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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남서쪽 끄트머리에 있는 거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쉽게 다녀올 수 없는, ‘좀 먼 곳’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그것도 옛말. 서울남부터미널에서 아침 일곱 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오전 11시에 거제 고현버스터미널에 도착해 1박의 부담 없이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 되었다. 굳이 관광지로 유명한 해금강, 외도에 가지 않아도 좋다. 연인과 함께 바닷가 특유의 문화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 거제도로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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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그맣고 오래된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곧 거제 지역 ‘추천 여행지’가 한 눈에 정리되어 있는 대형지도를 볼 수 있다. 아무 계획 없이 왔을지라도 이 지도에 따라 갈 곳을 정하기만 하면 된다. 버스터미널에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곧바로 산책로와 함께 쭉 뻗은 바다를 만나게 된다. 버스가 구석구석 다니지 않는 까닭에 자전거도로도 여느 도시보다 잘 정비돼 있다. 산책로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숨 돌리기 딱 좋을 만큼의 길이다. 터미널 옆 편의점에서 커피 한 잔을 사들고 바다와 함께 평행하게 걷는다. 바닷바람이 제법 시원하다. 선착장 쪽으로 듬성듬성 놓여있는 바위는 여행자들의 지친 몸을 잠시 쉬어가게 한다. 해안도로가 끝나는 곳에 요정처럼 반짝, 산책 후의 마른 목을 축여줄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커피숍과 서점이 있다. 전체 면적이 378㎢로 제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거제에서 언뜻 섬, 이라는 단어를 연상하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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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기 때문인데 거제를 한 눈에 조망하고 싶다면 계룡산이 안성맞춤이다. 높이는 566m로 산보하듯 오르기 좋아 데이트 장소로 적당하다. 정상 가까이 있는 팔각정에 오르면 거제가 한 눈에 보인다. 정면으로는 거제시내와 바다가, 뒤쪽으로는 초록의 논과 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있다. 날씨가 좋으면 일본의 쓰시마섬(대마도)도 보인다. 내려오는 길에 대나무밭을 지나면 계룡사라 이름 지어진 조그만 절이 있다. 산 입구에서부터 정상까지는 천천히 걸어도 왕복 2~3시간이면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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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출해지면 시장에서 주전부리나 간단한 식사를 하자. 버스터미널과 계룡산 입구에서 각각 도보로 십분 거리에 있는 중앙시장은 시내 한복판에 있어 찾기 쉽다. 시장 초입에서부터 늘어서 있는 생선좌판은 이곳이 해안가 마을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철따라 그 종류를 달리한다. 거제는 돔, 굴, 멸치, 대구로 유명하고 해삼, 멍게, 개불, 홍합 등 해산물도 꽤 싸다. 한 대야 가득 담긴 홍합이 3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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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안은 평일 한낮에도 생필품과 먹을거리를 구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떡볶이, 어묵 등 주전부리 외에도 국수나 우동 등 분식 종류의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 주머니 가벼운 연인들이라도 부담이 없다. 연중 내내 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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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에는 아담한 크기의 테마박물관이 여러 곳 있다. 거제민속박물관은 폐교된 이후에 박물관으로 거듭난 곳이다. 학생들이 공부하던 교실은 우리나라의 민속품 전시장으로 바뀌었다. 민속품을 보는 것 이외에도 자그마한 분교와 운동장, 오래된 고목나무가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긴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삼십 여분 간 논길을 따라 들어가면 보물찾기 하듯 숨겨진 곳에 박물관이 나온다. 길을 몰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버스에 오르면서 목적지를 말하면 온 승객이 이구동성으로 내릴 곳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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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금강 테마박물관은 추억 속으로의 여행이다. 이 곳 역시 도장포 마을의 폐교 초등학교에 둥지를 틀었다. 1층은 1950년대 우리나라의 분위기가 나는 생활 자료관으로, 2층은 유럽인형과 장식들의 전시관으로 바뀌었다. 동전이 떨어지는 주황색 공중전화, 추억의 뽑기 게임, 쌀집, 레코드가게 등 이제는 희귀해져버린 물건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연인들은 호기심어린 눈으로 보이는 예전 풍경을 디지털카메라에 담는다. 해금강테마박물관은 여러 드라마촬영지로 유명한 바람의 언덕, 신선대 전망대,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연계해서 여행하기 좋다. 멀티플렉스 극장 엠파크8이 있는 건물 10층에 가면 거제의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극장측이 무료로 건물 꼭대기층에 테이블과 의자를 놓아 휴식공간을 마련한 것. 날씨가 좋은 날에는 한가로이 책을 읽거나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종종 커피 한잔을 두고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옆에는 유기농이탈리안 레스토랑 겸 커피하우스가 있어 커피를 주문해 밖에서 마실 수도 있다. 은은한 커피향을 맡으며 바다로 떨어지는 일몰을 보는 맛이 특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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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는 중공업 도시인만큼 각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다. 여행지에서나 맛본 유럽식 아침식사를 하는 카페가 있는가하면 러시아식 바, 그리스요릿집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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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리’는 인도인 요리사가 직접 요리하는 레스토랑. 인도인들이 즐겨 마시는 밀크티 ‘짜이’와 납작한 빵인 ‘짜파티’, 콩요리인 ‘달’ 등 메뉴가 다양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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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음식점 ‘사마르칸트’는 양고기 요리가 주 메뉴.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이국적 분위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가볼만하다. 번호별로 도수가 다른 러시아 맥주와 고기만두, 꼬치요리가 먹음직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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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금강과 외도는 두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관광지다. ‘바다의 금강산’처럼 수려하다 하여 해금강이라 이름 붙여진 해촌(海村)과 동화 속 마을같이 아기자기한 외도는 거제 관광의 백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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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터미널에서 해금강 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몽돌해수욕장은 약 2km정도의 해변에 새알같이 둥글고 작은 몽돌이 늘어져 있는 해안가다. 학동몽돌, 여차몽돌, 농소몽돌 등 세 군데로 파도가 밀려와 몽돌을 쓸어내릴 때 내는 ‘촤르륵’ 소리는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포함될 정도로 그윽하다. 단, 몽돌을 함부로 집어갔다가는 벌금을 물 수 있으니 눈으로 보는 것에 만족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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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w to 찾아가는 길 |
|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_ 서울~거제 남부터미널에서 07:00~24:00 하루 23대, 소요시간 4시간2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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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_경부고속도로→대진고속도로→통영IC→거제방면, 소요시간 4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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