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실한 답이 있을 때, 선택은 쉬워진다. 오답에 대한 우려나 걱정 없이, 명쾌한 선택과 더불어 깔끔한 마무리까지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명백한 답이 있어도 간혹 헷갈리는 때가 있다. 이번, 춘천의 맛집을 선정하는 경우 역시 그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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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물어도, 누가 답해도 춘천을 대표하는 맛은 막국수와 닭갈비다. 너무도 유명한 두 아이템을 춘천 맛의 테마로 선정하려니 식상하지 않을까 싶었고, 그렇다고 다른 아이템을 선정하려니 호박죽 재료를 준비하면서 호박만 쏙 빼놓은 꼴인 듯해 고민해야 했지만, 역시 선택은 막국수와 닭갈비. 망설이지 말자. 뭔가 색다른 메뉴도 좋지만, 가을녘 춘천행차에 둘 중 하나를 놓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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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밀과 밀가루의 절묘한 궁합 |
| 인터넷을 몇 번이고 검색하여 찾아낸 막국수의 명가, '샘밭 막국수'를 찾는 길은 의외로 간단했다. 소양댐을 향해 2.5킬로미터 지점이라는 설명을 듣긴 했지만 지도상의 위치가 모호하여 잘 찾아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북한강과 소양강이 맞닿는 지점의 인형박물관을 지나 소양댐을 향해 곧장 달리니 얼마 안 돼 흰 색의 입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
| 많고 많은 막국수 가게들 중 샘밭 막국수를 선정한 데는 네티즌, 그것도 춘천 토박이들의 한결같은지지 때문이었다. 할머니가 운영하던 막국수 집을 그 아들이 이어받았는데도 맛이 여전하고, 그 유명세 덕에 서울에 2호점까지 생겼단다. 강원도 횡성에서 한옥을 통째로 옮겨와 리모델링했다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식당에 앉으니 메밀을 삶아낸 따뜻한 면수와 잘 익은 열무김치가 먼저 나온다. 메밀의 성분이 듬뿍 녹아 있어, 국수에서 빠져나간 2퍼센트를 면수를 통해 고스란히 흡수하는 셈이다. 이미 점심시간을 넘겨 배고 고팠던 차에 주방에서 풍기는 기름냄새와 함께 따라오는 비가 튀는 듯, 지글거리는 소리에 위가 더 요동을 친다. 노릇노릇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녹두전으로 요기를 하고 있으려니, 돌돌 만 메밀면에 빨간 고추장 양념과 깨, 김을 듬뿍 얹은 푸짐한 막국수까지 대령했다. 겨자를 살짝 얹어 양념이 고루 섞이도록 비비는데 연신 입 안에 침이 돈다. |
| 이 곳의 막국수는 전통 춘천식이어서 양념을 비벼 그냥 먹어도, 막국수에 따라 나오는 찬 면수를 부어 국물과 함께 먹어도 맛있다. 개인적으로는 매콤하고 고소한 비빔막국수가 더 좋지만, 물막국수맛도 봐야할 것 같았기에 거의 다 먹어갈 때 쯤, 찬육수를 조금 부었다. 이미 양념을 많이 먹어 버려서인지 조금 싱가운 듯도 싶었지만 동치미의 맛의 시원한 육수와 함께 먹는 막국수는 색다르다. |
| 원래 춘천에는 제분회사가 많았단다. 그러다 홍천, 평창 등 인근지역의 메밀이 춘천으로 모여들면서 메밀과 밀까루를 섞은 막국수가 춘천의 대표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춘천에 가면 꼭 먹고 와야 할 음식, 아니 오리지널 막국수를 먹기 위해서 춘천행차를 하는 사람도 많다. 명실상부 춘천의 맛, 막국수를 보다 체계적으로 알리고 보존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춘천시에서는 막국수박물관을 열기에 이르렀다. 막국수의 주원료가 되는 메밀의 생장과정을 한 눈으로 볼 수 있게 한 전시코너를 포함하여 메밀의 분포, 메밀을 이용한 음식, 막국수의 기원 등 메밀과 막국수에 거의 모든 정보를 모아놓았다. 메밀의 수확과 탈곡을 거쳐 면으로 뽑아내기까지의 과정을 전통과 현대적인 방식으로 비교해가며 보여주는 전시관을 지나 메밀을 이용한 여러 가지 음식을 소개하는 부스까지 지나면 소박한 기념품 코너에 닿는다. 하지만 그저 기념품만을 판매하기 위한 상업적인 코너는 아니니 미리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관람객이 맛볼 수 있도록 비치해 둔 메밀 강냉이와 볶은 메밀, 그리고 따뜻한 메밀 차 한 잔 마시며 쉬어가도록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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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갈비도 원조가 있다 |
| 춘천을 대표하는 또 다른 메뉴, 닭갈비 역시 춘천 토박이들의 칭찬이 자자한 식당으로 찾아갔다. 오래 닭갈비 식당을 운영하며 내공을 쌓은 부모를 이어받아 세 아들과 며느리까지 각기 식당을 열어 온 가족이 경쟁하며, 때로는 도와가며 춘천의 맛을 전하는 우성 닭갈비. 춘천시청을 중심으로 명동 닭갈비가 조성되어 있지만 닭갈비 집안에서도 큰아들 내외가 운영하는 이 곳, 퇴계동의 우성 닭갈비는 그 골목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
|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떡과 고구마가 여러 가지 채소, 초벌 양념된 닭과 함께 나오는 뼈 없는 닭갈비 1인분이 7천 5백원으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기름을 두르지 않고, 닭의 육즙과 채소에서 생기는 수분만으로 잘 달궈진 철판에서 익혀낸 다음, 남은 양념을 두르고 볶아서 먹으니 뒷맛이 깔끔하다. 이때 닭은 통으로 내와서 익혀가며 바로바로 잘라주는데, 그날 잡은 닭의 허벅지살만을 가져와서 쓰기 때문인지 육질이 퍽퍽하지도 않고 부드럽다. |
| 가을의 춘천여행을 계획한다면, 매콤한 막국에서 신선한 채소와 함께 즐기는 뒷맛 깔끔한 닭갈비로 당신의 미뢰를 만족시켜주는 것 또한 잊지 말자. 춘천에 가면 어느 철이나 맛볼 수 있는 메뉴지만, 어떤 음식이든 제철을 만났을 때 가장 맛있다. 늦가을, 혹은 초겨울로 접어드는 이 계절, 꼭 맛봐야 할 메뉴 리스트에 올려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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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의 문화기행 코스 |
| 바람이 제법 차가워졌지만 차창으로 스며드는 햇살이 여전히 따가운 늦가을의 어느 오후, 기분 좋은 포만감까지 더해졌다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슬쩍 낮잠에 빠져들기 쉽다. 이때 산책 겸 가볼 만한 곳이 바로 김유정 문학관이다. 별다른 설명 없이도 '봄봄', '동백꽃'으로 유명한 그가 춘천 출신이었다는 걸 알고 있었는지? |
| 46번 국도에서 춘천으로 접어들기 직전, '김유정 문학관'을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김유정역을 지나면 일찍 엄마를 여의고 평생 가난으로 고통받다가 스물아홉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젊은 천 재 김유정의 일대기와 작품에 대한 자료를 담아둔 문학관에 닿는다. 옛 농촌의 생생한 생활상을 담은 그의 작품들은 이곳이 배경이 되었고, 소설 속 등장인물도 실제 이 마을에 살았던 인물이 8할을 넘는다. 전시장 한 편에서는 소설 속 무대가 되었던 장소를 표시해 놓은 지도와 등장인물들에 대한 설명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
| 춘천이 사랑받게 된 또 하나의 원동력, TV 드라마와 영화의 기록을 모아놓은 '강원 드라마갤러리'도 놓칠 수 없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화면 속 장면을 본떠 만든 세트장과 스틸컷을 담은 액자가 전시되어 있다. 이 곳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뭐니뭐니해도 춘천과 남이섬을 일약 세계적인 관광코스로 만든데 기여한 '겨울연가'이다. 드라마 주인공이었던 배용준과 최지우의 동판 핸드 프린팅과 밀랍인형까지 서 있는데, 일본 관광객들로부터 특히 인기라고. 드라마 '겨울연가' 와 '여름향기', 영화 '말아톤', '연애소설' 의 베스트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는 디지털 상영관까지 있으니 관람객 없는 시간이 이 곳을 찾았다면 잠시 앉아 시간 보내기에 그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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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샘밭막국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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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_033-242-1702 |
| 메뉴_막국수 4천원, 편육 8천원, 감자전과 녹두전 4천원 |
| 주소_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118-23 |
| 찾아가는 길_소양댐 방면 2.5킬로미터 지점 우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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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우성닭갈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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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_033-242-84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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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_뼈 없는 닭갈비 7천 5백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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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_강원도 춘천시 퇴계동 11지구 4블럭 4-2롯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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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길_춘천 종합운동장 근처 일성아파트 옆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