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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3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대한민국] 도시분류 : [충주]
기사제목
[INFIELD] 향기로운 오리와 사과의 만남
| 오향장육(五香裝肉). 어지간한 중국집에는 반드시 있는 메뉴지만 어지간해서는 맛보기 힘든 요리이기도 한 이 중국 음식은 이름 그대로 다섯 가지 향이 나는 간장에 조린 돼지고기를 말한다. 회향풀과 계피, 산초, 정향, 진피(귤껍질 말린 것)의 다섯 가지 향신료로 향을 내기 때문에 은은하면서 달콤한 향이 일품이라 무색무취의 독한 중국술과 멋진 궁합을 이루는 음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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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 나는 보양식, 오리오향장육 |
|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으나, 돼지고기 대신 오리를 사용해 오향장육을 만든 것도 훌륭한 선택이었다. 중국 요리 특유의 다소 거북스럽고 느끼한 맛은 요리에 사용되는 기름과 고기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지방은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오리 고기는 느끼함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돼지고기의 훌륭한 대안인 셈이다. 오리는 영양학적으로도 다른 육류에 비해 장점이 많다. 단백질, 특히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과 드레오닌, 메치오닌, 로이신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불포화지방산의 함량도 월등히 높다. 동의보감에도 '오리는 사람의 기운을 보강하고 비위를 조화롭게 해주며 여름철 열독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쓰여져 있다. |
| 이런 오리와 '오향'의 만남을 맛보기 위해 기자가 찾은 곳은 충주 수안보에 있는 수안보상록호텔. 이 호텔의 한식당은 충주의 특산물인 사과를 이용한 국수를 선보여 유명해진 곳으로, 사과국수와 함께 꿩이나 오리를 이용한 코스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오리오향장육은 내장과 뼈를 제거한 1.8 ~ 2 킬로그램 정도의 오리 살코기를 이용해 만든다. 요리의 향과 맛을 결정하는 소시는 앞서 소개한 5가지 향신료를 포함해 모두 15가지의 재료를 사용해 만드는데 그 자세한 구성에 대한 답은 역시 들을 수 없었다. 돼지고기를 찌거나 소스와 함께 졸여서 만드는 보통의 오향장육과 달리,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다듬어진 고기를 올려 앞뒤로 구우며 '코팅'을 하는 것도 오리오향장육의 특징. 이렇게 함으로써 오리살 자체의 육수가 밖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 코팅이 완료된 고기에 소스가 잘 스며들도록 한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내면 오리오향장육이 완성된다. 감미롭고 달짝지근한 향기가 나는 살점에는 쇠고기나 돼지고기의 '마블링' 처럼 가느다란 지방층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보기만 해도 부드러움이 느껴지며, 입안에서도 부드러운 고기의 촉감과 소스의 향기가 매우 조화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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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도록 변치 않는 촉감, 사과국수 |
| 오리오향장육을 맛보고 사진도 이리저리 찍고 있는 동안, 테이블 한쪽에서는 또 다른 별미인 사과국수가 지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사과국수에 사용되는 면은 충주가 자랑하는 특산물인 사과로 만든 농축액을 반죽 과정에 첨가해 장기간 숙성시킨 뒤 손으로 일일이 늘여 가며 만든 것. 달기로 유명한 충주사과로 만든 사과농축액은 당도가 50브릭스(brix. 당도를 나타내는 단위. 자연 상태의 사과의 당도는 대체로 12~13브릭스)에 이르지만, 그것을 넣고 만든 국수에서 사과의 단맛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사과 고유의 향이 가열과 건조 과정에서 다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사과 향기가 은은하게 나면 면발로 만든 비빔국수'를 상상했던 기자가 다소 실망스런 반응을 보이자, '일단 한번 먹어보라'는 권유가 바로 들어온다. 사과의 영양은 그대로 들어있고 무엇보다 면발이 매끄럽고 잘 붇지 않아 씹는 맛이 특별하다는 것. |
| 여전히 뭔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지만, 빨갛게 양념을 한 비빔국수의 담백한 국물에 담은 잔치국수에 차례로 젓가락을 가져가 보았다. 동시에 '어라?' 하고,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촬영을 하느라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젓가락에 돌돌 말린 국수는 겉보기에도 탄력이 있어 보인다. 이는 입속에서도 마찬가지. 양념이나 국물 맛보다 면발 고유의 촉감이 상당히 좋아서 '씹는 즐거움'이 느껴진다. 사과의 어떤 성분이 그런 작용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탄력과 촉감 면에서 여느 국수와는 차이가 있다. 무턱대고 푸석거리지 않고, 그렇다고 당면이나 쫄면처럼 부담스럽게 쫄깃거리지도 않아서 국수용으로 이만한 면이 또 없을 것 같다. 14시간을 두고 손으로 만든 수연소면이라는 그들의 자랑이 허언은 아닌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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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천에서 불가마까지, 충주 주변 |
| 수안보를 끼고 있는 충주는 온천과 역사 유적, 청명한 호수와 뜨끈한 숯가마 찜질방에 이르기까지 취향에 따라 '골라 구경하는 재미'가 가득한 곳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온천 지대인 수안보 말고도 충주 시내 북서쪽에는 양성온천이 있으며, 그 사이에 있는 충주 시내와 충주호는 아름다운 경관과 중요한 문화재를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천 년이 넘은 신라와 고구려의 옛 흔적들인 중원탑평리칠층석탑(중앙탑)과 중원고구려비, 악성 우륵과 신립장군의 일화가 담긴 탄금대, 그리고 아름다운 충주호에서의 뱃놀이는 충주의 잘 알려진 관광 코스. 하지만 이들 외에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독특한 볼거리들이 많이 숨어있는 것이 충주의 매력이다. 바람이 많이 불거나 손님이 없어 충주호 유람선이 뜨지 않는 날에는 충주호 선착장에서 북쪽 호숫가를 따라 난 지방도를 따라 한적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도 있고(이 길은 정말 한적해서, 아름다운 풍경이 나타나면 길에 차를 세우는 것이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 탄금대 맞은편의 술박물관에서는 세계의 독특한 술문화를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찜질방에 푹 빠진 마니아라면, 1천 도가 넘는 온도로 숯을 만들어 꺼낸 황토가마에서 '오리지널'한 찜질을 할 수 있는 곳도 있으니, 맛있는 사과 하나 베어 물고 '나만의 충주'를 한번 찾아 나서 보기를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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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수안보상록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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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_043-845-3500 www.sangnokhotel.co.kr |
| 위치_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온천리 |
| 찾아가는 길_중부내륙고속도로 괴산(수안보)나들목에서 수안보면 쪽으로 조금만 가면 수안보 온천단지가 나오고, 단지 중앙 도로변에 호텔 건물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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