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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5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대한민국] 도시분류 : [여수]
기사제목
[INFIELD] 가슴 설레게 만드는 봄의 전령사, 꽃! - Yeo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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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노랗게 무더기를 이루고 있는 개나리를 보고, 혹은 버스 안에서 무심코 길가에 핀 목련꽃을 발견했을 때 우리는 어느새 봄이 곁에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나는 올해 봄을 해여림 식물원에서 맞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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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면서부터 내내 몸이 근질근질했었는데, 때마침 어디론가 나들이 가고 싶다는 친구와 이 곳을 찾게 된 것이다. 온종일 해가 비치는 여주의 숲이라는 뜻을 가진 예쁜 이름의 이 식물원은 예림당에서 2005년 설립했다. 어린이를 위한 식물도감 등을 출판하다가 이런 식물원이 있다면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을 더 잘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식물원 곳곳에 아이들이 자연에 대해 배우기 좋은 장소들이 보인다. 일단 입구에서 나눠주는 안내지도를 손에 들고 걷기 시작했다.
작은 규모의 테마 정원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지도를 가지고 있으면 각 정원의 이름이나 꽃의 이름이 궁금할 때 찾아보기 좋다. 또, 큰 길들 외에 정원들 사이사이로 나있는 작은 길을 찾거나 위치를 짐작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물원에 들어서서 가장 처음 보게 되는 것은 대공연장으로 사용되는 잔디밭과 작은 연못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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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잔디밭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트이는 기분이 들고, 지혜연이라고 불리는 작은 연못은 로맨틱한 풍경을 자랑한다. 연못 가장자리 길과 연못 가운데 작은 섬이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큰 나무들에 둘러싸인 섬 안의 작은 벤치는 냉큼 사진기를 꺼내들게 만들었다. 연못가에서 눈을 돌리면, 뒤로는 노란 산수유 나무길이, 옆으로는 천연지가 보인다. 바로 뒤 해림 정원에서 이제 막 꽃봉오리들이 피어나려고 하는 빨간 튤립이나 노랗게 물든 팝콘을 뿌려놓은 듯한 산수유 꽃, 군데군데 무리지어 피어있는 진분홍색 진달래를 보고 나니, 기분은 제멋대로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산수유 꽃은 비교적 이른 봄에 피기 시작하므로 봄꽃들의 선두주자요, 봄을 알리는 전령사로 알려져 있다.
색이 화려해서 향기도 진할 듯하지만, 의외로 산수유 꽃은 향기가 없다는 놀라운 사실. 식물의 세계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반전이다. 섬진강변의 기후가 잘 맞아 구례나 하동지역의 산수유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경기도 이천의 산수유 마을에서도 노란 꽃나무들 사이를 산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하니 내년 축제에는 잊지 말고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또, 봄을 알리는 꽃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진달래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면서 꿀도 많은 편이라 화전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두견주라는 술을 담그기도 한다니 눈뿐만 아니라 입도 즐겁게 해주는 꽃 세계의 팔방미인이다. 그런데, 이 진달래를 두견화라고도 한다는 사실을 아는지. 그 이유는 전설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촉나라 황제 두우가 위나라에 망해 나라를 다시 찾고자 했으나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 그 넋이 두견새가 되었는데, 새가 되어서도 나라를 잃은 한으로 피를 토하며 울고 그 피로 다시 목을 적시곤 했다고 한다. 그 피가 땅에 떨어지고 뿌리에 스며들어 진달래라는 붉은 꽃을 피우게 되었다는, 화려한 꽃의 이면에 담긴 슬픈 전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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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지에서는 여러 종의 수련을 연못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 위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 가장 아름다운 장소가 되리라 기대가 되는 곳이다. 그 옆으로는 낭만작인 가로수길이 꿈의 광장이라는 이름의 잔디밭을 둘러싸고 있다. 이렇게 식물원 내에는 꽃 가득한 정원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잔디밭이 몇 군데 있어서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참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잔디밭 외에도 찰흙을 가지고 놀 수 있는 놀이터라든지 숲 속 도서관, 과학 공원, 흔히 볼 수 없는 습지식물을 관찰 할 수 있는 습지원등 자연스럽게 식물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좋은 환경들이 있었다. 이런 곳들을 보고 나니, 어린이 책을 만드는 출판사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고, 자연 속에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가족 누구나가 놀이와 함께 소중한 것을 배워갈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 내심 흐뭇해진다. 예상 못한 돌무더기가 보여서 뭔가 했더니, 바위 틈새로 자라나는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암석원이라고 한다. 동굴이라고 하기도, 동굴이 아니라고 하기도 뭐한 아담한 규모이지만, 굴 속에 있으니 색다른 기분이 드는 것만은 틀림없다. 다소 싱거운 동굴체험을 마치고 나오면 엔젤 하우스라는 건물이 있는데, 여러 편의시설과 과학 공원이 있는 건물로 꽃으로 만든 시계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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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걷다가, 반갑게도 산마늘을 만났다. 산나물은 을릉도나 강원도의 높은 지대에서 자라기 때문에 그 외의 지역에서는 보기가 힘들고, 특히 을릉도에서는 어려운 때에 산마늘을 먹고 살았다 하여 명이나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부모님이 을릉도 여행에서 사 오셨던 명이나물 맛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하지만, 식탁 위에서 인기가 높아지면서 무분별한 채취가 이루어져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보호가 필요한 식물이라고 하니, 명이나물의 알싸한 맛은 기억 속에만 남겨두어야겠다. 5월과 7월 사이에 핀다는 흰색 꽃은 아직 이었지만, 초록색의 넓은 이파리가 새싹처럼 귀엽게 돋아나 있어서 봄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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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용식물 백여 종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동의보감 정원을 구경하며 오르막길을 찬찬히 오르다 보면 식물원의 가장 높은 곳인 수목원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일 것이다. 지금까지 알록달록한 색깔들에 눈이 호강했다면, 이제는 이 길을 걸으며 나무들 사이에서 머리를 호강시켜줄 차례다. 잠시 삼림욕을 했다고 뭔가 효과를 기대하는 사기꾼적인 마음 대신 오래간만에 나무들 사이에서 몸을 움직였다는 상쾌한 기분을 기대한다면 충분히 즐거울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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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희망, 미래, 행복, 보람 다섯 개의 테마를 가지고 조성된 수십 개의 정원들은 자연그대로라기보다는 약간 인공적인 느낌이다. 하지만 기획 식물원이기 때문에 사라져가는 희귀식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여러 종류의 꽃들을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게다가 작은 꽃밭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듯한 모습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당연히 봄, 여름, 가을, 각각의 계절에 따라 피는 꽃이 모두 다르므로, 꼭 보고 싶은 꽃이 있거든 개화시기에 잘 맞추어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봄꽃들이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기 직전에 다녀온 필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충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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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라는 계절은 늘, 언제나 우리에게 어디론가 떠나보라고 졸라대는 것 같다.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을 보여주며 이래도 집안에 앉아있을 테냐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떠밀어줄 때 나가보자. 사실 생각해보면 이 잠깐이 아니면 봄이란 녀석을 다시 만나기 위해 1년을 기다려야하지 않는가.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함께 화창한 봄날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만끽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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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w to 찾아가는 길 |
|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_서울에서 제1중부고속도로 ▷ 곤지암IC ▷ 곤지암 사거리 ▷ 98도로양평방향 ▷ 산북면삼거리 ▷ 해여림식물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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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평에서 양평대교 ▷ 98도로 곤지암 방향 ▷ 산북면사무소 앞 ▷ 해여림식물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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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_서울에서는 강변역(1113-1), 잠실역(550-1), 강남역(550-2) 좌석버스를 이용, 다른 지역에서는 경기도 광주 곤지암 방면의 버스를 이용하여 곤지암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하차 ▷ 양평방면 버스로 갈아타서 상품리에서 하차 ▷ 차로 5분, 걸어서 15분정도 들어가면 해여림 식물원이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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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www.heayeorim.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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