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이면 마이산만큼이나 많은 관광객을 맞이하는 운일암반일암 계곡의 겨울은 무척 고요하다. 오가는 것은 구름밖에 없고 하루해가 반나절 밖에 들지 않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대로 이 계곡은 깊고 수려하다. 며칠 전에 내린 눈도 거의 녹지 않고 남아있고, 계곡 물은 물살이 빠른 중심부를 빼고는 단단히 얼었다. 양쪽의 숲과 적당히 각이 지고 다듬어진 바위들로 미루어 보건대 여름철이면 이 계곡은 분명 시원하고 아름다운 그늘을 만들어 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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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 피서객이 쏟아놓고 간 열기는 고스란히 한기로 바뀌어 지금 이곳에 가득 차 있다. 그것은 뜨거운 여름이 다시 몰려와도 쉽사리 물러나지 않을 것이며, 그것을 믿고 사람들은 다시 열기를 한아름 안고 이곳을 찾을 것이다. 높다란 정자에서 내려다 본 집채만한 바위 옆으로 소용돌이치는 물이 하도 새파래서 저도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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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 버스정류장에서 본 지도에서 우연히 발견한 ‘어둔이’라는 곳을 찾아가기 위해 지나가던 아주머니에게 길을 물었더니 이름이 생소하다는 눈치다. 물 위에 바위가 있고 그 위에 소나무도 있고... 구구절절 설명을 하자 “다리 건너 즈으 쪽에 집이 한 채 있는데, 그으가 맞을 거여”라며 웃는다. 기자가 머무르던 펜션 주인이 여름철이면 손님들에게 소개해주곤 했다던 바로 그곳이다. 이곳 사람들은 보통 섬바위라 부른다. 위에 소나무가 운치 있게 나 있는 커다란 바위를 댐에서 나온 물이 휘감고 돌아 나가고 있다. 강바닥이 워낙 가파르게 깊어지는 곳이라 수영금지 안내 문구가 선명하다. 이곳에서도 물은 시퍼렇고 깊어 보인다. 다시 어깨를 움츠렸다. 여름에는 이 차가운 물빛의 유혹을 이겨내기가, 저 바위와 소나무가 만들어내는 운치에 빠져들지 않고 버티기가 역시 쉽지 않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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