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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6년 12월호] 대륙분류 : [오세아니아] 국가분류 : [오스트레일리아] 도시분류 : [케언즈]
| 케언즈 외곽 바나나 농장에서 우프를 할 때의 일이다. 농장 주인인 밥에게는 니키라는 다섯 살짜리 딸이 있었는데, 나는 한국에 있는 조카 생각이 나서 붙임성 있고 귀여운 니키를 특별히 예뻐했다. 하루는 니키 방에서 인형 놀이를 함께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니키가 안색이 창백해지며 목을 감싸쥐고 괴로워하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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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먹고 있던 젤리를 잘못 삼켜 목이 막힌 모양이었다. 잠시 어쩔 줄 몰라 허둥거리다가, 마침 대학에서 응급처치 교육을 받았던게 생각이 나서 침착하게 니키의 가슴을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 등을 세게 여러번 쳤다. 몇 번의 둔탁한 소리가 나고, 다행히도 니키는 숨이 틔였는지 큰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새 어디서 달려왔는지, 밥과 그의 가족들은 니키를 감싸 안은채 나에게 '땡큐'를 연발했다. |
| 긴박한 순간이었지만 니키를 끌어안고 눈물을 글썽이던 밥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나대로 콧등이 시큰해지며 집에 있는 가족들이 너무나 보고싶어졌다. 그깟 시험에 떨어졌다고, 제멋대로 짐을 싸서 여행을 떠나 버린 때문에 가족들이 얼마나 걱정을 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동안 잊고 있던 가족의 소중함을 바다건너 낯선 곳에서 뒤늦게나마 느낄 수 있게 해준 니키와 니키의 젤리, 그리고 호주라는 거대란 대륙에게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 호주 여행을 가슴에 담고, 나는 얼마전부터 다시 수험생 신분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제 초조하지도 외롭지도 않다. 든든한 가족의 품에서 다시 시작하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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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선_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탄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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