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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가을, 늦게나마 휴가를 얻어 일본 배낭여행을 다녀왔을 때의 일이다. 교토, 나라 등의 전통 있는 일본의 고도를 돌아보고 도쿄의 신오오쿠보로 향했다. 신오오쿠보는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일본인 취객을 구하고 의로운 죽음을 맞은 이수현씨의 일화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한국인 밀집 거주지로 유명한 장소이다.
PC방과 한국팬시 상품점, 한국 식품이며 잡화들을 파는 슈퍼마켓, 게다가 제법 힘을 얻고 있는 한류 열풍 탓에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스쳐지나가고 있다. 마침 민박집에서 만난 와세다 대학생 언니와 친해져서 가이드를 받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30대 중반의 그녀는 대학 졸업 후 5년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뜻한바 있어 이곳까지 건너와 다시 대학생활을 하는 당찬 여장부였다. 시원시원한 성격에 아는 것도 많은 언니와 죽이 맞아 도쿄 근교를 재미있게 돌아다녔다.하루는 좀 이상한 점이 있어 언니에게 물어봤다. 일본에서도 유흥가로 유명한 가부키쵸 근처라서 그런지 신오오쿠보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좀 지저분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에 대한 그녀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한국인이 많이 살아서 그렇다는 거였다. 물론 그녀만의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나 역시 무의식적으로 음료수 캔을 버린 기억이 나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특히 이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같은 동포에게서 듣다니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배용준, 보아 같은 한류 스타보다 핸드폰, 반도체 같은 명품 수출보다 우리나라를 단적으로 대표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외국에 나가는 순간부터 우리는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며 홍보대사 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매사를 신중하고 예의바르게, 부끄럽지 않은 코리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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