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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6년 08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타이] 도시분류 : [방콕]
기사제목
[ESSAY] 평지와 평온의 나라 태국 THAILAND
| 평지와 평온의 나라 태국태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 벽에 부착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비행기의 위치가 표시되었다. 한밤중이라 태평양과 다른 나라를 날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불문학자 김화영 교수가 책에 쓴 대로 여행은 육로로 움직여야 실감이 난다는 말이 '실감났다'. 비행기는 땅에서 떨어지고 나서 생소한 곳으로 나도 모르게 몸을 옮겨놓는다. 실제로 옮겨놓은 것이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출발지와 도착지 사이에 엄청난 공간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없다. 그래서 항공 여행은 더욱 낯설다. 내리고 나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해야 한다. 바다조차 볼 수 없는 한밤의 그것은 더욱 그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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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콕-왕궁과 에메랄드 사원, 그리고 수상도시 |
| 첫날 아침, 왕궁을 첫 번째로 들렀다. 왕궁 안내는 현지인 가이드만이 할 수 있다는 법 규정 때문에 태국인 가이드가 동승했다. 우리나라의 경복궁 정도에 해당하는 프라깨오 사원은 1700년대에 세워진 곳으로, 현재는 국왕이 살지 않는다. 가짜 금으로 온통 외벽을 장식한 것이 인상적이다. 대웅전 안은 신발은 벗고 들어간다. 부처상이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고 많은 관광객들이 바닥에 앉아 있다. 벽은 온통 그림이고, 대웅전 맞은편 건물에서의 외벽의 벽화 복원작업이 한창이다. |
| 왕궁 구경 후에는 우리나라 재래시장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시장 골목을 지나가다 커다란 강을 보았다. 이것이 바로 짜오프라야강이다. 짜오프라야강은 서울의 한강과도 같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배에 올라탄다. 흙빛의 강물은 보기와는 달리 깨끗하다고 한다. 강 가장자리를 따라서는 수상가옥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비가 많이 내려 홍수가 나기와는 달리 깨끗하다고 한다. 강 가장자리를 따라서는 수상가옥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비가 많이 내려 홍수가 나면 사람들은 임시로 대피하는데, 4시간 정도면 강물이 바다로 빠져나가고 그 때 다시 자신들의 수상가옥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강둑을 따라 사원도 있고 대학도 있다. 선착장 한 곳에 잠시 배가 머무른다. 강물 위에서 빛이 여러 곳에서 물결 따라 파동친다. 물고기에서 빵 조각을 던지니 팔뚝만한 물고기딜으 덤벼든다. 선착장에만 이 물고기들이 산다고, 그래서 똑똑한 물고기라고 가이드가 말한다. 이제 강변에 자리 잡은 새벽사원으로 갈 차례다. 나사모양으로 오르막길이 만들어져 있는 75미터 높이의 돌탑 사원. 가까이가니 장수들이 줄지어 탑을 이고 있는 형상이다. 그 나사 오르막길을 가로지르는 계단이 무척이나 가파르다. 저길 어떻게 오르나 싶을 정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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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타야-게이쇼와 산호섬, 노천 바까지 |
| 바다가 훤히 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솔찬호텔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이틀을 머물 것이다. 쾌적한 분위기. 창의 커튼을 젖히니 넓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휴식을 취하고, 알카쟈 쇼를 보러갔다. 게이들의 쇼인 알카쟈는 세계 3대 쇼 중의 하나로, 매회 매진을 기록한다고 한다. 80여 명의 출연자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다. 여자보다 더 예쁘고 날씬한 남자들이 교대로 출연하면서 열한 가지 테마의 쇼를 연출한다. 여자보다 더 예쁘고 날씬한 남자들이 교대로 출연하면서 열한 가지 테마의 쇼를 연출한다. 극마다 바뀌는 화려한 무대를 배경으로 태국 전통 춤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춤을 보여준다. 모든 노래는 립싱크. 가끔은 무대로 내려와 남자 관객들을 홀리기(?)도 한다. 쇼가 끝나면 무대에서보다 더 야하게 옷을 입고 관람객들과 사진을 찍는다. 아름다운 무희와 사진을 찍으려면 팁을 지불해야 하는데, 찍고 나면 '땡큐' 라는 굵은 목소리가 들린다. |
| 둘째 날 오전, 산호섬에 가기 위해 선착장에 가서 보트에 올랐다. 산호섬은 파타야에서 1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는데,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은 물을 보니 남국여행의 진면목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산호섬에는 모래보다 훨씬 잘고 부드러운 산호가루가 해변을 뒤덮고 있었다. 5월에 해수욕을 할 수 있다니. 짠 바닷물을 맛보며 물속에서 일행들은 행복해 했다. 이곳에서는 바나나 보트 타기, 잠수함 탑승, 씨워킹 등을 할 수 있다. 바나나 보트를 타는데 태국인 아내인이 나와 내 남동생 둘을 가리키며 "똑같애, 똑같애" 한다. 다들 한국어 선수다. |
| 이제 야시장 구경이다. 파타야의 중심거리는 밤이 되어야 생기를 찾는다.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속을 거닌다. 가족이 함께 가도 상관없다. 처음에는 조카를 데리고 이런 거리에 와도 되는가 싶었는데, 술집이 많아도 싸우거나 토하는 사람이 없고 아주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다. 우리는 격투기장에 들러 시합을 보고, 또 다른 노천 바에서 아가씨들과 게임을 했다. 켜켜이 쌓인 직사각형의 나무토막을 무너지지 않게 다시 쌓는 젠거를 했는데, 매번 지고 만다. 내기 돈으로 1천 원을 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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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의 교통수단 |
| 이곳에서는 택시가 3종류나 된다. 오토보이를 개조한 삼륜차 모양의 택시, 용달차를 개조해서 승객이 타게 되어 있는 택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택시. 휘황찬란한 야시장에 들른 둘째 날 저녁, 우리 일행 8명은 용달차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는데, 맨끝에 앉은 나는 조금 겁이 났다. 이곳에서는 이층보스도 가끔 볼 수 있다.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2층 버스 높이의 단층 버스다. 관광용으로 이용되는데, 버스에 오르고 나서 다시 계단을 이용해 위로 올라가야 좌석에 앉을 수 있다. 높이 앉아 멀리 보라는 뜻으로, 육교가 드물고 관광이 활성화 되어 있는 이곳의 특징적인 모습 중 하나다. |
| 태국도 일본이나 영국과 마찬가지로 운전석이 모두 오른쪽에 있다. 국왕이 젊었을 때 영국 유학을 했었는데 그 영향으로 영국문화가 많이 들어온 것이라 한다. 영국에서 처음 자동차가 들어왔을 때는, 채찍을 휘두르는 마부의 팔이 귀족의 몸에 닿지 않기 위해 마부가 오른쪽에 자리 잡았던 것에 연유하여 오른쪽 운전석이 정착된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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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기간, 변화된 모습으로 |
| 새벽 비행기를 탔다. 편안하게 외국물 먹느라 내 피부는 조금 검어지고, 배는 통통해졌다. 새벽 1시 반쯤 출발했는데 비행기는 어느 새 해가 쨍쨍 내리쬐는 아침의 하늘을 날고 있었다. 비행기와 해는 서로를 향해 날아간 것이다. 이곳에서 나는 이른 아침을 먹는다. 가까이 내리쬐는 햇살도 싫지 않다. 잘 즐기고 가지만, 한국관광객 때문에 이 나라 서민들로 하여금 상술을 알게 한 것 같아 조금은 기분이 좋지 않다. 외국에 나가 한국말 잘하는 상인이나, 우리나라가 민요를 부르는 외국인을 보면 기분이 좋아야 하는 것인가 의구심이 생긴다. 의도적인 장소에서의 의도적인 연출이기 때문일까. 어쨌든 짧은 기간의 여행을 통해 사람들이 생각난다. 그들은 자기보다 발전한 나라들을 열심히 따라 할 것이다. 2차 산업이 빈약해 공장이 없지만, 그 때문에 공해가 없다는 것은 오히려 다행이지 싶다. 부디 자국의 아름다움을 지켜가며 조금씩 발전하기를 바란다. 벌써 파타야의 맑은 바다와 곱디고운 산호가루가 그립다. (박태진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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