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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3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대한민국] 도시분류 : [충주]
기사제목
[INFIELD] 충주, 낯익은 이름의 재발견 - 중앙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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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을 대표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충주호다. 하지만 호수가 생기기 훨씬 전부터 충주는 누구나 익히 들어 알만한 요충지였다. 단순하게 말하면 이곳이 한반도의 중앙이었기 때문이고 좀 더 전략적으로 말하면 이곳이 남한강 - 나아가 한강 - 의 물길을 지배할 수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남한강과 높은 봉우리들로 둘러싸인 충주는 들어오기가 어렵고 나가기는 쉬운 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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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천 년 전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병사들이 이곳으로 들어오기 위해, 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피를 흘렸다. 세 나라 모두 여기저기에 성을 쌓기 바빴고 평화로운 시기에는 비석이나 탑을 세웠다. 충주시 가금면에 있는 중원고구려비와 중원탑평리칠층석탑(중앙탑)은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 머릿속의 충주를 현시(顯示)한다. 하나는 욱일승천하던 고구려가, 다른 하나는 한반도를 제패한 통일신라가 세운 것이다. 충주 시내 서쪽, 남한강이 크게 한바퀴 휘돌아 나가는 곳에 있는 이 두 개의 유적은 ‘국보’라는 이름의 무게 때문에라도 꼭 한번 들러봐야 할 장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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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의 중앙에 있다 하여 중앙탑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는 중원탑평리칠층석탑은 현존하는 최대 크기의 신라 석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당당한 모습으로 남한강을 내려다보고 있다. 석가탑 같은 완벽한 비례미는 없지만, 천 년이 훨씬 넘도록 위엄을 잃지 않고 서 있는 모습은 분명 아버지 같은 권위를 갖고 있다. 이 탑을 세 바퀴 돌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들려오길래, 두 기자는 말없이 탑 주위를 뱅뱅 돌았다. 탑의 권위에 복종하는 대신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으리라. |
| 중앙탑에서 차로 5분 거리, 역시 남한강이 보이는 곳에 있는 중원고구려비는 중앙탑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주의해서 살피지 않으면 도로변에 아무렇게나 세워진 누각 안에 있는 이 국보를 그냥 지나쳐버리기도 쉽다. 많이 훼손되어 위태롭게 서 있는 이 비석을 그래도 꼭 보고 싶었던 이유는,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도 꼭 한번 가서 보라고 강요하고픈 이유는 그것이 바로 고구려의 흔적이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상 가장 강성했던 나라가 남긴 몇 안 되는 유적을 손에 잡힐 듯한 거리에서 볼 기회는 별로 없다. 겉보기에는 볼품없어도, 현재 두 개밖에 남지 않은 고구려 석비의 나머지 한 개가 저 만주 벌판에 있음을 떠올리면, 비석 주위의 돌 부스러기조차 예사롭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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