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뚜르드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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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3월호] 대륙분류 : [오세아니아] 국가분류 : [뉴질랜드] 도시분류 : [퀸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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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대중과 어우러지는, 문턱이 없는 예술_Art

한 지역의 문화적인 성숙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예술과 대중이 어느 정도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는가를 보면 된다. 집 앞 슈퍼마켓을 가듯 갤러리를 드나들고, 지역사회는 아티스트들에게 작업 공간을 제공한다. 엄마 손을 잡은 아이들은, 이것이 예술인가라는 의문 따위는 생각지도 않은 채 그저 그 속에서 '논다'.

크라이스트처치의 문화적인 저변을 보여주는 두 기둥

크라이스트처치의 아트센터는 예술과 대중이 얼마나 경계 없이 조화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거대한 실험장 같다. 워체스터 거리의 몇 블록에 걸쳐 자리한 이 공간에는 전시를 위한 갤러리와 아티스트들이 끊임없이 작품을 만들어내는 스튜디오들,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만들어낸 작품을 판매하는 수십 개의 숍, 문화 행사가 열리는 대강당, 시민들의 휴식을 위한 영화관과 레스토랑, 주말에만 열리는 위켄드 마켓과 푸드 마켓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다. "1877년에 캔터베리 대학으로 지어진 건물을 복합적인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연중 몇 번의 축제가 벌어지고, 대강당에서는 금요일마다 런치 콘서트가 열려요. 건물 사이에 있는 잔디밭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어서, 주말이면 잔디밭에 앉아 푸드 마켓에서 사온 음식을 먹는 가족들의 모습을 볼 수 있지요." 가이드가 설명한다. 마침 취재팀이 방문한 것이 일요일

이라, 위켄드 마켓과 푸드 마켓의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위켄드 마켓에서 제품을 팔고 싶은 사람들은 미리 신청을 해서 그 제품이 아트센터의 이미지에 어울리는지 심사를 받는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곳에서 파는 물건들은 뉴질랜드의 특산품이거나 디자인적인 재미를 지니고 있는 제품들이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술이 대중과 경계를 가지지 않는 지역

아트센터에서 가장 재미있는 공간은 아티스트들이 작업을 하고 살아 있는 스튜디오들이다. 양털과 양가죽 공예 등 뉴질랜드적인 특성을 가진 스튜디오에서부터 주얼리 공예와 태피스트리, 퀼트, 라임스톤 조각, 나무 조각, 도자기 등까지 다양한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이 공간 안에 스튜디오를 가지고 작업을 하면서 그렇게 만든 작품을 진열해놓고 판매하고 있다. 건물 한 동에는 1층과 2층에 수십 개의 숍이 들어서 있어서 간단한 기념품에서부터 아트피스까지 다양한 물건들로 관광객의 구미를 자극한다. 아트센터에서 대성당 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워체스터 거리와 몬트리올 거리가 만나는 곳에 유리와 철근으로 외관을 장식한 모던한 아트 갤러리가 나타난다. 이곳은 지난 2003년에 오픈한 곳으로, 새롭고 다양한 문화 전시로 시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1층과 2층에는 총 12개의 전시실이 있는데, 이 중에서 중세의 유럽 예술부

터 컨템포러리 아트까지의 이동과정을 보여주는 2층의 상설전시장 세 곳을 제외한 나머지 9개의 전시실에서는 뉴질랜드 작가나 해외 작가들의 기획 전시가 기간을 두고 바꿔가며 펼쳐진다. 아이들을 위한 전시실인 모니카 리차드 갤러리에서는 입구에서 재미있는 질문이 써 있는 종이 한 장을 나눠주므로 아이들은 전시를 보면서 그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구하며 인터랙티브한 관람을 즐길 수 있다. 전시 작품들은 때로는 퍼즐로, 때로는 숨은그림찾기로 변하며 아이들에게 재미를 주나. 이곳에서는 전시가 예술이 아니라 하나의 놀이다.

동서양의 컬렉션이 한 자리에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과는 약간 성격이 다르지만, 더니든에는 그 옛날 부유했던 상인들의 생활 모습과 동서양에서 수집한 귀중품들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더니든 시내의 북쪽에 있는 우아한 저택인 올베스톤 저택이 바로 그 곳이다. 이 곳의 주인이었던 데이비드 테오민은 무역업을 하던 부유한 상인이었는데, 그는 부인 마리와의 은혼식 기념으로 영국의 저명한 건축가인 어네스트 조지경에게 저택의 설계를 의뢰했다. 1906년에 완공된 이 집에서 그는 아들 에드워드, 딸 도로시와 함께 1933년까지 살면서 무역업을 통해 동서양에서 수집한 다양한 귀중품들로 집안을 화려하게 꾸몄다. 지상 3층, 지하 1층의 이 집에는 35개의 방이 있으며 1시간 반의 가이드 투어를 통해 구석구석 돌아볼 수 있다. 응접실과 거실 등에서 보여지는 컬렉션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명품 가구와 벽면을 가득 장식한 그림들,

그 외에도 중국풍의 도자기, 은장식, 상아와 크리스털 제품 등이 온 집 안에 그득하다. 주방과 화장실등은 집이 지어진 지 10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전혀 이질적이지 않다. 마지막으로 이 집에 1966년까지 살았던 딸 도로시가 미혼인 채로 세상을 떠나면서 이 집을 더니든 시에 기증했고, 시에서 옛 주인들의 우아했던 생활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더니든의 관광 명소로 만들었다.

오타고 반도의 지역 아티스트 갤러리

더니든의 동쪽, 오타고 항을 따라 태평양으로 길게 뻗어 있는 오타고 반도는 펭귄과 알바트로스 등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이기도 하지만, 지역 아티스트들이 둥지를 틀고 작품 활동에 몰두하는 구역이기도 하다. 오타고 항을 따라 펼쳐진 도로를 달리자니, 왜 아티스트들이 이곳에 모여 있는지 알 수 있을듯하다. 양떼들이 한가로이 거니는 나지막한 산, 머릿결이 나부끼도록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에는 영감을 자극하는 뭔가가 있다. 15분쯤 지났을까, 맥캔드류 베이에 자리한 작은 갤러리가 나온다. 벨라미 갤러리는 지역의 풍경과 생활모습을 그림과 에칭으로 묘사하는 폴린 벨라미 씨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나지막한 산이나 귀여운 펭귄, 바람이 불어오는 언덕 등을 묘사한 그녀의 작품들에는 지역의 자연에 대한 애정과 함께 그녀의 웃음만큼이나 포근한 기운이 담겨있다. 그녀의 큰 아들인 마누 베리는 나무 판화가로 활동 중인

데, 미술 교류의 일환으로 일본에 잠시 살았던 그의 작품엔는 그 때의 경험에서 얻은 동양적인 기운이 서려 있어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이외에도 갤러리에는 둘째 이들인 맥스의 사진 작품, 지역의 다른 아티스트들의 작품들도 전시 판매되고 있다. 벨라미 갤러리는, 지나가다가 잠시 들러 눈을 씻고 갈 수 있는, 진입의 문턱이 없는 예술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 갤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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