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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5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대한민국] 도시분류 : [남해]
기사제목
[INFIELD] 남해 바다와 땅이 주는 선물들
| 진달래와 철쭉이 한창인 남해는 지금 향기로운 섬이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훈풍에 몸이 나긋하게 녹고, 바람에 실려오는 꽃향기는 미각을 더욱 예민하게 만든다. 그러니 5월의 남해도에서는 자극적인 음식 대신 담백한 도미살과 유자, 마늘을 갈아 넣은 두부가 제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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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의 향기, 유자와 마늘 |
힐튼남해리조트 '브리즈(Breeze)' 레스토랑의 스티브 김(Stever Kim) 주방장이 주목한 것도 남해의 질 좋은 마늘과 유자다. 국내 유명 호텔과 미국, 러시아의 특급 호텔에서 셰프로 일하며 실력을 다진 그는 이곳에 오자마자 남해의 아름다운 자연과 어울리는 자연주의 식단을 구성하기 위해 많은 고심을 했다. 문제는 마늘과 유자가 그 자체로 음식의 '주인공'이 될 만큼 특색 있는 재료가 아니라는 것. "남해에 많이 나는 게 마늘과 유자인데, 그걸로 무슨 특별한 요리를 만들겠습니까? 마늘이 안 들어가는 데가 없는데..." 이렇게 말하며 어깨를 으쓱하는 그는, 사실은 이미 남해 향기를 가득 담은 특별한 요리를 여럿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유자 소스를 이용한 도미스테이크와 마늘을 갈아 넣어 만든 두부를 이용한 해장국은 벌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부산 출신의 경상도 남자답게, 그는 스스로를 칭찬하는 일에 어색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도미는 흰살 생선 중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생선이다. 담백하면서 씹히는 맛이 좋아 어떤 방식으로 요리해도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도밋살을 두툼하게 잘라내면 스테이크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흔히 생선 요리에는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레몬을 사용하는데, 그는 향기 강한 레몬 대신 은은한 유자로 소스를 만들어 도미스테이크 위에 얹었다. 노르스름하게 구운 도밋살 위에 샛노란 유자 소스를 얹고 데코레이션을 하니 일단 색감부터 봄내음이 물씬 풍긴다.
칼을 대면 핏물이 그득하게 묻어나오는 두툼한 쇠고기야말로 스테이크의 정점이라 생각하는 기자지만, 하얀 생선살과 노란 유자의 이런 만남도 독특한 매력이다. 칼이 필요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스테이크를 포크로 잘라 입에 넣으니 유자 소스가 샤벳처럼 입안에 퍼지면서 새콤달콤한 맛을 낸다. 도밋살 역시 부서지는 듯 녹는 듯, 소스와 함꼐 부드럽게 목을 넘어간다. 톱질하듯 칼로 썰어 우적우적 씹어 삼키는 육류 스테이크와는 다른 '고상한' 느낌이랄까. 칼로리 면에서 부담없는 것도 장점이다. 게다가 소스에 사용된 유자는 레몬에 비해 비타민C가 3배나 많이 들어있어 피부미용에 좋고, 유기산이 많아 노화와 피로를 방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유자에 많아 노화와 피로를 방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유자에 많이 들어있는 헤스페리딘은 모세혈관을 보호해 뇌혈관 장애와 풍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있다고 한다. |
유자를 도미와 곁들여 멋진 서양식 요리를 선보인 김 주방장은 밥과 국을 포기 못하는 한식 마니아를 위한 메뉴도 만들어 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뚝배기에 담긴 것은 전국 제일의 품질을 자랑하는 남해 마늘과 두부, 싱싱한 조개를 넣고 끓인 해장국이다. 처음에 밝혔듯 마늘을 이용해 남해를 잘 나타낼 만한 특색 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은 그에게 적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직접 요리를 해 먹는 사람은 알겠지만, 마늘은 한국 요리에 절대 빠질 수 없는 재료이기는 하지만 많이 넣든 적게 넣든, 통째로 넣든 갈아 넣든 음식 자체의 맛을 크게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마늘을 얼마만큼 넣어야 할지 모를 때는 그저 팍팍 넣으면 욕먹지 않는다'는 자취요리계의 격언대로, 마늘은 어디까지나 음식 맛을 조율하고 보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늘의 향과 맛을 살리면서 남해만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그는 마늘을 갈아 넣은 두부를 만들었다. 일반 모두부와 마늘을 함꼐 다져 만든 것이 아니라 아예 두부를 만들 때 간 마늘을 넣은 것이다. 그래서 조개로 국물을 낸 맑은 해장국에 든 두부에는 작은 마늘 조각들이 송송 박혀 있다. 담백하지만 밋밋한 두부 속에 톡 쏘는 맛과 향이 있는 마늘이 들어가 서로의 특징을 잘 살려준다. 그렇게 탄생한 남해만의 마늘두부해장국은 각종 조개와 콩나물로 우려낸 시원한 국물이 숙취를 말끔히 씻어주고, 마늘이 든 두부가 영양까지 든든하게 보충해 주는 멋진 음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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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안 도로를 따라 남해 들춰보기 |
금방 맛을 본 마늘이 어디서 자라나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차를 몰고 남해도의 남서쪽 끝으로 가 보면 된다. 나비 모양을 한 이 섬의 '왼쪽 날개 끝'에 해당하는 가천에는 얼마 전부터 남해를 대표하는 장소로 떠오른 다랭이마을이 있다. 계단 모양으로 산을 깎은 땅에는 지금 새파랗게 돈은 마늘 줄기들이 빽빽이 들어섰고, 그 푸른 물결 속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밭 손질을 한다. 깨끗한 남해 바다와 연두색 마늘밭, 그리고 수건을 동여맨 농부들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이다. 남해를 여행할 때 가장 자주 이용하게 될 도로는 1024번 지방도와 3번, 19번 국도다.
이 도로들은 서로 순번을 이어가며 섬 해안 구석구석을 일주하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한데, 이렇게 바다를 옆에 끼고 달리다 보면 남해의 주요 명소인 다랭이마을과 상주해수욕장, 아름다운 미조항과 독일마을, 독특한 옛날 어업 방식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죽방렴을 차례로 둘러볼 수 있다. 그렇게 섬을 돌아 창선면 북쪽 끝에 있는 창선-삼천포대교에 이르면, 남해와 이웃한 사천시로 넘어가기 전에 이 섬이 주는 마지막 선물을 만나게 된다. 3개의 섬을 다섯 개의 서로 다른 모양의 다리가 잇고 있는 이 길은 2003년에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1위로 뽑힌 명소 중의 명소. 색깔도 모양도 다른 다리들이 봄철에는 유채꽃과,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어우러진 환상적인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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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힐튼남해리조트 '브리즈(Breeze)' 레스토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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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_055-863-4000 |
| 영업시간_오전 5시 ~ 오후 11시 |
| 찾아가는 길_남해고속도로 진교나들목에서 남해방향 1002번 지방도를 따라가면 남해대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바다를 오른쪽에 끼고 1024번 지방도로를 따라 남면까지 가면 이정표를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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