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 Cake
Holiday Sweet, Cake

가장 달콤한 선물, 케이크

언제부터였을까.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연말에는 적어도 한 번 케이크와 함께 하는 달콤한 시간이 찾아왔다. 무언가를 축하하고 싶지만 그 방법이 딱히 떠오르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스치는 존재가 케이크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축하와 사랑을 뜻하니 연말이면 더욱 사랑스러워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러블리한 시간들에 다양한 나라별 취향까지 덧붙여줄 케이크들을 찾았다. 미국과 일본, 프랑스에서라면 연말에 이런 케이크와 함께 했겠지 상상해보니 마냥 즐겁다. 세계 속 달콤이들 셋을 소개한다.
글 이소윤 기자 사진 진하정 기사
취재협조 지유가오카핫초메 신사점 070-4151-2237, 치카리셔스 02-324-8412, 줄리에뜨 02-535-4002

지유가오카핫초메

커피와 소소한 공간을 사랑하는 이들이 도쿄에서 반드시 찾는 동네가 있다. 개성 넘치는 잡화점과 고급 디저트숍들이 밀집해 있는 지유가오카
거리이다. 그곳의 분위기에 반한 한 남자가 거리의 이름을 따 만든 케이크집 지유가오카핫초메. 일본의 아기자기한 매력을 상기시키는 장난감들이 매장을 오목조목 꾸미고 있다. 하지만 이내 시선이 도착하는 곳은 진열되어 있는 케이크들이다. 지유가오카핫초메의 케이크는 매일 신사점 인근의 공장에서 여럿 파티셰들에 의해 새롭게 구워진다. 모든 케이크들의 반죽이 수분을 촉촉이 머금고 있는 반구움 케이크로, 보통의 케이크보다 부드러운 감촉 속에 진한 맛을 품고 있다. 이는 일본에서 제과를 배운 대표의 노하우가 집약된 맛으로, 그 자체가 자신 있기에 화려하게 치장하지 않는 단아한 겉모습 인상적이다. 지유가오카핫초메가 자랑하는 약 10종의 케이크들 중 가장 인기 있는 ‘아키’나 ‘시카고 초코 케이크’ 등은 고운 식감의 초코 시트가 그 인기 비결이다. 특히 기대한 것보다 단맛이 덜한 것이 지유가오카핫초메 케이크의 큰 매력. 그로 인해 적지 않은 양의 케이크 조각도 부담없이 뚝딱 해결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의 기운이 올라오는 12월의 첫 날부터 연말의 달콤한 시간을 지유가오카핫초케로 미리 약속하는 것은 어떤가. 12월 23일부터 배달되기 시작하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12월 1일부터 전 지점에서 예약할 수 있다. 직접 택배로 전달받게 될 올해의 크리스마스 케이크에는 지유가오카핫초메의 대표 케이크인 ‘시카고 초코 케이크’ 홀케이크가 1+1 서비스로 함께 배달된다.
주소 강남구 논현로 175길 60
영업시간 10:00~23:00 (점심시간 12:00~14:00)
가격 홀케이크 3만 원대, 조각 케익 9천 원대, 음료 4천~5천 원대

치카리셔스

미국에서 작은 도자기 컵에 케이크 반죽을 담아 구워냈던 것이 컵케이크의 시초라고 한다. 주로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결혼식이나 생일파티에서 각자 먹기 좋도록 작게 구워졌다. 다채로운 컬러 프로스팅의 컵케이크를 선물해 골라 먹는 재미도 함께 선물할 수 있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만큼의 행복이다. 컵케익은 차분한 시트부터 그 위의 봉긋한 크림까지 하나의 완전체처럼 만들어진 디저트. 웬만한 여자라면 그 앞에 갖다만 두어도 절로 춤을 춘다. 뉴욕에서 손에 꼽히는 디저트 바인 치카리셔스. 마치 레스토랑에서 우아한 정식 코스를 즐기듯 치카리셔스에서는 맛의 조화를 따져 여러 코스의 디저트들이 테이블 위로 올라온다. 뉴욕에서 2003년에 시작돼 태국 등을 거쳐 드디어 닿은 서울의 치카리셔스. 전반적인 디저트 모두를 다루는 뉴욕의 것과는 달리 본사의 컵케이크 레시피만을 들여 매일 작고 예쁜 케익을 탄생시키는 공간이다. 이곳의 컵케이크는 그 맛이 결코 잊혀지지 않을 만큼 강렬한 첫 인상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 보통 맛봤던 컵케이크와는 전혀 달리, 촉촉함을 잔뜩 머금은 시트 위로 마치 보통 케이크에 올라가는 생크림처럼 몽글몽글한 크림이 시트와 비슷한 비율로 얹어져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15길 3-12
영업시간 11:00~22:00
가격 컵케이크 3천 원대, 미니 컵케이크 1천 원대, 음료 3천~4천 원대

줄리에뜨

서래마을의 뒷골목은 처음이었다. 줄리에뜨는 여유와 낙엽이 가득한 서래마을의 좁은 골목들 너머로 자리하고 있는 아담한 타르트숍이다.
이 타르트 가게는 프랑스와 캐나다 퀘백, 몬트리올 등지를 넘나들며 생활해오며 프랑스의 르 꼬르동 블루 파리에서 제과를 공부해온 대표가 20여 년간 쌓아온 자신의 정통 프렌치식 레시피를 한껏 풀어놓은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버터가 녹아내리듯 행복한 표정이 얼굴에 피어오른다. 타르트가 구워지는 향긋한 냄새 덕분이다. 들어서자마자 찬장을 보석처럼 채우고 있는 알록달록한 타르트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줄리에뜨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메뉴는 신선함이 잔뜩 씹히는 생과일 타르트들이다. 겹을 촘촘히 내어 썬 사과 반 토막을 통째로 타르트 위에 올려놓은 사과타르트는 절제된 단맛과 시나몬 향이 상큼한 사과향에 지배되어 흡족한 맛을 안겨주었다. 이외에도 감미로운 밤크림과 절인 밤으로 맛을 장식한 몽블랑의 황홀감은 또 어떤가. 보통의 타르트들보다 큰 사이즈로 제작된 중 타르트 중에서 맛본 레몬타르트 역시 특유의 상큼함으로 디저트로서는 주기 힘든 개운함을 선사했다. 그저 그 안에 들어가 있기만 해도 오늘 하루가 특별해질 것만 같은 줄리에뜨. 그곳에서 만드는 나만의 연말 홀리데이를 상상하면 가슴 속으로 달콤함이 뭉근하게 올라온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동광로 178
영업시간 월~토 09:00~22:00, 일 12:00~22:00
가격 타르트 9천 원대, 中 타르트 2만 원대, 미니타르트세트 4만 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