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j Mahal Tells Endless Love

타지마할에서 샤자한에게 보내는 편지

영원한 사랑은 없을 거라 단언했었다. 타지마할 앞에 섰을 때까지도 믿지 않으려 했다. 그저 돈 많은 황제의 사랑과시에 불과하다고. 그러나 아내 뭄따즈를 향한 샤자한의 지독한 사랑과 그리움의 이야기를 듣고서는 딱딱하게 굳어있는 마음이 말랑말랑해져서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글 함희선 기자 사진 강건호 취재협조 인도관광청 www.incredeible.org

그곳에서도 느껴지나요? 당신이 건설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기위해 매일같이 아그라를 찾는 사람들의 열기 말이에요. 하루 만해도 5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여든다고 하니 아마도 낮에는 아내 뭄따즈와 사랑을 속삭이기가 어렵겠죠? 먼저, 솔직히 고백하면 난 인도에 간다 해도 타지마할은 절대 가지 않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어요. 하도 많이 보고, 또 들어서 진부하기도 했을 뿐더러 돈 많은 황제의 허영심 가득한 사랑과시라 치부했었거든요. 게다가 그 사랑조차 의심했었죠.

건축광이었던 당신이 그저 달콤한 러브스토리를 입힌 거라고 혼자 단언했어요. 그러나 타지마할을 빼고 인도를 여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더군요. 봄이 코앞까지 다가온 어느 주말, 살랑거리는 나뭇잎 사이로 타지마할이 보이는 잔디밭에 앉아 당신의 사랑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아내와 결혼해 아그라에 살며 26년째 해로하고 있는 디네쉬씨에게서요. 그는 타지마할이 아내를 향한 사랑을 더 굳건하게 만든다고 하더군요. 저 남자는 죽은 아내도 평생 사랑하고 그리워했는데, 지금 옆에 있는 아내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 아니겠냐고 말이죠. 수백 번 타지마할에 왔지만, 올 때마다 자기반성을 깊이하게 된다고도 했어요.

그는 당신의 아내가 죽던 날부터 당신이 눈을 감던 그날까지의 일들을 차근차근 들려주었습니다. 아내를 잃은 상심이 너무 컸던 나머지 하룻밤 만에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린 그 유명한 일화로 시작했죠. 그리고 그 끝에,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야기를 듣던 내가 눈물을 뚝뚝 흘리고 만 것이에요. 가슴이 먹먹해져서는 불편한 숨을 푹푹 내쉬었죠.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였는데 왜 그랬을까요. 타지마할을 바로 앞에 두고 있어서였을까요, 아니면 당신의 진심이 이제야 내게 전해진 걸까요. 그래서 난 당신에게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400년 전의 당신, 샤자한을 만나고 싶어졌거든요. 그럼 나의 편지를 읽어보시겠어요?

보고 또 봐도 아름다운 아내 뭄따즈
궁금해요. 당신이 사랑하는 아내, 뭄따즈는 어떤 여인이었을지. 난 아그라 시내에 있는 보석상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그곳에 가면 그녀의 초상화를 볼 수 있다고 했거든요. 주인은 장식장 깊숙이 들어있는 상자를 꺼내주었습니다. 후후 하고 그 위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는데, 마치 400년간 잠들어있던 알라딘 램프를 깨워내는 것처럼 손이 떨렸죠. 드디어 모습을 그러낸 당신의 아내, 아기처럼 새하얀 피부에 큰 눈을 한 뭄따즈는 전형적인 페르시아의 미인이더군요. 당신이 반할만한 미모에요. 하지만 아무리그래도 그녀가 너무 아름다워서 신혼 첫날밤에 얼굴만 바라보다 잠들었다는 그 이야기만큼은 지금도 믿을 수가 없네요.

1612년, 당신은 15살이 되던 해에 사프칸의 14살 난 딸인 아르주만느 바구 베굼와 혼인을 했습니다. 용모뿐 아니라 성격까지도 빼어난 그녀를 사랑하게 된 당신은 ‘황궁의 보석’을 뜻하는 ‘뭄따즈 마할’을 새로운 이름으로 붙여주었죠. 그러나 모든 무굴제국의 황제는 정치적 안정을 위해 종족별로 황비를 들이는 것이 관례였으니 당신도 어쩔 수 없이 많은 아내를 맞이해야 했습니다. 궁정연대기의 기록자들은 문서에 이렇게 남겼더군요. ‘다른 아내들은 샤자한과 혼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그치고 있다. 폐하의 무한한 관심과 애정은 오로지 뭄따즈 마할만을 향한다.’라고. 비록 다른 후궁들은 평생 외로움에 치를 떨었겠지만, 당신은 정말 대단한 로맨티스트군요. 황제로서 많은 여자를 품을 수 있음에도 오로지 뭄따즈에게만 마음을 주었으니 말이에요. 아내를 향한 당신의 끔찍한 사랑만이 알려져 있지만 난 뭄따즈 역시 당신을 사랑하고 아꼈을 거라 생각합니다. 400년이 지난 지금의 나에게도 당신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파도처럼 밀려와 가슴을 치는데, 바로 옆에서 그 사랑을 만끽한 그녀의 마음이 어찌 당신을 향하지 않을 수가 있었겠어요.

아내의 죽음 그리고 슬픔
그러나 행복도 잠시, 1631년 당신의 삶에 커다란 비극이 찾아왔습니다. 14번째 딸을 낳던  뭄따즈가 죽고 만 것이죠. 19년의 혼인생활동안 14명의 아이를 낳을 만큼 행복했던 당신이었으니 그 슬픔은 가슴을 후벼 파는 것처럼 고통스러웠을 겁니다. 하룻밤 사이에 머리가 반백이 되었다는 말을 난 믿어요. 식음을 전폐하고 시름시름 앓았다는 이야기도요. 그토록 사랑했던 39살의 젊은, 여전히 아름다운 뭄따즈를 앞으로 다시는 만날 수 없었으니까요. 당신은 어떤 식으로든 그녀를 기억하고 싶었을 겁니다. 그래서 1년 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묘를 짓기로 결심하죠. 타지마할은 그녀를 위한 것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당신의 아픈 마음을 달래줄 방법이었던 것 같네요. 적어도 아내를 위해 내가 이 정도는 했다라고 자기위안을 삼을 수 있었겠죠.

기록에 따르면 타지마할을 짓기 위해 당시의 돈으로 400만 루피, 요즘의 환율로 따지면 720억 원에 이르는 자금이 투자되었습니다. 설계를 맡은 이란 출신인 우스타드 이샤는 자신의 건축적 영감을 실현하기 위해 이탈리아, 프랑스, 터키, 중국에서까지 장인들을 불러 모았어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매일 2만 명의 인부와 1천 마리의 코끼리가 현장에 동원되었어요. 이렇게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쏟아 부은 타지마할의 건설은 무려 22년이나 계속되었죠. 그 전까지 인류가 만들었던 황후의 무덤 건설기록을 모두 갈아 치워버렸습니다. 당신의 지독한 사랑과 강한 추진력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 완성되었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비록 지금은 타지마할 덕분에 아그라의 후손들이 조금은 편안하게 살고 있을지라도, 당시에는 국고가 바닥나는 바람에 시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질 대로 어려워져서 불만이 대단했으니까요. 하루아침에 사랑을 잃은 당신이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못했던 건 이해하지만, 백성들의 안위를 책임져야 하는 황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 점은 크게 비난받아야 마땅한 듯해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아그라 시내에서 타지마할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오염방지법 때문에 자동차는 일정거리까지 접근 금지라서 입구까지는 걸어가거나 이륜마차 혹은 낙타를 타고 가야하거든요. 예전에는 아그라가 중공업 중심지로 화학산업과 대기오염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타지마할이 변색되어 2002년에는 고대의 인도여성들이 피부를 가꾸는 데 사용했던 흙, 곡물, 우유, 석회를 섞은 머드팩으로 대대적인 보수를 하기도 했죠. 그러나 이제는 타지마할 300킬로미터 이내에 공장조차 지을 수 없게 법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어요. 또 담배, 라이터, 총, 음식, 삼각대 등 반입금지 품목도 많아요. 공항 검색대만큼이나 철저한 검문을 받아야 하고요. 기다리는 줄이 아무리 길어도 가방수색은 물론 몸 구석구석 살피는 일을 소홀이 하지 않더군요. 운 좋게도 여자는 따로 커튼 뒤에서 여자보안요원이 검색하는 덕에 남자들보다 훨씬 빨리 타지마할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붉은 사암으로 된 전형적인 무굴양식의 문을 지나자 어둠사이로 순백의 타지마할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어깨 위로 천천히 내려앉는 빛이 마치 천국으로 이끄는 듯 했죠. 다른 세계에 들어선 것처럼 나를 긴장시켰어요. 중력의 힘이 약해진 것 마냥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내딛었습니다. 타지마할 앞으로 잘 정돈된 정원 앞에서는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어요. 편안하면서도 비현실적인 분위기요. 디네쉬씨가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습니다. 수많은 직사각형으로 쪼개져 있고, 그 사이사이에 수로가 건설된 정원은 페르시아인들이 생각하는 이슬람의 낙원사상을 담은 것이라고. 이곳은 뭄따즈의 무덤이기도 하지만, 그녀가 다시 세상에 돌아와 낙원에서 살기 위한 당신의 바람이 담긴, 다시 태어날 그녀를 위한 왕궁인 셈인 겁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타지마할 전면에 새겨진 이슬람 경전인 코란의 구절이외에도 예언적인 내용이 쓰여 있다던데요. ‘세상이 멸망하고 심판의 날이 다가오면 샤자한과 뭄따즈가 부활한다.’ 지금도 그날을 꿈꾸고 있나요?     

타지마할이 한없이 순수하게 느껴지는 건 당신의 사랑덕분이기도 하지만, 400년의 세월을 딛고도 여전히 눈처럼 새하얀 대리석 때문인 거 같아요. 라자스탄 주의 마크라나 산에서 가져 온 대리석으로 타지마할 전체를 건설한 덕분이죠. 65미터 높이의 둥근 돔과 사방에 위치한 작은 돔, 그리고 다시 그 주위를 둘러싼 4개의 미나레트라고 부르는 탑은 모두 함께 어우러져 완벽한 대칭을 이룹니다. 그 대칭 때문에 어떤 곳보다 정면에서 바라보는 게 가장 아름답죠. 타지마할에 들어서는 순간, 내가 이곳을 천국으로 느낀 건 바로 그 ‘완벽한 대칭’ 때문일 겁니다. 백퍼센트 완벽하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거잖아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보기로 했어요. 하얀 대리석위에는 식물과 기학적인 문양, 아랍어 문자가 아주 섬세하고 우아하게 드리워져 있더군요. 그런데 그 어떤 하나도 그림으로 그린 게 아니었어요. 대리석을 정교하게 판 뒤 그 안에 돌과 준보석을 박아 넣은 것이었죠. 이 작은 디테일까지 모두 손으로 파고 닦아 만든 것이라니 22년의 세월이 눈에 보이는 듯 했습니다. 터키, 중국, 러시아에서 수입한 벽옥, 수정, 진주, 에메랄드, 터키옥, 청금석, 사파이어 등의 보석들이 순백의 대리석에 콕콕 박혀 타지마할을 더욱 신비롭게 하죠.

사계절, 날씨, 그리고 빛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분위기를 띄게 만들어요. 핑크, 황금, 보라, 파랑 등 다채로운 책을 뿜어내는 타지마할을 담기 위해 여러 번 찾아오는 이들도 정말 많답니다. 만약 나에게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은은한 달빛이 내리쬐는 밤에 타지마할을 찾아올래요. 그곳에 서서 당신이 뭄따즈의 허리를 꼭 껴안고 달빛아래 춤을 추는 상상을 하고 싶거든요.

대대손손 이어지는 타지마할의 건축술
타지마할과 관련된 많은 전설이 있지만, 당신에게 정말 물어보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건설에 참여했던 기술자들의 손을 타지마할 완공 뒤에 모두 잘라버렸다는 이야기요. 다시는 똑같은 건축물을 짓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사람들이 말해요. 일부에서는 건축 총감독의 목을 베고 장인들의 눈까지 파버렸다고 하죠. 샤자한. 이건 사실이 절대 아니죠? 예술과 건축을 사랑했던 당신이 절대 그러지 않았을 거에요. 델리의 붉은 성과 자마 마스지드를 건설하고 아그라 성을 확장했으며, 파키스탄의 와지르 칸 모스크와 샬라마르 정원, 아버지의 영묘와 샤자한 모스크까지 건설한 당신이라면 그럴 리가 없으니까요. 확실히 모르겠지만, 다행히 모든 기술자를 죽이지는 않았나 봐요. 역사적 증거도 없거니와 아그라 곳곳에 타지마할을 건설했던 장인들의 후손이 업을 이어가고 있거든요. 특히 타지마할을 뒤덮고 있는 아름다운 대리석 공예는 아그라의 대표산업이죠. 색색의 돌과 준보석을 가공해 문양을 만든 후, 그 모양대로 하얀 대리석에 홈을 파서 문양을 끼어 넣고 표면을 매끄럽게 만드는 상감기법 피에트라 두라로 제작된 상품은 세계 곳곳으로 수출되고 있어요. 취재만 아니었다면 흥정을 제대로 해서 커다란 식탁을 한국으로 짊어 매고 오고 싶은 마음이었다니까요. 또한 타지마할을 건설한 노동자와 장인들이 영묘 남쪽에 거주지를 마련하면서 생긴 타지간즈의 복잡한 골목길은 검소한 여행자들이 모여드는 배낭여행의 성지 같은 곳이랍니다. 한마디로 타지마할은 아그라의 모든 것이 되어버렸어요. 

아그라성에 갇혀 일생을 보내다  
여기까지라면 타지마할을 사랑의 아이콘으로만 기억하겠지만, 당신의 말년을 듣고 나니 내게는 한없이 슬픈 무덤으로만 느껴지네요. 묘가 완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신은 아들인 아우랑제브에 의해 폐위된 후 아그라 성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무굴제국의 황위계승은 장자에게 당연한 권리를 주는 게 아니었다고 들었어요. 전공을 세우고 권력투쟁에서 승리한 황자가 황위를 차지하는 방식이었죠. 1657년 샤자한 당신이 병고에 시달리는 동안 아들들은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을 시작했죠. 장남인 다라 시코가 대리통치를 하고 있었지만 둘째 샤 슈자와 셋째 아우랑제브, 그리고 막내 무라드 바크시까지 이를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1년 뒤에는 셋째 아들인 아우랑제브가 형 다라 시코를 공개 참수형에 처하고 당신까지 아그라 요새에 감금하기에 이르렀죠. 

아그라 성은 타지마할에서 2킬로미터 떨어진 야무나 강둑에서 찾을 수 있었어요. 엄청난 인파로 붐비는 타지마할과 다르게 요새의 분위기는 한가했죠. 인도최고의 무굴요새가 아그라에 있다는 것을 마치 알지도 못하는 것 처럼이요. 1565년 당신의 할아버지인 아끄바르 황제가 건설을 시작한 요새를 당신이 좋아하는 하얀 대리석으로 증축했습니다. 평범했던 요새는 건축광인 당신의 손길이 닿자 아름다운 궁전으로 탈바꿈되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아름다운 궁전은 당신이 8년간 갇혀 지내야하는 감옥이 되었죠. 지금도 여전히 공개접견실, 진주모스크, 거울궁전 등이  화려한 모습으로 남아있지만 샤자한 당신에게는 그저 창살이 없을 뿐, 호사스러운 감옥에 불과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내를 위한 타지마할을 지어놓고도 가보지 못하는 그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까요. 아들 아우랑제브를 많이 원망했겠죠. 당신이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다는, 하얀 대리석으로 된 팔각형의 탑 무삼만 부르즈로 향했습니다. 강 너머로 짙은 안개에 흐트러진 타지마할의 실루엣이 아주 희미하게 보였어요. 나는 다시 한 번 울컥했습니다. 하루 종일 그곳을 향해 허공에 머물렀을 당신의 힘없는 시선이 느껴져서요. 단 한 번도, 아우랑제브는 당신을 만나러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666년 1월 22일. 당신이 코란의 구절을 암소하며 조용히 세상을 떠났던 날입니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거겠죠. 아우랑제브는 최소한의 예의인지 타지마할에 묻힌 뭄따즈 옆에 당신의 묘를 마련해주었습니다. 물론 황제를 대우하는 어떠한 행사도 없이 그저 야무나 강 위를 흘러가 아내 곁에 묻혔지요. 그토록 사랑하고 그리워했던 아내 곁으로 37년 만에야 돌아간 것입니다.

디네쉬씨가 들려준 당신의 이야기는 타지마할에서 시작해 아그라 요새에서 끝이 났습니다. 당신이 갇혀있던 그곳에서 창문 틈 밖으로 타지마할을 한참이나 바라보았어요. 400년 전의 샤자한이 생각나 마음이 아려왔어요. 사랑했던 세월보다 그리워했던 세월이 더 길었던 당신의 슬픈 사랑. 샤자한이 내 곁에 있다면 두 손을 잡고 위로하고 싶었죠. 내 위로의 마음이 당신에게 전달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목소리를 상상했어요. “궁전 같은 아그라 요새에 살았지만, 나에게는 그저 화려한 감옥에 불과하다네. 이제는 죽음보다 삶이 더 두려워. 오히려 나는 지금 죽는 게 너무도 행복하다고 말하고 싶네. 드디어 뭄따즈를 만나러 가는 거야. 야무나 강을 건너가면 내 사랑하는 아내와 타지마할에서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어. 나의 사랑하는 아내 뭄따즈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