중 내가 직접 보길 고 |
| 대했던 작품은 바로 로댕의 '지옥문' 이었다. 정교하다는 말로는 다 표현되지 않는 천재 조각가의 이 작 |
| 품은 나를 예술 삼매경에 빠지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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