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내려와 한숨을 돌리며 뒤를 돌아보는 찰나,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길을 잘못든 건지 아니면 친구들이 이미 내려가 버렸는지, 아무리 기다려도 친구들은 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보드를 짊어지고 다시 올라가자니 까마득한 급경사가 가로막고 있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결국 '이대로 내려가다 보면 어디선가 만나겠지' 하는 생각에 계속 내려갔다.
그런데 갈수록 사람은 없고 경사는 더욱 가팔라져 정말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에 겁이 덜컥 났다.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또 한참을 내려갔는데, 저 멀리 주차장이 보였다. 웬 주차장? 황당한 마음과 초조한 마음에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저 멀리 직원 사무소가 보였다. 열심히 뛰어가 길을 잃었다고 설명했지만 영어가 통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데 리조트 직원이 어디선가 그나마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을 데리고 왔다. 사정을 설명하자 친절한 리조트 직원이 직접 차로 숙소까지 바래다주었다.
알고 보니 자오 스키장은 워낙 규모가 커서 한번 길을 잘못 들으면 엉뚱한 마을에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지도를 잘 보면서 스키를 타야하니, 국내 스키장에서는 겪어볼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 여행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