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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중국] 도시분류 : [장가계]
기사제목
[OUTFIELD] 신전의 황금 기둥_CHINA
| 화려한 건축물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인간의 위대함이다. 인간이 가진 예술적 감각과 건축 기술에는 절로 탄성이 흘러 나온다. 반면, 거대한 자연 경관을 볼 때 우리는 신의 장엄함을 느낀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신의 능력에 대해 그만 할 말을 잃고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깨닫게 된다. 장가계 봉우리 사이를 바라보며 내가 입을 다문 이유도 그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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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자연의 미궁 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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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3억 8천만 년 전 이곳은 망망대해였다. 지구의 지각 운동으로 해저가 육지로 솟아올랐고 억만 년 동안의 침수와 붕괴로 오늘날의 깊은 협곡과 기이한 봉우리, 물 맑은 계곡의 절경이 이루어졌다. 이토록 긴 세월을 당신은 가늠해 볼 수 있는가. 억겁의 세월을 견딘 땅, 무릉도원 장가계의 일생을 말이다. 1982년, 중국 호남성 북서쪽에 있는 무릉원 풍경구(과거 면 단위였지만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구로 승격되었다)는 산림 보존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무릉원은 가장 높은 봉우리가 1천 3백 34미터, 면적이 264평방킬로미터에 달하는 삼림지역으로, 크게 장가계 국가삼림공원과 천자산 풍경구, 삭계욕 보호구 등으로 나뉜다. 이것들은 모두 산책로로 연결돼 있어 전체를 다 보려면 최소한 3박 4일은 걸린다. 무릉원이 산림 보호 구역으로 보존된 이후 이 지역에 위치한 장가계, 천도산 등이 보호받고 있는데 이 안에서 장가계가 가장 유명하기 때문에 많은 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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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들은 이 지역 전체를 장가계라 부른다. 장가계가 지금처럼 유명해진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1982년 9월 25일 국가로부터 '장가계 국가 삼림 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서서히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88년에는 국무원에서 국가급 중점 풍경 명승구로 지정했고, 1992년에는 드디어 세계자연유산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이 천하제일의 절경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비행기를 타고 차로 달리고 강을 건너며 험한 산길도 오르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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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경이 있는 곳에 탈 것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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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력이나 인내심이 약한 이들을 위해 장가계 관광의 작은 팁을 제공한다. 장가계 곳곳은 외관상으로 구별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일일이 기억하기 힘든 다양한 지명을 가지고 있다. 3박 4일이든, 4박 5일이든 이곳을 여행한 후 머릿속에 남는 것은 원시 자연이 만든 천하제일의 비경, 그 하나뿐일지라도 말이다. 장가계 삼림보호구의 수많은 산과 봉우리를 구역별로 나누어 이름을 정하고 길을 냈지만, 천문산은 어땠고 미혼대는 어땠고 원가계는 어땠는지 정확하게 그 특징을 기억할 필요는 없다. 지역마다 각자의 독창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관광객에게는 시각과 시야의 차이일 뿐, 이 모두가 하나로 합쳐져 장가계의 장엄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빡빡한 코스를 모두 관광할 자신이 없는 사람은 무리하지 말고 네 가지 정도만 기억하자. '천문산 케이블카, 백룡 엘리베이터, 십리화랑 모노레일, 보봉호 유람선'-이상이 장가계 관광의 핵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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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다. 비경이 있는 곳에 탈 것을 두기 마련이다. 완공이 불가능할 것만 같던 엄청난 길이의 천문산 케이블카와 335미터의 아찔한 높이를 운행하는 백룡 엘리베이터, 그리고 십리거리가 한 폭의 산수화 같은 십리화랑 모노레일은 잊을 수 없는 풍경을 보여준다. 산새가 조금 지겨워질 무렵 유람선을 타고 토가족의 구애가를 들으며 건너는 보봉호 유람선도 뺴놓을 수 없는 코스. 이밖에 황석채, 백장협, 미혼대, 황룡동굴 등 많은 볼거리가 있지만 위 네 가지로도 충분히 장가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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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에서 가장 긴, 천문산 케이블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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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여행하며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세계 최…'다. 세계 최대, 세계최고(古), 세계 최장 등 중국에는 무식할 정도로 길고 크고 오래된 것들이 널려있다. 그 최고 정신은 케이블카 건설에도 빠지지 않는다. 지상과 천문산 꼭대기를 잇는 천문산 케이블카는 케이블카 98개와 삭도지지대 57개(그중 3개는 구급용지지대)를 보유한 세계에서 제일 긴 케이블카다. 프랑스 POMA사의 수입 설비를 도입해 만들어진 이 삭도의 총 길이는 장장 7,445미터. 높이는 1,279미터나 된다. 게다가 정거장과 정거장 사이의 부분 경사도는 37도에 달해 중국 전역에서도 최고의 경사도를 자랑한다. 이런, 또 최고다. 수치만으로는 이 케이블카의 위상을 짐작하기 힘들 것이다. 탑승 지점에서 8인승의 아담한 케이블카의 문이 열리길 기다린다. 이내 자동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타면 느리지 않은 속도로 정상을 향해 운행을 시작한다. 아래로는 형형색색 널린 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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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만이 민가임을 알려주는 아주 한적하고 작은 마을이 보인다. 드문드문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도 들린다. 아침에는 출근하는 아가씨도 볼 수 있다. 그녀는 이 외진 마을에서 시내까지 한 시간 여를 걸어야 할 것이다. 산골 마을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케이블카 여행은 충분히 재미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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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술치고 꽤 낭만적인 자물쇠 사랑확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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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진짜 재미는 지금부터다. 산이 워낙 높아 구름인지 않개인지 알 수 없는 부연 공기를 뚫고 케이블카는 급한 경사를 올라간다. 손에 닿을 듯 가깝게 지나가는 봉우리와 거대하게 눈앞으로 다가오는 또 다른 봉우리, 그리고 이제는 마을도 보이지 않는 까마득한 절벽 아래 낭떠러지는 일어서 있던 사람들을 털썩 주저앉게 만든다. 이 상황에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단지 무서워서다. 놀랍거나, 아름답거나, 신기하거나, 무섭거나 그 어떤 이유로든 어떤 말이라도 나올 수밖에 없는 환상적인 광경이 주위에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심장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을 무렵 케이블카는 당신을 바늘같이 솟은 민둥산 무리 위에 내려놓는다. 천천히 둘러보고, 간간이 한국 할머니들과 "어디서 오셨어요" 인사를 주고받으면 이 여행도 끝이 난다. 에게, 겨우?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올라온 길을 돌아보라. 아래서는 까마득하게 보였던 구름도 한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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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에 있다. 이 높은 곳까지 와서 봉우리들의 머리를 확인하다니. 중국이 뻔하다고 해도 이럴 때에는 정말 할 말이 없어진다. 그래, 관광에 미쳤든 자연에 미쳤든, 당신들 대단하다. 어느새 저 뾰족한 산봉우리에서 낙타를, 곰을, 바다를 봤으니 눈 빠지는 여행을 확실히 하긴 했다. 게다가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랑이 있는 이는 이 높은 산 난간에 자물쇠를 걸어 잠그고 끝도 없는 벼랑으로 열쇠를 던져 버리며 사랑을 확인하는 다소 유치한 짓도 해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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