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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7년 04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대한민국] 도시분류 : [정선]
기사제목
[INFIELD] 봄날의 정선을 좋아하세요? - 아우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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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치유의 몸짓은 그러나 아우라지까지 닿지는 않은 모양이다. 불어난 물은 조양강과 그 지류가 만나는 이곳을 호랑이처럼 덮쳐 섶다리를 허리부터 끊어 놓았다. 절반만 남은 다리는 흐르는 물 앞에서 허공에 손만 허우적댄다. 다리가 금방 고쳐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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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건너 모래톱에 서 있는 아우라지 처녀는 이렇게 다시 한번 ‘님’이 있는 육지와 연이 끊어졌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오.” 정선 아리랑을 부르는 처녀의 목소리가 다시 애달파진다. 사실 처녀 앞에 서지 못해 안타까운 것은 이쪽도 마찬가지다. 그 앞에 서서 같은 눈높이로 아우라지를 한번 내려다보고 싶었다. 사무치게 그리운 님을 따라 고개를 넘으려는 그 심정을 느껴보고 싶었다. 결혼한 남자의 가슴도, 때론 촉촉이 젖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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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는 원래 줄을 따라 강을 건너게 해 주는 줄배도 있었다는데 역시 폭우 때문인지 줄도, 배도 눈에 띄지 않는다. “아우라지 강물에 뱃줄잡은 단장 / 우리애들 핵교 댕길때 배 잘 건너줘요.” 이렇게 쓰인 돌만 강가에 덩그라니 서 있다. 그 주변엔 단장의 아픔으로 쌓아올린 것인지, 사무치는 외로움으로 쌓아올린 것인지 모를 돌무지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핵교’ 갔다 오는 아이를 기다리며 어머니들이 쌓은 것인지도 모른다. 표면이 반들반들 매끄러운 돌 하나를 주워 물수제비를 떠 보았다. 하나, 둘, 셋, 넷... 통통통 튀던 돌은 건너편까지 채 닿기 전에 물밑으로 사라진다. 날렵한 돌멩이도 아우라지를 건너지 못하는 게 못내 아쉬워, 지척에 널린 돌들을 던지면서 장난질을 더 해 본다. 강가에 정자와 동상 하나 덩그러니 있는 것 말고 그닥 볼 것도 없는 이곳에서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건 또 왜인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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